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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승리와 현실 승리
조만회 | 승인 2024.04.10 22:31|(291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자신의 실패와 불편한 진실을 수용하고 그래서 변화와 개선을 도모하는 진정한 정신 승리자들이 이 나라 정치를 이끌어 가길 소망해 본다.

 

살다 보면 한 번쯤 정신 승리라는 단어를 들어보았거나 실제로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정신 승리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현실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정신 승리는 실제 상황에서 패배하였거나, 실패하였지만 자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패하지 않았다고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자기합리화이다.

정신 승리의 대표적 예시로 인용되는 것이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이다. 잘 익은 포도를 발견한 여우는 먹고 싶어 펄쩍펄쩍 뛰어보지만 소용없다.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입이 닿지 않는다. 결국 여우는 정신 승리를 감행한다. “저 포도는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 그리곤 오히려 포도를 먹지 않아 다행이라는 듯 홱 하고 뒤돌아 가버린다. 요즘 말로 전형적인 찌질이 모습이다.

사람들은 정신 승리하는 찌질한 여우의 모습을 비웃지만, 막상 여우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 여우와 같은 정신 승리를 선택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현실에서 승리를 거두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여우가 진짜 포도를 따 먹으려면 삶이 고단해진다. 고도의 훈련을 통해 점프력을 향상시켜 따먹거나, 다른 여우와 힘을 합해 나무를 기어올라 포도를 따 먹어야 한다. 어느 세월에 점프력을 향상시키고, 어느 틈에 다른 여우를 섭외한단 말인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우처럼 힘들게 노력해야 하는 현실 승리보다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정신 승리를 선택하기 십상이다.

이런 가성비 좋은 정신 승리에 맛이 들리면 승리하지 못할 대상이 없다. 내 정신은 패배를 모르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배가 부르다고 정신 승리하면 된다. 칭찬이 필요한가? 상상으로 칭찬을 들어버리면 된다.

죽을 때까지 정신적으로 연전연승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문제는 정신 승리가 현실 승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신 승리는 정신의 공갈 젖꼭지이다. 일시적으로 병을 치료해 주는 의료용 마약인 것이다.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루게릭병의 일시적 치료제로 대마가 쓰이는 것과 같이 우리는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신 승리라는 마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시적인 안정은 분명 우리에게 위안이 된다. 하지만 약효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방금까지 나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던 몸이 대마로 인해 움직였건만, 약효가 끝나자 다시금 찾아온 현실의 고통에 환자는 괴로워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마약에 의존할 수는 없다. 중독되면 몸만 더 망가진다.

정신 승리는 분명 우리에게 일시적인 마음의 안정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거기에 중독되면 남는 것은 고통스러운 현실뿐이다. 정신 승리는 대부분 현실과 반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우의 문제는 제대로 승리하지 못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패배하지 못한 데 있다. 제대로 패배했다면 점프력 강화 훈련으로 몸짱이 되었을 텐데 정신적으로 승리했으므로 개선을 도모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개선을 도모하지 않는 여우의 정신 승리는 불완전한 승리이다. 패배는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고 패배라는 불편한 현실마저 수용하는 것이 진정한 정신 승리이다.

진정한 정신 승리를 하게 되면 자신이 바라는 대로 현실이 변화할 것이고 그것이 결국 현실 승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불완전한 정신 승리자가 아닌 자신의 실패와 불편한 진실을 수용하고 그래서 변화와 개선을 도모하는 진정한 정신 승리자들이 이 나라 정치를 이끌어 가길 소망해 본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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