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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파크골프장 도돌이표 보수공사 언제까지...끊이지 않는 침수 피해에 동호인들의 막무가내 이용으로 잔디 상태 나빠
이용희 기자 | 승인 2023.04.04 16:38|(267호)

지난해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횡성파크골프장이 복구공사가 끝난 뒤 3개월도 안돼 몸살을 앓고 있다.

이용자들의 잦은 출입으로 복구공사로 식재한 잔디가 사라진 횡성파크골프장 초입. 횡성파크골프장은 이처럼 사용자들에 의해 잔디가 사라진 곳이 여러 곳이다. 왼쪽에 보이는 쇠막대와 로프는 협회 측이 잔디보호를 위해 출입을 제한하며 설치했다.
횡성종합운동장의 경우 경기장 잔디 관리를 위해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종합운동장을 이용하는 많은 주민들도 이를 지키고 있다.

횡성파크골프장은 최근 방송사에 부실공사라는 주장이 제보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횡성군은 지난해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하며 상당수 잔디와 식재한 나무, 철제 펜스가 유실되고 파손되는 등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3억원을 들여 복구공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준공을 마친 횡성파크골프장은 복구공사로 식재한 잔디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맨땅이 드러난 곳이 여러 곳이다. 곳곳이 패이는 등 노면이 고르지 않은 곳도 상당하다. 부실공사라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3억원이 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같은 모습이 부실공사 때문이라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실공사 여부를 떠나 동호인들의 파크골프장 사용도 파크골프장 잔디와 노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수해복구공사가 끝난 직후인 1월 9일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횡성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동호인들은 보리를 밟아주듯 잔디도 밟아줘야 한다며 동절기에도 파크골프장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동호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기며 밟는 것과 보리밟기는 전혀 다른 형태여서 동절기 파크골프장 이용의 명분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증산운동으로 학생과 군인들까지 보리밟기에 나섰던 1976년 보리밟기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사진 포항시청.

동호인들은 복구공사 준공 직후인 1월 초부터 파크골프장을 이용해왔다. 심지어 1월 초 이틀에 걸쳐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았는데도 파크골프를 즐기는 등 경기가 불가능한 일부 날을 제외하고 파크골프장을 이용해 왔다. 복구공사로 잔디를 식재한 직후인데다 겨울철이어서 잔디가 활발히 생육하는 기간도 아니고 기존의 식재된 잔디도 휴식을 취해야 할 시기인데 많은 동호인들이 반복적으로 파크골프장을 사용할 경우 식재한 잔디가 사라지거나 나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동절기가 아니어도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의 잔디가 사라지고 바닥이 드러나 통로가 생기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횡성파크골프장 역시 각 코스의 출발 지점 등 동호인들의 출입이 빈번한 곳은 보수공사로 식재한 잔디가 상당수 사라지고 흙바닥이 드러난 상태다.

또 해빙기에 노면의 들뜸이 발생할 수 있는데 파크골프 경기의 특성상 모든 노면을 균일하게 관리하는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많은 동호인들은 “잔디는 밟아줘야 한다.”며 겨울에 보리가 들뜨지 않고 잘 크도록 발로 밟아주는 것을 파크골프장 사용의 근거로 들고 있다. 밭을 눌러주는 기기가 없던 예전에는 사람들이 보리를 밟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보리밟기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맞춰 나아가며 보리를 밟는 방식이었다. 잔디를 밟아줘야 한다면서도 동호인들이 보리를 밟듯 일렬로 잔디를 고르게 밟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동호인들의 발에 밟힌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노면 들뜸이 달라 노면 불량이 더욱 두드러지고 잔디생육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가까운 원주를 비롯해 파크골프장을 운영하는 많은 지자체에서 잔디 보호를 위해 잔디를 식재한 직후는 물론 동절기인 12월부터 이듬해 3월경까지 파크골프장을 휴장하는 이유다.

횡성파크골프장 입구의 횡성파크골프협회 사무실 앞에 휴장을 알리는 협회장 이름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협회측에서 휴장과 휴장기간을 결정했다.

잔디 생육을 위해 일정기간 휴장해야 한다는 것은 횡성군파크골프협회도 인정한다. 협회는 잔디보호를 위해 3월 7일부터 4월 15일까지 휴장한다는 협회장 이름의 휴장 안내 현수막을 횡성파크골프장 입구에 내걸고 파크골프코스 진입을 금지하는 말뚝과 로프를 설치했다. 횡성군 관계자는 휴장기간을 횡성군이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또 휴장 안내를 협회 측에 요청한 바도 없으며 휴장과 관련해 협회 측에서 사전협의를 해온 적도 없다고 했다. 횡성군의 공공체육시설인데다가 위탁운영을 맡은 것도 아닌데 협회가 휴장을 결정하고 협회 회원이 아닌 주민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로프를 설치할 수 있는 지도 의문이지만 준공 직후부터 파크골프장 이용을 허락(?)한 협회 측이 3월이 되자 잔디 보호를 내세우며 사용을 금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인택 횡성파크골프 협회장은 “겨울에는 잔디를 밟아도 된다. 하지만 잔디 싹이 나는 3월부터 한 달 정도는 잔디 생육을 위해 밟으면 안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하며 “다른 지자체도 다 그런 이유로 휴장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잔디 보호를 위해 식재 직후 일정 기간이나 동절기에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과 동절기는 사용해도 문제가 없고 3월부터 한 달여 간 휴장해야 한다는 주장 중 어느 주장이 맞는 주장인지를 따져 볼 일이다. 잔디구장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바탕으로 파크골프장의 시설관리 기준을 세우고 엄격하게 시행해 시설을 조성관리하는 횡성군과 파크골프 동호인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하나마나한 보수공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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