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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은 나무꾼, 선녀는 선녀(2)장교수의 옛이야기 속 부부 심리 컬럼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9.06.28 12:02|(177호)

 

나무꾼과 선녀(2)

얼마가 지나자, 나무꾼은 그래도 나무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하다가도 하늘만 쳐다보면 눈물이 났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나무를 하다가도 ‘엉엉’ 울었습니다. 슬프게 우는 소리가 산을 울렸습니다.

그때 사슴이 나타났습니다. 우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것이었습니다. 나무꾼은 사슴의 목을 껴안고 또 ‘엉엉’ 울었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사슴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신신당부했었는데…’

사슴은 그래도 나무꾼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이제 선녀들이 안 내려올 거예요.”
“….”

“다만 하늘에서 두레박이 내려와 물을 길어 갈 거예요. 그러면 첫 번째, 두 번째 두레박은 그냥 놔두세요. 다음으로 세 번째 두레박이 내려올 거예요.”

“으음.”

나무꾼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세 번째 두레박이 내려와 물을 길어 올라가려 하면, 그때 물을 쏟아 버리고 대신 두레박 안에 앉아 있으면 돼요. 아셨지요?”

“어어.”
“그러면 하늘로 올라갈 거예요.”

사슴의 말에 나무꾼은 기뻤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연신하였습니다.

드디어 보름날이 되었습니다. 또 사슴이 알려준 대로, 그곳으로 갔습니다. 사슴이 일러 준 대로였습니다. 나무꾼은 기뻐서 하마터면 소리칠 뻔 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두레박은 그냥 올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두레박이 내려오자, 사슴이 알려 준 대로 물을 쏟아 버리고 올라타 앉았습니다. 두레박은 잠시 주춤하더니 이윽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나무꾼이 하늘에 올라가 보니 큰 버드나무 밑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놀고 있던 아이들도 나무꾼을 발견했습니다.

“와, 아버지다.”
“아버지 온다.”

그림 송영주

아이들은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집으로 뛰어간 아이들은 엄마 손을 잡아끌고, 뒤에서 밀며, 아버지 있는 데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선녀도 나무꾼을 보니 기뻤습니다. 어떻게 올라왔냐고 반갑게 물으면서 나무꾼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떻게 알았는지, 선녀의 아버지가 왔습니다. 선녀의 아버지는 나무꾼을 보자 아주 언짢은 듯이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그러곤 한마디 툭 내뱉었습니다.

“사람이 어찌 하늘에 와서 산다냐?”
“기회를 주세요. 아버지.”
“안 돼.”

단호했습니다. 하지만 선녀가 계속 사정하자, 아버지는 못이기는 척 말했습니다.

“하늘에서 살려면, 그만한 재주가 있어야지. 에헴.”

선녀의 아버지는 시험해 봐야겠다고 하면서, 일단 내일 아침에 와서 인사를 올려 보라고 했습니다. 선녀와 나무꾼은 뛸 듯이 기뻤습니다. 아이들도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습니다. 선녀는 아버지가 가시자마자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황계수탉이 돼서 저기 저 담 모퉁이에 가 계실 거예요. 그리고 어머니는 큰 구렁이가 돼서 담장 위에 누워 계실 거예요. 내일 아침 거기에 가서 먼저 인사를 하고, 왜 이런 데에 계십니까 하고, 방으로 모시고 가면 돼요.”

나무꾼은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무꾼은 장인, 장모께 인사를 하려고 갔습니다. 담 모퉁이에는 황계수탉이 꼬꼬댁꼬꼬댁하며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무꾼은 얼른 다가가 말했습니다.

“아이고 장인어른, 어째서 그런 모습을 하고 그런 곳에 있습니까? 빨리 본 모습을 하시고, 방으로 들어가 인사 받으시지요.”

그러자 선녀의 아버지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본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또 나무꾼은 담장 위에 걸쳐 있는 구렁이를 보고 말했습니다.

“아이고 장모님, 어쩌자고 그런 추한 모양을 하고 계십니까? 어서 본 모습을 하시고 방으로 들어가 인사 받으시지요. 하하하.”

그랬더니 장모님도 마찬가지 표정을 지으며 본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무꾼은 이렇게 첫 번째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지켜본 처형들은 괘씸했습니다. 그런 재주만으로 하늘에 살게 해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살 세 대를 멀리 쏴서 그것을 다 찾아가지고 올 만한 재주가 있어야 하늘에서 살 수 있으니, 그런 재주가 있는지 시험해 보시라고 말했습니다. 선녀의 아버지도 ‘그게 좋겠다’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 그럼 내가 활을 세 번 쏠 테니 화살촉을 찾아가지고 오거라.”

선녀의 아버지는 나무꾼에게 말하며, 활을 쏘았습니다. 그러자 나무꾼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집으로 왔습니다. 선녀는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처형들의 얘기를 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선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어디서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선녀는 강아지 한 마리를 주면서 강아지가 가는 대로만 따라가면 화살촉이 있을 거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리고 올 때에 화살촉을 가슴 깊이 품고 와야 하고, 절대 꺼내어 보지 말라고 했습니다.

나무꾼은 선녀가 말한 대로 강아지를 따라가서 선녀의 아버지가 쏜 화살촉을 모두 주웠습니다. 그러자마자 화살촉을 서둘러 가슴 깊이 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쯤 지나자, 나무꾼은 이 화살촉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살짝 꺼내 봤습니다.

바로 그때, 느닷없이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와 재빠르게 화살촉을 낚아챘습니다.

‘아차!’

나무꾼은 철렁했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아, 그런데 그때, 독수리가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나무꾼은 혹시나 했습니다. 하지만 독수리는 까마귀한테서 화살촉을 빼앗더니 더 높이 멀리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 꺼내 보지 말걸….’

나무꾼은 더 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후회했습니다. 나무꾼은 힘없이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무꾼은 있었던 일을 선녀에게 모두 말했습니다. 그러자 선녀는 빙그레 웃으면서 숨겨놨던 화살촉을 꺼내 들어 보였습니다. 나무꾼은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그럼 독수리가 당신이었소?”
“호호호.”
“하하하. 하하하. 그럼 그렇지.”

나무꾼과 선녀는 손을 맞잡고 덩실덩실 춤을 췄습니다. 아이들도 덩달아 신났습니다.

이튿날 나무꾼은 화살촉을 가져다 드렸습니다. 선녀의 아버지는 내심 화살촉을 받으면서 기뻤습니다. ‘햐! 이놈 봐라. 제법인데?’ 하면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처형들은 이젠 대놓고 투덜거렸습니다. 처형들은 마지막으로 선녀의 아버지께 고양이 나라에 있는 금관을 얻어 오면 인정하겠다고 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선녀의 아버지는 나무꾼에게 마지막으로 금관을 가져오라고 말했습니다.

나무꾼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이 노릇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선녀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선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무꾼은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나무꾼은 선녀에게 말을 구해 달라고 했습니다. 일단 어디든 돌아다녀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나무꾼은 말을 타고 정처 없이 갔습니다.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 금관에 대해 알아봤지만,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은 쥐나라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쥐나라의 왕이 나무꾼을 알아봤습니다. 나무꾼은 처음엔 몰랐지만, 차츰차츰 기억이 났습니다. 자기 집에서 살던 그 쥐였습니다. 나무꾼은 자신을 알아봐 준 쥐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나무꾼은 이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쥐왕은 ‘왜 그러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지금까지 있었던 억울한 일들을 빠짐없이 쥐에게 하소연했습니다.

나무꾼의 억울한 사정을 다 들은 쥐왕은 걱정 말라고 하면서 신하들을 불렀습니다. 쥐왕은 신하들에게 고양이 나라에 있는 금관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겠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신하들 중 하나가 고양이 나라 궁궐까지 굴을 뚫으면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쥐왕은 그러면 굴을 뚫고 금관을 가져오라고 명령했습니다.

쥐들은 그때부터 밤낮없이 굴을 뚫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며칠 뒤, 드디어 고양이 나라에서 금관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나무꾼은 뛸 듯이 기뻤습니다. 나무꾼은 쥐왕과 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마자 말을 타고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집에 도착한 나무꾼은 바로 선녀와 함께 아버지께 갔습니다. 그러곤 당당하게 금관을 선녀의 아버지께 바쳤습니다. 처형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 후, 선녀와 나무꾼은 하늘에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 덧 세월이 냇물처럼 흘렀습니다. 나무꾼은 행복했지만, 어머니가 그리웠습니다. 보름달이 뜰 때면, 타고 올라왔던 두레박 근처를 서성이었습니다. 선녀는 이런 나무꾼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하루는 나무꾼이 선녀에게 어머니를 뵙고 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선녀는 내려가면 다시는 이곳에 올라오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무꾼은 잠깐만 다녀오겠다며 사정했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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