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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공짜 일꾼?8전비 사병 40명, 축제장 고기판매․ 구이터 운영에 동원돼
이용희 기자 | 승인 2019.10.10 15:22|(185호)

축제 시작도 하기 전인 9월에 지원 요청
특정 운영자를 위한 특혜성 인력지원 논란일어

횡성한우축제 대민지원을 나온 제8전투비행단 사병들(붉은 원)이 축산기업중앙회횡성군지부가 운영하는 고기판매장 계산대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 횡성한우축제 운영에 군인이 동원돼 논란이 됐다.

동원된 군인은 공군제8전투비행단(8전비) 소속으로 축제 첫날 10명 개천절인 둘째날 30명으로 이틀간 총 40명의 군인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투입됐다. 이들은 사단법인 축산기업중앙회횡성군지부(축기중)가 운영하는 횡성한우 고기판매장에서 판매용 물품 포장, 고기진열, 계산대 보조, 구이터에서 숯불나르기, 불판교체, 테이블 정리, 음식과 포장재 등 고객이 남기고 간 쓰레기 분리 등 다양한 업무에 투입됐다.

국방부에서 지난해 영리추구 행사 지원제한 등 지자체 행사지원 개선내용과 맞지 않는 대민지원인데다가 축산지원과에서 축기중의 요청으로 대민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축제를 주관한 횡성문화재단은 축기중의 고기판매와 구이터 운영인력 모집현황을 파악할 필요도 없고 군인지원요청도 몰랐다는 주장을 내놨다.

횡성희망신문이 3일 군인동원의 부적절을 지적하며 취재에 나서자 횡성군은 8전비에 대민지원 중단을 요청했다.

축산지원과...축기중 요구에 8전비에 대민지원요청
국방부...영리목적 ․ 무분별한 지자체 행사지원 제한

3일 횡성한우축제장내에서 축산기업중앙회횡성군지부가 운영하는 구이터에 고기를 굽는 연기가 가득한 가운데 제8전투비행단 사병이 불판을 들고 고객테이블로 가고 있다.

올림픽과 같은 국가적 행사나 지자체 행사에 대민지원을 위해 군인이 투입되는 경우가 없지 않지만 통상 국민의 안전을 위한 교통이나 질서유지 업무를 맡는다. 지자체 행사의 거리 퍼레이드에 동원되는 경우도 많아 논란이 되곤 했다. 횡성한우축제와 같이 고기판매장과 식당일꾼으로 동원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올림픽 지원특별법에도 불구하고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빙상 경기장 교체를 위해 군 장병을 투입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도 군인들이 테러대비나 경비 등 본연의 임무와 무관한 작업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국방부는 전투중심의 부대 운영을 위해 “과시적·사적으로 지역행사 등을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군 관련 행사는 각 군의 장성급 이상 부대장이 인력 및 장비 투입 규모를 고려해 시행 여부(규모)를 결정하는 사전승인제도를 적용”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했다. 횡성군민의 날이나 횡성한우축제에 횡성지역 부대의 군인들이 교통통제에 투입되는 등의 대민지원이 사라진 이유다.

게다가 국방부 훈령에 따라 대민지원의 기준은 “공익사업 위주로 민군유대강화 차원에서 지원하고 영리추구 성격의 행사는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축제의 메인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고기판매와 구이터의 영업이익은 모두 운영자인 사단법인 축산기업중앙회횡성군지부(축기중)의 몫이어서 공익을 내세우기도 민망하다. 축제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축제장에 입점한 수많은 식당들에게도 군인인력을 지원했어야 했다. 결국 특정 운영자를 위한 특혜성 지원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횡성문화재단...구이터 운영은 “축기중이 알아서 할 문제”
                    축기중이 모집한 인력규모도 “물어보지 않아 모른다”

 

횡성한우축제 대민지원을 나온 제8전투비행단 사병들이 횡성한우축제 한우구이터에 마련된 바구니 반납장소에서 고객들이 구이터를 이용하면서 사용한 뒤 반납한 바구니에 담긴 남은 음식과 고기 포장재, 쓰레기 등을 분리하고 있다.

군부대의 모든 대민지원은 절차상 지자체 즉 횡성군을 통해 이루어진다. 횡성군이 8전비 에 군인투입을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8전비에 대민지원을 요청한 것은 축제를 주관하는 횡성문화재단도, 횡성군 축제 및 문화예술 관리 부서인 기획감사실도 아닌 축산지원과다.

축산지원과는 축기중의 요청에 의해 지난 9월 30일 8전비에 군인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횡성한우축제가 시작도 되기 전에 군인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축기중이 고기판매장과 구이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모집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정작 축제를 주관하는 횡성문화재단 한성현 사무국장은 축산지원과에서 8전비에 군인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축산지원과에서 횡성문화재단이나 기획감사실에 대민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산지원과는 8전비에서 대민지원을 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사전에 대민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몰랐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횡성문화재단은 축제를 주관하는 곳이다. 축제의 대표프로그램인 고기판매장과 구이터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는지 사전 점검하고 운영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횡성문화재단 한성현사무국장은 축기중이 구이터와 고기판매장 운영을 위해 몇 명의 인력을 모집했는지 “축기중에 물어보지 않아 모른다.”“축기중이 알아서 할 문제다”고 하면서도 “축기중이 모집한 인력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첫 시도라는 점을 감안해도 운영인력이 모자라 공무원이 동원되며 논란이 일었던 고기판매장과 구이터인데도 올해 축기중의 운영 인력 확보현황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에, 축기중이 확보한 운영인력이 몇 명인지 모르지만 인력은 충분하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놨다.

축기중..."대체인력도 확보했다"면서도 대민지원 요청
8전비...“대민지원 필요는 횡성군 판단” "‘(횡성군이)안와도 된다’해 4일 지원중단"

3일 대민지원을 나온 제8전투비행단 소속 사병이  축산기업중앙회횡성군지부가 운영하는 횡성한우축제장 구이터에서 붉은 깃발을 들어 올려 손님테이블에 숯불이 필요하다고 알리고 있다. 왼손에 들고 있는 파란 깃발은 숯불을 치워달라고 알릴 때 사용된다.

축기중은 축제를 앞두고 현수막을 내걸고 구이터 알바인력을 모집했다. 축기중 관계자는 고기판매장과 구이터운영을 위해 총 몇 명의 인력을 모집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외형상 총괄위치에 있긴 하지만 각 팀마다 운영인력이 달라 전체 규모를 모른다며 주중 대체인력 20명과 휴일과 주말 대체인력으로 43명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체인력을 확보해놓고도 군인지원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다.

축기중의 계획대로 축제 5일간 군인 노동력을 제공받는다면 축기중은 약 2천만원에 이르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축기중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모집한인력이나 대체인력 대신 ‘공짜 노동력’인 군인지원을 요청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횡성희망신문이 3일 군인 동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취재에 나서자 횡성군은 8전비에 “더이상 대민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 8전비의 대민지원은 3일까지만 진행됐다. 축기중 관계자도 “군인 동원이 문제가 되는 줄 몰랐다”며 즉시 중단하겠다고 했다.

한편 군인지원을 결정한 8전비 측은 “지역축제에 대민지원이 필요한 지 여부는 횡성군이 판단”한다며 “8전비에서 대민지원의 공익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민지원을 요청한 횡성군의 판단을 신뢰하고 존중한다는 것이지만 8전비 지원병력이 첫날부터 고기판매와 구이터에 투입된 만큼 이같은 대민지원이 적정한지 판단하고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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