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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불러온 변화
조만회 | 승인 2020.10.09 12:54|(208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대표

 

자유가 제한되고 거리를 둬야만 나와 공동체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로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

 

 

“조상님은 어차피 비대면, 코로나 걸리면 조상님 대면”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맞는 추석이 다가오면서 SNS 상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추석 강령’이란다. 설날과 더불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고향 친지를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조상님을 대면할 수도 있다(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이동을 자제하고 ‘집콕’하면서 추석 명절을 보내야 하는 우리의 처지를 잘 반영하고 있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문구다.

추석이면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예전의 추석 풍경을 이번 한가위에는 보기 어려워졌다.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상황 때문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들에게 연일 추석 연휴 이동 자세를 권하고 있고 지자체들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온라인으로 성묘와 차례를 대신하자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횡성도 추석 때면 으레 볼 수 있었던 ‘고향에 오심을 환영합니다’와 같은 고향 방문 환영 현수막 대신 ‘며늘아! 이번 추석은 너희 집에서 알콩달콩 보내렴’과 같은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이런 달라진 추석 풍경 속에서 우리는 코로나가 가져올 변화의 일부를 엿볼 수 있다. 어떤 변화들일까.

우선 정부의 변화다. 방역을 위해 국민들에게 고향방문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강력히 권고해 추석 풍경마저 변화시킨 정부 정책에서 보듯 정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경제적 측면에서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 그리고 각 국가의 정부 역량에 따라 방역과 경제적 성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확인됐다. 한국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통해 방역과 경제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러한 재난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 생활에 깊숙이 개입해 강력한 주도권(통제권)을 확보한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정부의 역할이 커지고 국민들의 일상적 삶에 대한 통제력이 강화되는 상황에 대해 ‘시민들의 자유가 위협을 받고 민주주의가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을 얼마나 빠르고 스마트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가 국가의 역할에서 가장 큰 덕목으로 부각되는 있는 코로나 재난 상황 속에서 정부의 국민 통제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추석 풍경 속에서 또 하나 엿볼 수 있는 변화는 ‘고향 방문 자제 현수막’에서 보듯 이른바 ‘언택트(비대면)문화의 일상화다. 이동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는 이미 활성화된 택배·배송 시스템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먹고 자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가 생활이나 집에서 놀고 즐기는 문화도 커져만 간다. 나만의 공간에서 영화감상, 운동, 요리 등 취미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강제적으로 사람들과의 대면 만남이 줄었지만, 온라인에서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문화도 확산일로에 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사무실 문화 역시 붕괴되고 있다. 굳이 사무실에 가지 않아도 어디서나 근무 할 수 있는 환경이 자리 잡은 만큼 근무 환경 변화도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정부가 내 삶에 깊숙이 개입해 예전에 아무런 제약 없이 누릴 수 있었던 자유가 제한되고 거리를 둬야만 나와 공동체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언택트 시대, 어느 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아무런 제약 없이 고향에 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의 꽃을 피우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던 예전의 일상이 그리워진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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