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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국고 지원 일몰제 폐지
태준호 기자 | 승인 2023.01.19 14:37|(262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건강보험 국고 지원 일몰제 폐지는 서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 서민을 위해 건강보험 국고 지원을 확대하고 일몰제 규정을 삭제해 건강보험 안정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

지금은 누구나 건강보험의 혜택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대한민국에 전 국민 건강보험이 시작된 것은 1989년이다. 1963년 의료보험법이 제정되었지만 전 국민이 이 혜택을 누리기까지는 27년이나 걸린 것이다.
여기에 진료비 부담이 높은 중증질환에 대하여 환자가 드는 비용을 경감해 주는 산정특례제도, 보호자나 간병인 대신 간호 인력이 입원 환자를 직접 돌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소득에 상관없이 장기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장기요양보험 등 질적 개선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또한 현재도 진행형인 코로나19 예방접종 및 치료비의 상당한 부문 역시 건강보험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강보험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역대 정부들도 이러한 건강보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보장범위 확대 등을 주요 시책으로 내걸고 보장범위 확대를 계속해 왔다. 이는 대한민국의 1인당 의료비 연평균 증가율이 2019년 기준으로 8.7%로 OECD 평균 4.4%의 두 배에 이르고, 의료비 가계 부담률이 33.3%로 OECD 평균 20.9%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에 기인한다. 건강보험의 입원 시 보장율도 67% 수준으로 OECD 국가들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90% 수준에 비해 매우 낮다. 문재인 정부도 이러한 점 때문에 ‘문재인 케어’라는 이름으로 건강보험의 적용 확대를 꾀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런 모든 정책을 뒤집고 있다. 정부는 서민의 의료에 대한 도덕적 해이만을 공격하며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공병원의 인력 감축도 지시했다. 국회에는 병원 영리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의료 민영화 법안들이 올라와 있다.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 의료 지원 대책안”을 보면, 재정 절감을 위해 보장성을 축소하고 의료비를 인상하겠다고 한다. 결국 민영의료보험과 민간병원만 살찌우겠다는 것이다. 사실 민영의료보험의 시장이 대한민국만큼 호황인 나라가 없다. 높은 의료비 부담 등을 이유로 연일 방송사에서는 보험 광고들이 계속 올라오며 우리의 쌈짓돈을 털어가고 있다. 이렇게 보험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는 보험을 정부가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흡수하고 폭넓은 의료보장 혜택을 준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훨씬 적은 돈으로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을 규정한 법 조항을 연장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폐지했다. 2023년 10조 5천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이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정부가 매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20%를 일반회계에서 14%, 담뱃세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충당해 지원하는 법안이다. 2007년부터 시행되었는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법적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제로 시행되어 3차례 연장되었고, 2022년 일몰되었는데 이를 연장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국고 지원되지 않는 몫은 대다수 서민의 몫이다.

사실 그동안 전 정부들 역시 건강보험에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정부의 지원 비중은 ‘문재인 케어’에도 불구하고 13∼14% 수준에 불과했다. 2023년 예산액도 14.4% 수준이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건강보험에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 미미한 수준의 지원만 했다. 과연 그들이 서민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의료비와 건강보험료를 올리고자 하는 시도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정부뿐 아니라 15년을 유지해 온 법안을 폐기하려 하는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진정 서민들의 건강권을 생각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이 바닥난다며 서민들을 위협할 것이 아니라 국고 지원을 확대하고, 한시적으로 운영되기로 한 일몰 규정을 삭제해 건강보험의 안정화를 이루어 내야 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건강보험에 대한 현 정부의 시도가 성공할 경우 공공부문에 대한 민영화가 훨씬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합리화 혹은 건전성 강화라는 이름으로 사회 곳곳에서 공공 부분의 민영화 혹은 사용요금 현실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부자 감세를 통해 적어지는 세수를 해결할 것이다.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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