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호 군수는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총 217회에 걸쳐 7075만4190원을 2019년 1월부터 대법원 유죄확정으로 직위를 상실한 6월 13일까지 총 194회에 걸쳐 6703만 7100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1년간 1억 3780만원에 이르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이다.
업무추진비는 사전 계획에 따라 합당한 대상자에게 사용되어야 한다. 개인에게 지급된다고 하지만 엄연히 횡성군의 예산이기 때문이다. 횡성희망신문이 특정 일자에 대한 사전계획(품의서류)과 카드결제 시간,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식당의 소재지에 대한 세부 내역 공개를 청구한 결과 한 군수는 사전계획(지급품의)도 없이 식당에서 업무추진비를 쓴 뒤 뒤늦게 서류를 꿰어 맞춘 경우는 물론 식사비를 나중에 결제한 외상 거래를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20일 더 지나 뒤늦게 서류꿰맞추기도
횡성군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한 군수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따르면 2018년 6월 29일 ‘국비확보 및 현안사업 추진 관계자’인 ‘중앙부처 관계자 등 4명’에게 11만 1천원의 식사를 제공했다. 그러나 실제 카드로 식사비를 결제한 날은 6월 22일. 카드부터 사용하고 1주일이 지나서야 품의서류를 만들어 형식을 맞춘 것이다. 심지어 2018년 2월 15일 횡성읍의 식당에서 ‘설날 장사씨름대회관계자’ 7명을 격려한다며 15만원의 점심값을 사용했지만 지출에 앞서 갖춰야할 품의서류는 20일이 더 지난 3월 5일에 작성한 경우도 있다.
횡성희망신문이 한 군수의 업무추진비 411건 중 무작위로 29건의 업무추진비 세부 사용내역을 청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7건이 이같은 규정위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업무추진비 규정위반은 카드결제시간과 품의서류를 확인하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다. 횡성군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한 군수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외상거래의 문제점은 식사대상과 사용한 식사비, 카드사용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과다한 식사비를 숨기기 위해 이용되거나 식사를 제공받은 사람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50만원 미만으로 금액을 맞추기 위한 이른바 ‘금액 쪼개기’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21일 한 군수는 식당 2곳에서 총 3건의 식사비를 사용했다. 횡성한우와 관련한 업무협약 참석자 15명(45만원)과 긴급대응기관협의회 참석자 25명(48만원), 2019년 당초예산과 행정사무감사 관련 횡성군의 부서장 43명(128만원)에 대한 식사제공이다. 식사를 제공받은 대상과 명분이 다른 3건의 식사는 식당 2곳에서 이뤄졌다. 1건은 이틀 뒤인 23일 A 식당에서 결제했고 2건의 식사가 이뤄진 B식당은 다음날 식사비를 결제했다. 2건의 B식당 식사비 카드 결제시간은 1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업무추진비 사용규정을 제대로 지킨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일에 충분히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만큼 식사대상과 식사비 금액을 축소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 재판날 현안업무라며 춘천서 식사비 사용
의구심이 드는 것은 이 뿐이 아니다. 한 군수는 2018년 사실상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22일 토요일 ‘추석연휴기간 교통대책상황근무자’를 격려한다며 원주 호저의 음식점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12월 25일에는 ‘산불상황근무자 4명’에게 휴일근무를 격려한다며 점심을 제공했는데 점심을 제공한 식당은 횡성이 아닌 홍천군의 고깃집이었다. 휴일 근무자를 굳이 홍천의 식당에서 격려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 군수의 재판이 열린 날 홍천 휴게소나 춘천 식당에서 사용되거나 재판출석을 코 앞에 두고 서울에서 사용된 경우도 있었다.
상식적으로 의구심이 드는 장소에서의 식사제공은 이뿐이 아니다. 2019년 2월에는 일본식 주점으로 알려진 횡성읍의 업소에서 ‘상수도담당 현장 검침직원’ 4명에게 급식을 제공했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4만 7천원의 급식비를 카드로 결제한 시간은 밤 11시 20분이 넘은 시간이었다. 5월에 횡성군 군정홍보팀을 격려하는 식사비 23만 4천원이 사용된 곳도 식사를 위한 식당으로 볼 수 없는 업소였고 카드 결제시간도 밤 10시가 넘었다.
●한우축제에 비서실 직원가족 초청해 식사제공도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으로 사용한 한 규호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쯤은 걱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군수는 2018년 2월 횡성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와 관련해 무려 6건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심지어 대회는 2월 19일에 끝났고 무려 5번의 식사를 제공한 뒤인데도 2월 28일 횡성읍의 고깃집에서 ‘설날장사 씨름대회 노고관계자’라며 식사를 또 제공했다. 사용금액도 49만 8천으로 50만원 미만이어서 식사를 제공받은 사람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
2018년 한우축제 기간인 10월 9일에는 ‘비서실 직원 및 가족 초청 격려’를 위해 읍내 고깃집에서 49만원을 사용했다. 역시 50만원 미만이어서 식사를 제공받은 사람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비서실 직원이 아닌 가족에 대한 식사제공은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사항이다. 6월 지방선거를 통해 군수에 당선된 만큼 당선 후 기부행위도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수차례의 선거를 치른 한 규호 군수가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선거법 시효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당하게(?)’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한 한 것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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