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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어촌기본소득 전면 확대를 요구하는 진보당 현수막 |
신재생에너지 대신 관광수익 강조...정부는 2027년 35개 군으로 확대
횡성군이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세 번째 공모에 도전한다. 두 차례 공모에서 고배를 마신 뒤 다시 신청서를 낸 가운데 이번 계획에서는 지급액과 재원 마련 방안에 변화가 나타났다.
장신상 군수가 그동안 강조해온 월 20만 원 지급 구상은 이번 신청계획에서 월 15만 원으로 조정됐다. 또 자체 재원 확보 방안도 앞서 강조했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보다 ‘횡성 관광 500만 시대’와 관광수익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횡성군은 오는 11월 3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11월 4일부터 16일까지 서류·발표평가를 거쳐 11월 19일 선정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는 기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52개 군이 대상이며, 이 가운데 18개 군 안팎이 선정된다.
▲정부는 시범사업 확대...2027년 35개 군으로
농어촌기본소득을 둘러싼 정부 정책의 흐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부는 당초 2026~2027년 2년간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정책효과를 분석해 본사업 방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었다.
올해 2월 10개 군으로 시작한 사업은 6월 7개 군이 추가되면서 현재 17개 군으로 확대됐다. 농식품부는 10월 8일 발표한 2027년 신규 공모에서 18개 군 안팎을 추가 선정해 기존 17개 군을 포함한 35개 군 수준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지원 방식도 달라졌다. 2026년 시범사업은 국비 40%, 시·도비 30%, 군비 30%였지만, 농식품부는 2027년 정부예산안에서 국비 지원률을 40%에서 50%로 10%포인트 높였다. 이에 따라 시·도비와 군비 부담은 각각 25%로 낮아진다. 횡성군의 이번 신청계획 역시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
▲횡성군 군비 부담 연 205억 원
횡성군은 2027년 예상 지원 대상을 4만5,469명으로 잡고 1인당 월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총사업비는 약 818억4,420만 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409억2,200만 원, 도비 204억6,100만 원, 군비 204억6,100만 원으로 각각 50%, 25%, 25%를 부담한다.
월 15만 원 지급은 농식품부가 정한 기본 지급액이다. 지방정부가 자체 재원을 추가 투입하면 15만 원을 넘어 지급할 수도 있지만, 횡성군은 이번 신청에서 별도의 추가 지급을 하지 않는 계획이다. 공모 평가에서도 월 15만 원을 초과해 지급하는 경우 적극성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장 군수가 그동안 밝혀온 월 20만 원 지급 구상과는 차이가 있다.
월 2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기존 구상에서 15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횡성군의 재정 부담도 크게 줄었다. 그러나 지급액을 낮춘 이유가 무엇인지, 기존 공약을 어떻게 조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햇빛소득’에서 ‘관광수익’으로
재원 마련 방안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이번 공모에서 일반형과 지역재원창출형으로 사업을 구분하고 있다. 지역재원창출형은 지역의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주민에게 기본소득으로 환원하는 모델이다.
특히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등 지역 공유자원을 활용해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고 기본소득 재원을 확보하는 사례를 예시로 제시했다. 군비 부담액 가운데 지역재원이 20% 이상이면 지역재원창출형으로 참여할 수 있다.
횡성군도 이번 공모에서 지역재원 활용을 가점 항목으로 보고 있다. 군비 예산 가운데 지역재원으로 20% 이상을 부담하는 경우 최대 4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횡성군이 이번 신청계획에서 자체 재원 확보 분야의 중점사항으로 제시한 것은 ‘관광수익을 통한 재원 확보’와 ‘횡성 관광 500만 시대 추진을 통한 관광수익 지속 확보계획’이다.
앞서 농어촌기본소득 재도전 과정에서 제시했던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자체 재원 마련 구상과 비교하면 방향이 달라진 셈이다.
▲관광객 500만 명이 기본소득 재원이 되려면
문제는 관광객 증가와 실제 재정수입 사이의 연결고리다.
횡성군이 추진하는 관광 500만 시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관광객이 500만 명에 이른다고 해서 그 자체가 횡성군의 재정수입 500만 단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실제 지역에서 얼마를 소비하는지, 관광 관련 사업에서 횡성군이 얼마의 수익을 얻는지, 그 수익 가운데 얼마를 농어촌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더욱이 이번 공모에서 횡성군이 부담해야 하는 군비만 약 205억 원이다.
지역재원창출형 가점을 받으려면 군비 부담액의 20% 이상을 지역 재원으로 부담해야 하는 만큼 단순 계산으로도 약 41억 원 규모의 지역 재원이 필요하다.
결국 관광수익을 자체 재원으로 제시하려면 어떤 관광사업을 통해 얼마의 수익을 만들고, 그 가운데 얼마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돌릴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관광 500만 시대’라는 목표와 ‘농어촌기본소득 재원 확보’는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재원 마련은 ‘세출 조정’?
재원 확보 방식도 따져볼 대목이다.
농식품부의 평가 기준은 지방비 확보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면서 예산 확보 방법으로 세출 구조조정, 순세계잉여금, 추가 세입 발굴, 지역 재원 활용 등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세출 구조조정 자체가 공모에서 배제되는 방식은 아니다.
다만 기존 예산을 조정해 마련하는 군비와 지역의 자산을 활용해 새롭게 창출한 수익은 성격이 다르다.
횡성군이 관광수익을 통한 자체 재원 확보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기존 세출 조정을 통해 군비 부담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 이 역시 군민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업의 예산을 줄일 것인지, 어느 정도의 재원을 확보할 것인지, 그것이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나온다. 정부 정책 자체가 농어촌기본소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횡성군은 왜 지금 세 번째 공모에 도전하는가 하는 문제다.
현재 정부가 확정한 것은 2027년까지의 시범사업 확대다. 2027년에는 69개 인구감소지역 군 가운데 시범사업 참여지역을 35개 군 수준으로 확대하고, 국비 지원률도 50%로 높일 계획이다.
2028년 이후 본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최종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시범사업을 통해 정책효과를 분석하고 향후 본사업 방향을 검토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횡성군으로서는 이번 공모에 선정돼 2027년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것과 함께, 향후 정부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재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앞으로 국비 부담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 현재의 지방비 부담 구조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국비 지원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군비 부담을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이 필요하다.
어느 경우든 이번 공모에 선정되는 것 자체가 정책의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공모 선정’보다 지속 가능한 재원 대책 필요
농어촌기본소득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횡성군이 다시 공모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두 차례 탈락을 경험한 횡성군이 세 번째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보여줘야 할 것은 ‘이번에는 반드시 선정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고, 선정 이후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
월 20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지급액을 낮춘 것은 재정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변화가 기존 공약의 조정이라면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자체 재원 역시 신재생에너지에서 관광수익으로 방향을 바꿨다면 관광객 숫자가 아니라 실제 수익 창출 규모와 기본소득으로 환원할 수 있는 재원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정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횡성군이 지금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분명해야 한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얼마를 줄 것인가’보다 ‘누가, 어떤 재원으로, 얼마나 오래 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정책이다.
세 번째 공모에 나선 횡성군이 이번에는 공모 선정이라는 단기 목표를 넘어 정부 정책의 변화까지 내다본 지속 가능한 기본소득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만회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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