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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횡성군 공무원노조가 대외협력관 채용 관련해 선거 보은성 인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전문성과 성과로 증명하라는 요구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
장신상 군수, 국방·관광 전문가 2명 채용 계획...노조 “누가 아닌 무슨 일이 필요한지부터”
장신상 횡성군수가 민선 7기 보궐선거로 취임한 뒤 추진했던 대외협력관 제도를 6년 만에 다시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국방과 관광 분야의 전문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지만, 과거 대외협력관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인선과 실효성 논란이 충분히 정리됐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과거의 문제를 개선한 뒤 다시 추진하는 것인지, 명분만 달라졌을 뿐 제도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횡성군은 오는 11월부터 대외협력관 2명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 명은 군 현안의 대내외 협력과 국·도비 확보, 군부대 관련 민원 및 업무를 지원하고, 다른 한 명은 ‘AI관광소통협력관’으로 문화관광 분야에서 AI 기반 관광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 국비 사업 발굴 등을 맡는다.
군은 용둔리 군부대 신설과 군용기 소음, 군부대 이전 등 국방 현안에 대응하고 중앙부처와 군부대·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관광 분야 역시 ‘횡성관광 500만 시대’를 위해 AI와 영상 마케팅 등에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대외협력관이 장신상 군수에게 처음 시도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데 있다.
▲2020년에도 시작부터 인선 논란
장 군수는 2020년 보궐선거로 군수에 취임한 뒤 민간인 출신 대외협력관 신설을 추진했다. 당시에도 대외협력관 신설과 인선을 둘러싸고 보은 인사나 차기 지방선거를 위한 포섭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실제 당시 신규 채용에는 4명이 응시했으며, 대외협력관은 기간제근로자 형태로 군청에서 근무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행정·농축산·교육문화 등 분야별 대외협력관이 운영됐지만, 공개된 언론보도에서 확인되는 것은 행사 참석이나 특정 군정 사업 지원 등 일부 활동에 그친다. 대외협력관 제도를 통해 어떤 현안을 해결했고, 얼마의 국·도비를 확보했으며, 지역사회에 어떤 구체적인 성과를 남겼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당시 대외협력관으로 활동했던 일부 인사들의 이후 정치적 행보는 언론에 나타났다. 이관형 전 대외협력관은 2021년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석종근 전 대외협력관 역시 2022년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로 언론에 소개됐다. 일부 대외협력관 출신 인사가 장신상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사실도 보도됐다.
이 같은 행보만으로 당시 인사가 보은 인사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채용 당시부터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고, 이후 일부 채용자들이 정치활동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당시 제도를 둘러싼 의문이 단순한 억측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웠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제도를 운영한 결과다. 성과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군정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반대로 운영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군이 평가하고 공개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추진계획에서는 6년 전 대외협력관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평가나 개선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제도의 성과와 한계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채 다시 대외협력관을 추진한다면, 과거와 같은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인력 필요”...그렇다면 기존 조직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에 횡성군이 내세우는 명분은 국방과 관광 분야의 전문성이다.
국방 분야 대외협력관에게는 군부대 관련 현안 대응과 중앙부처·군부대·관계기관 협력을 맡기고, 국방 분야 경력자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AI관광소통협력관에게는 AI 기반 관광서비스와 콘텐츠 개발, 관광 관련 국비사업 발굴 등의 역할을 부여한다.
그러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존 기획·예산·대외협력 기능을 담당하는 공무원 조직이 해오던 업무와 대외협력관의 업무가 어떻게 다른지, 기존 조직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어떤 역할을 새로 맡기는지부터 명확해야 한다.
특히 왜 2명이어야 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군 계획에 따르면 두 협력관 모두 시간선택제임기제 다급, 7급 상당으로 주 35시간 근무하게 된다. 1인 연봉액은 약 4,398만 원 수준이다. 두 사람의 기본 연봉만 약 8,800만 원에 이르는 만큼 수당과 운영비까지 고려하면 연간 1억 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된다.
결국 군민 입장에서는 “이 정도의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무엇을 얻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외협력관이 필요한 자리라면 군은 사람을 뽑기 전에 구체적인 업무와 성과 목표부터 제시해야 한다. 이번 논란에서 횡성군공무원노동조합의 문제 제기를 단순히 인사권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조는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대외협력관이 특정인에 대한 보은이나 특별예우를 위한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되며,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업무·권한·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누가 필요한가”보다 “무슨 일이 필요한가”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는 이번 논란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민선 9기 출범 전후인 지난 6월 말부터 지역사회에서는 대외협력관으로 특정 인사들이 기용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인 채용 절차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과거 대외협력관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하고 선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공식적인 채용 절차가 끝나지 않은 만큼 특정 인사가 실제 채용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 동일한 제도를 둘러싸고 인선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그 같은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인선 기준과 절차를 더욱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장실까지 검토한 사무공간...과도한 예우 논란
사무공간 문제도 단순한 장소 선정의 문제가 아니다.
장 군수가 대외협력관을 본청 내에 배치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고, 이에 따라 실무부서가 본청 내 공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장실 공간 활용 방안까지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외협력관 사무공간은 문화관광과가 있는 문화예술회관 내 공간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군은 별도 사무공간이 필요한 이유로 외부 인사 접견과 TF회의, 군부대 관련 주민·관계자 면담, 외부 업체와의 협의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본질은 사무실이 본청에 있느냐 문화예술회관에 있느냐가 아니다. 대외협력관에게 기존 공무원 조직과 다른 수준의 공간과 대우를 제공해야 할 만큼 특별한 조직적 위상과 역할이 있는가가 핵심이다.
특히 대외협력관의 구체적인 업무와 권한, 책임이 충분히 설명되기 전에 별도의 공간과 조직적 위상을 마련하는 과정이 먼저 진행됐다면 과거 대외협력관을 둘러싼 ‘특별한 자리’라는 인식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는가
장신상 군정이 대외협력관을 다시 추진하면서 가장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은 “왜 필요한가”만이 아니다.
6년 전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운영했던 제도를 왜 다시 시작하는지, 당시 제도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운영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 문제를 이번에는 어떻게 개선했는지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는 국방과 관광이라는 새로운 업무를 제시하고 있지만 기존 조직과의 업무 중복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외협력관이 기존 공무원 조직의 한계를 보완하는 전문인력이라면 업무의 경계를 명확하게 설정하면 된다. 국·도비 확보를 맡는다면 어떤 사업을 발굴할 것인지, 군부대 현안을 맡는다면 어떤 권한으로 어떤 기관과 협의할 것인지, 관광 분야라면 500만 관광시대를 위해 어떤 성과를 언제까지 만들어낼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를 공개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결국 이번 대외협력관 논란은 대외협력관이라는 직책을 만들어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6년 전 논란을 낳았던 제도를 다시 추진하면서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군이 충분히 설명했느냐의 문제다.
장 군수가 민선 7기 당시 운영했던 대외협력관 제도가 성공적이었다면 그 성과를 보여주면 된다. 성과가 부족했다면 그 원인과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다시 전문성과 대외협력이라는 명분만 내세운다면 과거와 같은 의혹이 반복될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외협력관이 정말 필요한 자리라면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라는 의심을 받지 않도록 만드는 것 역시 군정의 책임이다. 사람을 먼저 정하고 그 사람에게 역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업무와 성과 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 업무에 맞는 사람을 공개적인 절차로 뽑아야 한다.
6년 전 논란을 경험한 장신상 군정이 다시 대외협력관을 추진하는 만큼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출발점은 새로운 인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대외협력관 제도가 무엇을 남겼는지부터 군민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노조의 문제 제기가 단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만회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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