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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희망신문 대표 조만회 |
상식과 이성이 설 자리를 잃고 궤변과 비상식적 행동이 난무하는 정치권을 보는 국민들은 피곤하다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 연일 화제가 되었던 가수 나훈아의 발언 중 일부이다.
상식적 기준에서 있는 그대로 보면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을 위로하고 국민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발언이었다. 그런데 정치권이 이 발언을 두고 서로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내놓으며 정쟁거리로 만들었다.
야권의 주호영 국민의 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 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제1야당에 부과된 숙제가 분명해졌다. 국민과 손잡고, 국민의 힘으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며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정치인으로서)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까지 말했다.
반면 여권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위대하고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는 것이 (나훈아 씨) 발언의 핵심”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나훈아 씨가 TV 공연 중 ‘왕이나 대통령들이 백성과 국민을 위해 목숨 거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한 말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라거나 ‘문 대통령보다 나훈아로부터 더 큰 위로를 받았다’는 둥 나훈아 씨의 말을 아전인수식으로 떠들기 바쁘다”고 야권을 겨냥했다.
국민에게 힘을 주고 위로하려는 나훈아 씨의 발언을 두고 양쪽 진영이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며 여권과 야권이 서로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낸 것이다. 이렇게 상식적이지 않은 궤변에 가까운 양쪽 진영의 아전인수식 해석과 발언으로 모처럼 나훈아 씨의 공연으로 위로를 받았던 국민들은 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다. 웹툰 작가인 ‘기안84’의 그림 한 컷을 두고도 여야의 아전인수식 정쟁은 계속됐다. 달을 향해 손을 뻗으며 신세를 한탄하는 그림이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연관 지으며 자기들 구미에 맞춰 갑론을박했다.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어렵고 피곤한데 국민을 위로하고 희망을 줘야할 정치권은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 확대를 위해 정쟁거리가 아닌 것도 정쟁으로 만들어 국민들의 스트레스만 가중시키는 모습만 보여주니 한심하기만 하다.
국민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지역 정치권도 못지않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상실한 전직 군수는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반성한다더니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에서도 자중하기 보다는 각종 단체장을 맡아 자격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뇌물수수로 군수직을 상실한 전직 군수도 아직도 자신이 군수인 냥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며 자숙은커녕 도리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당당하게 활개를 치며 주민들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가수와 웹툰 작가의 발언과 그림을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며 정쟁거리를 만드는 정치인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반성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탐하는 횡성의 전직 군수들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상식과 이성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때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발언과 행동을 해야 하는데 궤변과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으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으니 국민들은 피곤할 뿐이다.
상식과 이성이 설 자리를 잃고 정치가 국민을 피곤하게 만드는 지금의 모습을 나훈아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세상이 왜 이래’, ‘세월은 왜 또 저래’.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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