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강릉철도 개통되면 서울, 수도권에서도 출퇴근가능
지역경제 위해 일자리 뒷받침할 생활환경도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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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6월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산업단지는 1000개가 넘지만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횡성군이 산업단지조성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횡성군이 우천면에 조성중인 일반산업단지 건설현장. |
올해 6월 ‘민선5기 3년 공약이행 발표회’에서 고석용횡성군수는 묵계리 군부대가 모두 이전한 뒤 산업단지를 조성해 의료, 정보통신 등 지식기반산업을 내용으로 하는 첨단녹색기업을 유치, 약 4000여명의 고용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단지 조성으로 첨단녹색분야의 대기업이 유치되어 만들어진 4000여명의 일자리가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횡성군이 부담해야할 산업단지 조성비용은 얼마.
인구유입과 지역경제활성화. 미래 신성장동력이라는 산업단지의 조성목적을 이루기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유치에 성공해야하기에 입주할 기업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 군수가 “고용창출만 된다면 유치될 대기업에 소유권을 제외한 활용권을 모두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방에 공장을 설립하는 이유 중에는 향후 부동산 가치의 상승도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이 활용권에 얼마나 많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횡성군이 유치하기를 희망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소유권없는 활용권을 얼마나 필요로 하느냐도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각지의 산업단지들은 낮은 가동율이 문제로 지적된 지 오래다.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한 가동율 저하도 이유이지만 높은 분양가와 운영비 등을 이유로 해외로 눈을 돌린 기업도 대다수다. 따라서 산업단지조성비의 상당부분을 지자체가 감당해주거나 산업단지 조성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기업유치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 횡성군이 부담해야 할 산업단지 조성비는 상당한 금액이 될 수밖에 없다.
산업단지조성에 따른 폐수처리시설이나 도로의 경우 국비가 지원되기 때문에 횡성군이 비용부담을 그나마 덜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산업단지 개발의 수급균형과 국가재정상황에 따라 국비지원금이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재정부족을 이유로 국비지원을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 한 예다. 평택 삼성전자 산업단지의 경우 폐수처리시설에 대한 국고지원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는데 평택지역사회를 위해 삼성전자가 투자할 것으로 여겨졌던 규모와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지원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업들로부터 횡성군이 거둬들일 수 있는 직접적인 세수입을 상당한 기간동안 포기하는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받은 기업들이 횡성군에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돌려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따라서 산업단지로 이전해올 기업들이 횡성과 횡성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횡성군이 투자한 비용에 따른 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300여억원의 횡성군 예산을 사용해 묵계리 군부대를 이전한 뒤 횡성군이 어떤 방식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어떻게 기업을 유치하느냐에 따라 산업단지조성을 위해 횡성군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비용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횡성군은 산업단지조성과 관련해 더 이상의 내용들은 밝히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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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단지가 조성된다해도 주택, 교육, 문화, 쇼핑, 의료 등 사회기반시설 면에서 원주에 뒤져있는 횡성의 경우 인구유입으로 인한 지역경제활성화 효과가 투자에 비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원주의 한 아파트 건축현장. |
출근은 횡성으로 생활은 원주에서 하게 되나
고석용 횡성군수는 ‘대도시 진출로 횡성군의 인구증가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산업단지조성으로 4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시키겠다고 했는데 4000여명의 근로자들이 모두 산업단지에 상시 고용될 근로자를 말하는 것인지. 혹은 파급효과까지를 포함한 일자리인지, 4000여명 중 횡성의 주민은 어느 정도이고 외지에서 유입될 인구는 어느 정도로 예측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어느 경우이건 4000여명의 일자리를 뒷받침하는 생활환경이 갖추어져야 하지만 횡성군의 준비는 미흡해 보인다.
횡성군이 조성할 청정녹색산업단지에 입주할 기업의 성격에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산업단지의 특성상 평균 30세에서 55세 미만의 연령층이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문제는 상시고용 형태이건 파급효과까지를 포함한 일자리이건 이들 4000여명의 근로자 중 외지에서 유입된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 횡성의 주민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횡성의 경우 사회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대기업의 이전과 인구유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편리한 교통입지나 공장용지, 과감한 세제혜택 등도 중요하지만 산업단지에서 일할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생활환경도 중요하다. 전국 각 지방에 조성된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의 직원들이 제기하는 가장 큰 불만요인 중에 주택, 의료서비스, 문화와 여가생활, 자녀교육, 쇼핑 등 쾌적한 생활을 하기 위한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은 점이 빠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산업단지의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지역경제에 파급효과를 높일 수 있으려면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횡성의 주민으로 정착해야 한다. 주민으로 정착해 인구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머물 곳 즉 주택이 있어야 한다. 횡성으로 4천명의 인구가 유입된다고 가정하고 가구당 평균 2.5명의 가족구성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약 1600여 세대다. 이들 1600여 세대 중 60%만 주택을 필요로 한다고 해도 960호가 필요하다. 현재 74.90㎡(29.65평)~84.62㎡(33.32평)에 지상15층 규모로 258세대를 분양 중인 횡성읍 석미모닝파크아파트의 약 4배 규모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횡성군은 2013년 군정 주요계획의 하나로 2015년까지 아파트 700세대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진척상황은 미미하다. 게다가 우천일반산업단지, 우천제2농공단지 등 이미 조성이 진행되고 있는 산업단지들을 고려하면 필요한 주택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택지로 조성되어 있는 땅에 지금 당장 민간건설회사가 아파트를 짓기 시작한다 해도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 택지조성부터 해야 한다면 3년 이상이 필요하다. 산업단지에 입주할 대기업이 사원복지차원에서 기숙사나 아파트를 건축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기업이 부담할 금액이 커져 산업단지 입주의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인구가 증가한다고 모든 사람이 주거지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주택소유를 필요로하지 않는 1인가구도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산업단지의 경제유발효과 배가를 위한 주택공급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환경도 중요하다. 횡성군이 교육환경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한 인재육성책이어서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을 위한 교육환경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관련 교육기관과의 학군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취약한 소아과와 산부인과 등 의료기관의 수준도 고민해야 함은 물론이다.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새로운 인구가 횡성으로 유입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질 높은 교육환경, 영화·연극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문화기반, 산업단지 인력들의 주머니를 열 수 있는 다양한 상권형성, 아파트 등 충분한 주택시장을 포함한 쾌적한 정주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야한다. 산업단지조성으로 유입될 인구는 은퇴자를 중심으로 한 귀촌인구와는 인구학적으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횡성이 기업을 유치하면서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입지조건은 지역경제활성화나 인구유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교통이 편리하다면 묵계리에 조성될 산업단지에서 일한다고 해도 교육, 문화, 쇼핑, 주택, 상업시설 등 자족기능 면에서 크게 뒤져있는 횡성의 주민이 되어야 할 필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2017년 원주강릉 준고속철이 개통되면 서울~횡성간 출퇴근도 가능하기 때문에 횡성으로 이주해 횡성의 주민이 되거나 횡성에서 소비생활을 할 필요성은 더더욱 줄어든다. 많은 횡성주민들이 “산업단지 조성으로 일자리가 수천개 생긴다지만 출근은 횡성으로 하고 생활은 원주나 서울에서 하게 돼 결국 남좋은 일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유다.
횡성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군부대 이전을 끝내고 하반기에 입찰과정을 거친 후 2016년에는 청정녹색산업단지를 준공해 대기업 유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어 횡성인구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겠다는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횡성군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청사진을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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