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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서 살아온 토종씨앗이야기 (18) 땅콩! 볶아 먹고 쪄먹고 조려먹고 밥에 넣고…쓰임많은 어엿한 잡곡
횡성여성농업인센터 토종씨앗지킴이 | 승인 2013.11.11|(0호)

 

횡성여성농업인센터 토종씨앗지킴이

 


 

 

 

 

▲ 신상옥(66·공근면 오산리) 님

심심풀이 땅콩. 식재료라기보다는 간식이나 맥주안주 정도로만 생각했던 땅콩!

어느 해인가 숙주나물을 키우는 친구가 땅콩싹을 키워보고 싶다고 땅콩을 구해달라길래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땅콩농사짓는 분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

그때 이사람 저사람에게 들은 정보에 의하면 단백질함량이 콩만은 못하지만 볶아먹는 것보다 쪄서 먹어야 영양분이 많이 들어있는 속껍질째 먹을 수 있고, 영양손실이 적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땅콩은 쪄서 먹는 거, 밥에 두어먹는 잡곡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토종수집을 하러다니다 보니 이런 땅콩의 내력이 만만치가 않았다.

공근면 오산에 사는 신상옥 님은 땅콩을 심은 지 5~6년 정도 되었다니 그전에는 그다지 심지 않는 작물이었던 거 같다. 이웃에서 얻어다 심었는데 이웃들에게 많이 나눠줘서 지금은 동네에서도 땅콩을 심는 집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땅콩은 모래땅에 심으면 물도 잘 빠지고 좋은데 이런 이유로 산뒷골 깊숙한 골에 있는 땅이 땅콩을 심기에 딱 좋은 땅이란다.

5월 중순에 심어서 추석 지나자마자 9월말쯤 캔다. 예전엔 비닐을 씌우지 않고 심었는데 요즘은 풀 때문에 꼬옥 비닐을 씌운다고. 비닐을 씌우고 나서 모종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한 알씩 바로 심기도 하지만 모종을 해서 심기도 한다. 땅콩 싹이 안 올라오는 것도 많아 미리 모종을 부어놨다가 보식을 해야 땅콩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45센티 간격으로 심어 싹이 올라와서 뿌리를 내리면 뿌리가 잘 내리도록 주변의 비닐을 뜯어 주어야 된단다. 뿌리 하나하나에 땅콩이 달리기 때문에 비닐을 안 걷어내면 비닐위로 뿌리가 내려 땅콩농사는 꽝이 되니 제 때 알아서 해야 한다. 뿌리내린 땅콩은 캘 때까지 별로 손 갈일이 없지만 주변의 풀은 매주어야 한다. 모든 작물이 그렇지만 풀 속에선 땅콩이 잘 자라지 않으니 이 또한 명심할 일이다.
 

 

▲ 땅콩은 물빠짐이 좋은 땅에 심는 것이 좋다

 

 

 

 

 

 

 

 

 

 

 

 


땅콩농사 이야기를 술술술 해주시던 신상옥 님에게 “올해 땅콩농사는 어떠셨어요.”라고 묻자 표정이 안좋다. 올해는 땅콩농사뿐만 아니라 다른 농사도 잘 안되었다고 한다.

씨를 붙이기가 너무 어려웠던 데다가 땅콩이 있는 줄 만 알면 까치랑 들쥐같은 것들이 떼로 나서서 파먹기도 했고, 삼밭일을 나가는 남편이 데려다 주지 않으면 혼자가기는 밭이 좀 먼 거리에 있어 남편일정에 맞추어 하루이틀 미루다보니 땅콩섶이 새까맣게 다 망가졌단다. 하루 날을 잡아서 아침 일찍 김밥을 두루루 말아 가지고 가서 하루종일 호미로 한 알 한 알 일일이 캤는데 양은 작년의 반 정도밖에 안되었다는 대답이다.

캐온 땅콩의 줄기를 일일이 다 따내고 물에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려 때그랑 때그랑 소리가 날 때까지 말리면 생으로 먹어도 괜찮을 만큼 비리지도 않고 고소한 땅콩이 된다.

다 말린 것을 큰 것과 작은 것을 분리해 큰 것은 팔고 작은 것은 껍질을 까놨다가 자녀들이 오면 조금씩 나눠준다. 남편은 볶은 땅콩을 좋아해서 볶아서 놓아두면 들날달락하면서 먹고 자신은 볶은 것보다 찐 땅콩이 좋아서 땅콩조림으로 먹는단다. 해마다 김장을 끝내고 나면 밤에 남편과 함께 땅콩 겉껍질을 까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두됫박이상 까는 날도 많다고.

아직는 들에 거두미를 해야 될 것이 남아있어서 땅콩은 손도 못대고 있다며 손수 까주시는 땅콩은 날것인데도 고소하고 단맛이 돌면서 맛이 좋다. 토종인지 아닌지 잘 모르시겠다고, 그냥 이웃에서 얻어다 심었고, 계속 그 씨앗으로 심고 또 심고. 이웃들이 달라고 하면 인심좋게 퍼주면서 씨앗을 퍼트렸다는 신상옥 님… 주변어르신들 몇 분은 신상옥 님이 퍼트린 땅콩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앞으로는 신상옥 님이 퍼트린 씨앗들이 계속 새끼를 쳐서 여기저기 심어질 것이다. 참 좋은 일이다.

 

 

 

 

 

 

 

 

 

 

 

 

 

 

▲ 여름에 땅콩꽃이 피면 실같은 뿌리가 땅을 뚫고 들어간다

 

 

▲ 줄기째 거둔 땅콩. 뿌리에 달린 땅콩을 하나씩 떼어내 때그랑소리가 날 때까지 잘 말려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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