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사설/망신스런 문화재단의 홍보책자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20.11.04|(210호)

횡성문화재단이 제16회 온라인 횡성한우축제의 홍보책자 ‘한우스토리북’ 내용 중에 “세종이 사랑한 횡성한우”란 글이 있다. 올해 5월 진행한 ‘횡성한우스토리제안공모’에서 입상한 작품 중 하나다. 스토리를 공모한 목적이 횡성한우를 홍보하고 횡성한우축제 컨텐츠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목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된다.

“세종이 사랑한 횡성한우”란 입상작은 ‘세종이 군사훈련과 사냥을 겸하는 강무를 위해 횡성에 왔다가 폭설로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민가의 횡성한우를 이용한 음식 냄새에 끌려 정신없이 그 집의 횡성한우로 만든 음식을 먹었다는 것이다. 또 맛에 반한 세종이 횡성한우에 정3품의 벼슬을 내렸고 그 후 횡성한우의 명성이 조선은 물론 중국 등 이웃 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졌다.’는 내용이다.

세종이 횡성으로 강무를 온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덧붙여 조선시대 대표적 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는 세종도 반할 만큼 횡성한우가 맛있다는 것을 홍보하려 했는지 모르나 세종이 “굶주림에 음식냄새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니 뭘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횡성한우 맛을 홍보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 발굴’이라는 이유로 기초적인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횡성에서 세종이 눈보라에 헤맸다는 기록도 없거니와 조선시대에는 ‘우금령’이라 하여 민가에서 관의 허가 없이 함부로 소를 도살하는 것을 금했다. 따라서 길을 잃고 민가를 찾아 헤맬 정도의 외진 곳에 있는 백성이 환갑잔치에 온갖 소고기 음식을 했다면 불법이고 가능성도 없다.

게다가 세종이 백성의 “상위에 있던 음식을 하나도 남김없이” 먹었다니 육순노인의 생일음식을 죄다 빼앗아 자기 배만 채운 참으로 나쁜 임금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세종실록에 따르면 강무에 나선 세종은 군사들에게도 음식을 고루 나누어준 임금이었다.

세종은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했던 군주로 지금도 많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런 세종의 명성에 기대 횡성한우를 홍보하려 했던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백성의 잔치음식을 빼앗은 파렴치한 인물로 만들어야만 했을까. 역사를 왜곡하고 육순 노인의 밥상을 뺏었다는 이야기를 날조하는 것이 스토리 발굴이라 할 수 없다. 행여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항의라도 들어와 망신당할 까 우려된다.

‘횡성한우축제 스토리북’은 횡성주민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횡성군 예산으로 만든 홍보책자이다. 황당한 거짓이야기를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홍보책자에까지 실은 횡성문화재단은 오히려 역사와 문화 컨텐츠에 대한 횡성의 무지와 낮은 수준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드러냈을 뿐이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횡성희망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