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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하고 잘 놀아줄 거예요[행복한 동행]리티응아
리티응아 결혼이주여성·횡성 | 승인 2012.02.28|(0호)

저는 베트남에서 6년 전 시집온 리티응아입니다. 우천면 시골집에서 시어머님과 남편 그리고 아들 둘 같이 살고 있습니다. 

 맨 처음에 한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울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가 저랑 같이 있으면 말을 모를까봐, 말을 배우기 위해서 어린이집에 일찍부터 보냈어요. 그때는 제가 생각을 잘했다고 했지만 지금은 쭉 지켜보니 그게 아니라고 깨달았어요. 




 왜냐하면 아이가 어린이집 다니기 싫다고 말해요. 감기도 자주 걸렸고, 요즘에는 밥도 잘 안 먹고,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말해요. 밥도 혼자서 떠먹지 않고 매일 떠서 먹여줘야 해요. 아이가 왜 그럴까 고민하고 걱정해서 아는 한국 언니와 같이 얘기해보니 “혹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게 아니야.” 하고 말했어요. 

 생각해보니까 그동안 둘째 낳고 나서는 큰아들한테 많이 못 챙겨주고 화도 자주 내고, 아마 그것이 아이가 속상해서 그런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분이 알려준 대로 집에 가서 며칠 동안 따라서 해봤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먼저 큰 아들을 안아주고 “오늘 어린이집에 잘 갔다 왔니.” “밥도 잘 먹었어.” 부드럽게 물어보고 “ 엄마가 주환이 많이 보고 싶었어.” 하고 말했어요. “엄마랑 같이 저녁 준비할까.” “오늘 저녁에 주환이 뭐 먹고 싶어. 엄마가 만들어줄게.” 했더니 “달걀찜이 먹고 싶어. 같이 만들어요. 제가 달걀 풀어서 도와줄게요.” 했어요. 

 그날 저녁에 아이가 밥을 혼자서 떠서 먹으며 말했어요. “고마워, 엄마. 나, 달걀찜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그래, 많이 먹어. 있다가 잘 때 엄마가 책 읽어줄게.” 

 나는 아이가 변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후회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에 다니려고 해요. 작년 2월부터 횡성 먹거리 단지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은 관광객들께 길과 관광지를 알려주고, 가끔 베트남어 통역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일은 편하고 좋지만 주말에 쉬지 못해서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거나 돌봐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음 달부터 우천면 가까운 데 다니려고요. 그 직장은 여기보다 훨씬 힘들지만 주말과 공휴일은 쉬면서 아이랑 놀아줄 수 있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아이 키우고 집안일하고 직장 다니는 게 힘이 듭니다. 하지만 아이랑 놀아주지 않으면 아이가 말도 안 듣고 밥도 안 먹고 어린이집도 안 가려고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집에 가면 내가 힘들어도 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해주고 애 말을 신경 써서 듣고 잘해주고 싶어요. 또 아이와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겠어요. 그다음에 집안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 남자들이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지만, 남편에게 집안일 도와 달라고 부탁도 할 거예요.


* 리티응아 : 둘째 아이를 봐주시는 시어머님, 농사를 지으며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남편, 6살 주환이, 3살 명환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글쓰기와 베트남 동화번역 활동을 하면서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리티응아 결혼이주여성·횡성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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