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복
(횡성시장송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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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찬시인초청 문학강연에 앞서 횡성관내의 초중등학생들이 시낭송을 발표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
어스름한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첫눈이 내릴 것 같은 날. 찬바람을 물러가게 하려는 듯 횡성문화관에서는 지난 19일 “황금찬 시인과 함께하는 시낭송의 매력 속으로, 시극과 음악의 만남”이라는 제목의 문학 강연회가 열렸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초등학생부터 중학생들이 객석을 메웠고 일부 늦게 온 학생들은 서있거나 자리가 없어 돌아가기까지 할 정도로 객석은 만원이었다. 이날 행사는 평소 읽고 감상하기만 했던 시가 이렇게 다양한 장르와 연결되어 다른 모습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황금찬 시인의 문학강연에 앞서 진행된 시낭송에서 개회 시로 낭송된 황금찬 시인의 ‘옛날과 물푸레나무’는 시인의 고향집에 있던 커다란 물푸레나무와 그 시절의 가족들과 친척들을 담은 시여서 그런지 어린 시절의 고향같은 정겨움과 아련함이 몰려왔고 ‘서시’는 윤동주시인의 감성을 잘 드러내고 있어 언제 들어도 그 감동과 애잔함이 여전했다.
학생들의 시낭송도 놀라웠다. 고향시인인 김성수 시인의 시를 해맑은 모습으로 낭송한 횡성초교의 어린이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느낀 감정을 낭송으로 잘 표현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횡성중학교 남학생의 낭송은 웅장한 멋을, 서울협회 낭송가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는 낭송시작과 동시에 좌중을 단번에 압도하며 낭송에 매료되게 했고 내가 속한 횡성지회 회원이 ‘어머님의 아리랑’ 낭송 중에 아리랑을 부른 대목은 시의 슬픔과 아픔을 더 절실하게 하여 관중들을 눈물젖게 했다.
한국시낭송가 합창단의 시 가곡합창은 기존의 가곡과 다른 색다른 신선함을 주었으며 시극으로 만들어진 황금찬 시인의 ‘어머님의 아리랑’은 시가 멋진 극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한 무대였다.
황금찬 시인의 문학 강연 순서가 되어서 시인이 나오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96세라곤 믿기지 않으리만치 정정한 멋진 노신사 였다. 무대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신 후 조용한 음성으로 강연을 시작하셨는데 강연내내 힘겨운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황금찬시인의 “시는 나라도 움직인다”는 말씀에서 시가 주는 감동의 파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느낄 수 있었고 어린 학생들에게 당부하시는 말씀에서 노시인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성의 소유자임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집중하기 힘든 어린 학생들이 중간에 떠들거나 돌아가 버린 일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였지만 그래도 학생들 몇명이라도 이 강연회를 통해 시인의 말씀을 가슴에 새겼다면 앞으로 그들이 자라서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작은 발걸음 뒤에 환한 밝은 희망의 빛이 비쳐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선생님의 자필시 중 “꽃의 말.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와라. 그래야 말도 꽃같이 하리라. 사람아”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하고 조심스러운 것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이솝우화를 쓴 이솝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와 맛없는 요리가 혀라며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황금찬 시인도 이처럼 말이 가진 언어의 사용됨을 잘 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시인의 시세계와 96년이란 인생 여정이 이 글속에 다 드러나 있는 것 같이 느끼게 했다.
이번 문학 강연회와 시낭송과 시극과 음악의 만남 행사가 횡성지역 학생들에게 감성을 부여하는 기회가 되고 일반인에게도 시낭송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여긴다. 별다른 큰 문화행사가 없던 횡성에서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원로 시인을 모시고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매우 뜻 깊고 차가운 가슴을 데워주는 화롯불처럼 따뜻한 시간이었다.
이런 좋은 강좌를 만들어 주신 횡성교육지원청과 한국시낭송가 협회, 횡성군청과 횡성문인협회, 우리 횡성지회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처음 시낭송을 배울 수 있도록 하여주신 횡성교육도서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안장복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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