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維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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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_ 명리학자 / 한국역리학회 중앙학술위원 |
유신! 하면 과거 기억 속에서 지금도 경기(驚氣)를 일으킬만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요즘 세대들에겐 무슨 의미인가 하겠지만 70년대를 살아온 세대들 중에는 소회가 남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오늘 오랜만에 한 지인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모임 자제 요청도 있고 하여 답답하던 차에 약속장소로 나갔다. 카페에서 만났으나 한동안 맹위를 떨치던 추위도 한풀 꺾인 탓에 커피 한 잔씩을 들고 야외에 자리를 잡았다. 오랜만에 만났던 터라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뜬금없이 “옛날엔 살기가 참 좋았었는데”라며 먼 곳을 응시하며 회상에 잠긴 듯 한참을 침묵한다.
나도 가만히 기다렸다. 그 지인이 말하는 옛날이 어느 특정한 시기인지도 모르겠고 그 사람과 나와는 살아온 환경과 지역 등 모든 게 달랐던 탓에 “옛날이 좋긴 뭐가 좋아!”라고 퉁명스럽게 한마디 던지자 요즘에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냐며 넋두리다. 그 사람의 얘기는 이랬다.
몇 일 전 한 지인으로부터 부고 소식을 들었단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깐의 고민도 없이 참석은 할 필요가 없다는 말과 함께 은행 계좌번호만 문자로 남겨 주더라는 것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몇 건의 경조사 소식을 들었음에도 요즘 세태에 비추어 불참해도 전혀 이상할 리 없어 편할 수도 있었다 싶었는데 이 친구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듯 사상 유래가 없었던 이번 코로나 사태는 우리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어떤 사람은 해마다 외국에 사는 딸네 집에 가는 걸 즐거움으로 알고 살았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고 또 어떤 이는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 한번 해보자고 몇 년째 계를 들어 준비했다가 기약도 없이 미뤄졌다. 많은 사람들의 계획과 꿈들을 흔들어 놓은 것이다.
새해가 밝았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희망과 계획을 이야기할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전 국민들의 인내와 노력으로 언젠가는 이러한 사태가 지나갈 것이다. 이즈음에서 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자세로 나만의 유신을 꿈꾸어본다. 과거 정치사에 있었던 정치 권력자들의 권력의 도구로서의 혁신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각자의 마음으로부터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유신(維新)이란 정치를 포함한 모든 제도를 종래와는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르게 혁명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시경에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받은 천명은 오히려 새롭다’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주공이 문왕의 덕을 추념하고 하늘의 천명을 받았으나 그 받은 명을 유지함이 쉽지 않다는 것을 성왕에게 훈계하는 내용이다.
고전 대학(大學)에서 인용한 바에 따르면 주나라는 후직이 봉함을 받은 이후에 문왕에 이르기까지 천여 년이 지난 오랜 나라였지만 문왕이 자신의 덕을 밝게 하고 그것으로 백성들을 새롭게 하여 정치 교화가 날로 새로워짐으로 비로소 하늘의 명을 받아 천하를 차지하게 된 점을 들어 신민(백성을 새롭게 함)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훗날 일본의 ‘명치 유신’이나 우리나라의 ‘10월 유신’ 등은 정치적으로 악용되어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 이용됐다. 지난 일여 년을 보내면서 그리고 지금의 진행 상황을 보더라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우리들의 삶이 지난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나 일반사회 구성원 모두가 명덕(明德)의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무장하여 새로운 21세기의 유신(維新)을 기대해본다.
김종훈 dadamcly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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