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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기 위해서는 먼저 일어서야 한다[행복한 동행] 나탈리아
카자흐스탄에서 온 약국아줌마
나탈리아 결혼이주여성·횡성 | 승인 2012.02.22|(0호)

실수할 때마다 머리카락 한 올씩 …

약이름 잘못 치고, 손님이름 틀리고 “이를 어째…”


▲ 나탈리아 결혼이주여성·횡성
 저는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나탈리아입니다. 시집와서 애들 키우느라 직장 다닌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횡성여성농업인센터 선생님들 소개로 작년 9월부터 약국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약국에 출근할 때는 실수 하지 않을까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애들 걱정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남편이 많이 도와주고 주위에서 다른 분들이 도와주셔서 힘들지 않고 기분 좋게 배우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잘 못해서 손님들이 와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마음이 바빠서 손은 자기 마음대로 가고, 머리는 손님 생각해서 글씨도 틀리고 땀이 많이 났습니다.  그래도 약사님이 많이 참고 가르쳐 주셔서 이제는 처음보다는 조금 나아졌다고 혼자서는 생각하고 있는데, 약사님 생각은 어떨지 잘 모르겠네요.

 지금도 장날이 오면 긴장이 되곤 한답니다. 장날이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장 보시고 병원도 다녀오시고 하셔서 다른 날보다도 손님이 많이 오셔서 마음이 벌써 바빠 버립니다. 생각하고는 달리 약 이름도 잘못 치고, 손님 이름도 틀리고. 오 마이 갓~~~ㅋ  

 처음 일할 때 큰 사고를 쳤어요. 처방전을 컴퓨터에 입력할 때 안과, 치과 같은 처방전 번호를 잘못 입력했어요. 번호를 다 써야 하는데 줄여서 뒷부분만 썼어요. 모르고 계속 실수를 해서 한 달이 됐어요. 나중에 다 고쳐놨지만 또 고쳐야 되는 거예요.  

  할머니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옛날 말이라 잘 못 알아듣고, 고등학생들이 너무 빨리 얘기하면 그것도 잘 못 알아들어요. 전화가 올 때 약사님이 “전화 받아” 이러면 못 알아들을까 봐 마음이 떨립니다. 

 그래서 약사님이 “실수 한 번 할 때마다 머리카락 한 개씩 뽑는다”라고 이야기 했어요. 내 머리카락은 조금밖에 안 남고 약사님은 머리가 하얗게 세고 있답니다.(웃음) 그래도 약국 일이 너무 재미있고 제 맘에는 딱 맞는 거 같아요.

 이제는 잘하려고 노력해서 실수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배울 게 많이 있어요.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글 중에 이런 게 있어요. “ 날기 위해서는 먼저 일어서고, 걷고 달리고 오르는 것을 배워야 한단다. 곧바로 날 수는 없으니까.”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처럼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 나탈리아(30세): 두 자녀의 엄마로 남편과 알콩달콩 살고있는 결혼 7년 차 카자흐스탄 여성. 횡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다문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미용강사 활동을 하다가 작년 가을부터 약국에서 일하고 있다.


나탈리아 결혼이주여성·횡성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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