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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사랑방] 와신상담(臥薪嘗膽)
김종훈 | 승인 2021.02.10 15:44|(217호)
김종훈 _ 명리학자 / 한국역리학회 중앙학술위원

와신상담(臥薪嘗膽)

와신상담(臥薪嘗膽). 이 말은 춘추전국시대 오월춘추에서 유래했던 말인데 직역하면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매일 맛보며 훗날을 기약한다는 것인데 후대에 와서 많이 인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오나라 왕 부차와 월나라 왕 구천이 각각 전쟁에서 패하면서 치욕적인 설욕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말이다.

요즘 들어 와신상담(臥薪嘗膽) 또는 절치부심(切齒腐心)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작금의 코로나 사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일생을 살면서 한번 혹은 몇 번에 걸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려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써본다.

“너 자신을 알라” 고 말했던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어릴 적 일화 중 일부이다.

소크라테스의 어머니는 산파였고 아버지는 석공이었다. 자연히 소크라테스는 어릴 때부터 아기가 태어나는 것과 멋진 조각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자주 보았다.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막 태어난 아기를 보며 신기해했고 아버지 일터에 가서는 금방이라도 울부짖을듯한 사자를 보며 놀라워했다.

어느 날 소크라테스는 아버지의 일터를 찾았다. “아버지! 참 이상해요. 어떻게 어머니는 이웃집 아주머니네 가서 그렇게 예쁜 아기를 만들어 낼까요? 없던 아기가 갑자기 생기잖아요?” 아버지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니란다 애야. 아기는 갑자기 그냥 생긴 게 아니란다. 이미 아주머니 배 속에 있어서 다 자란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답답하다고 우는 소리를 듣고는 아이가 이 세상으로 잘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뿐이야.”

어린 소크라테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또 묻는다.

“아버지는 어떻게 사자며 여신상을 만들어 내나요? 그저 거칠고 흉한 돌덩어리로 어떻게 아름다운 여신상이며 용감한 사자를 만들어 내냐구요?”

“사자도 여신상도 돌덩어리 속에 살아있단다. 내가 멋진 갈기가 휘날리는 사자를 조각하려고 돌덩어리를 갖다 놓으면 돌 속에서 사자는 울부짖는다. 돌 속에서 답답하다고 자기를 자유롭게 해달라고. 나는 그 사자의 외침을 따라 그를 가둔 돌덩어리를 깬단다. 그를 자유롭게 해주려고 애쓰는 거야. 그러면 흉한 돌덩어리 속에 갇힌 사자가 제모습을 드러내는 거란다.”

어제도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어느 공기업에 취직하려고 오랫동안 준비해 왔는데 작년부터 코로나 사태 때문에 그 공기업의 사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신규사원 모집 자체가 없어졌어요. 올해는 어떨까요?” 하고 묻는다.

이럴 때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이 상황은 개인의 역량을 넘어선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라도 주변 환경의 필요에 의해서 쓰임이 있어야 재능을 발휘할 텐데 즉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 일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만들어지고 그 터전 위에서 마음껏 재능을 펼치는 것이다.

몇 년에 걸쳐 마음을 졸이며 자식 뒷바라지에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터라 “조금만 더 기다려라. 올해가 가기 전에 좋은 소식이 있겠다.”며 위로랍시고 몇 마디 건냈지만 초조와 불안한 심정이 목소리에 그대로 담겨져 전해옴에 나도 다소 불편한 심경으로 전화를 끊었었다.

요즘의 이 사태도 언젠가는 끝나고 우산장사 비를 만나듯, 돌덩이 속의 사자가 갈기를 치켜세우고 포효하며 튀어나오는 듯한 날이 올 것이다. 그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와신상담(臥薪嘗膽). 인내하고 기다릴 수밖에...

김종훈  dadamcly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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