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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 오 면
봄의 전령은 출발선에서 자리를 내어줄 겨울을 기다리면서 바톤터치 준비에 온기 가득한 숨을 몰아쉬면서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겨울은 아직도 버티면서 자기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 없는가보다. 멍 때리는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보니 누군가 시집을 가는가보다. 검은 가지위로 목화솜처럼 생긴 보송보송한 눈이 켭켭히 쌓여가는 틈새로 영롱한 아침햇살이 물을 잔뜩 머금은 채 빛을 쏟아내고 있다. 쳐다만 보는 눈 속엔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겨울이면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이 온다.
창밖 마주 편에는 제설차량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올라가고 있다.
올해는 한파까지 동반하여 금세 얼어붙어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집 앞에 쌓여가는 눈을 치울 생각에 정신을 차려본다. 이때 이웃 아저씨들이 서까래를 들고 우리 집까지 눈을 치우면서 올라오신다.
입을 가린 마스크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고마움에 따스한 차 한 잔을 준비한다는 생각에 몸이 바쁘다.
코로나로 인해 차 한 잔 대접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서로 서로가 멀리 하는 것이 상식이 되어버린 일상이다.
눈만 내 놓은 채 살아 온지도 1년을 넘어서고 있다.
평범한 일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때, 재야의 종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이승에서 소풍을 끝내고 외롭고 쓸쓸하게 홀로 무지개다리를 건너 가셨다.
요양병원에 계셔서 자주 보지도 못하고, 임종도 볼 수 없었다.
따스한 봄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무엇이 바쁘셨기에 봄이 오기 전에 떠나셨다.
펑펑 쏟아지는 눈도 따스한 차 한 잔의 온기로 날려 보내고, 모처럼 사람의 목소리가 봄을 재촉하면서 정금골 고개를 넘어 걸음마를 떼는 어린애 마냥 느리게 오고 있는 발자국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제는 모든 것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봄을 기다려본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오늘처럼 간절히 느껴지는 날이기도 하다.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나 신지도 보름이 지났다.
엄마를 보내면서 나의 가슴 중앙에 얼음기둥이 자리를 잡고 있다.
화살촉처럼 빠른 걸음으로 봄과 바톤터치를 끝내고 기다리는 따스한 봄이 오면, 얼음기둥도 녹아내리길 바라면서 겨울이 문턱을 넘어 봄의 마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오늘이다.
살아생전 엄마도 병동 커튼 너머로 창밖을 보면서 따스한 봄이 오면 온다는 자식들 얼굴 그리면서 파릇파릇 피어나는 봄을 기다리시다가, 먼저 봄을 찾아 길을 떠나셨을 것이다.
지금쯤 엄마가 계신 곳은 벌써 봄이 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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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수 연
수필가 , 문학미디어 수필 등단 . 문학 미디어 회원,횡성시낭송예술원 회원2020년 수필집 『별을 바라보면서』 출간 |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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