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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패배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21.04.26 18:29|(221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현 정권이 지켜야 할 가장 큰 약속은 서민의 살림살이 임에도 기득권세력의 부패를 정당화한 것이 이번 선거 패배의 본질이다

대선의 전초전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재보궐 선거는 맥없이 ‘국민의 힘’의 승리로 끝났다. 여당은 내심 서울에서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정권 심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여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여당이 못했기 때문에’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각 당은 자 당 중심적인 해석으로 대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 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사퇴와 ‘국민의 당’과의 합당 문제, 차기 당권 혹은 대선 구도를 둘러싼 긴장감 등으로 어수선한 상태이다. 선거에 패배한 여당은 대통령이 새 국무총리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발탁하며 국민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원내대표 선출에서는 ‘중단 없는 개혁’을 내세우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친문의 윤호중 의원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선택함으로써 기존 노선의 고수를 선택했다. 이러한 입장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소위 ‘친문 지도부’의 재구성으로 마감될 것이다. 내각과 청와대는 쇄신을 강조했지만 대통령 임기 말이라는 특성상 이들의 운신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여당 지도부는 지난 선거 압승의 배경이었던 ‘촛불 세력 대 적폐 세력’이라는 이분법으로 이제는 허울만 남은 개혁으로 이번 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국민의 힘’의 승리가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패배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시장의 경우 기권 42%, 오세훈 33%, 박영선 22%로 기권표의 승리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투표율이 높지 않은 재보궐 선거의 특성도 있겠지만 대선 전초전이라며 판을 키웠던 점에서 볼 때 초라한 성적표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선거가 실시된 원인인 성 문제와 부동산 문제가 주요 정책 의제로 채택되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 모두 부동산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토건 산업 중심의 공약을 내세웠다. 후보들의 정책 차이가 없다 보니 상대방의 네거티브 말고는 할 말이 없는 선거였다.

그렇다 보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선거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지난 총선 이후 역대 최저점을 찍으며 달려왔고 선거의 원인 제공자가 여당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다.

촛불의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와 여당은 많은 약속을 했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단축 등을 약속했었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헬조선이라며 분노했던 이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한 이유였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첫해를 제외하고 최저임금은 인상은 정체 되어졌고 노동시간 단축도 지켜지지 않았다. 조국 사태는 이 사회가 얼마나 공정하지 않은 지 잘 보여줬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집값은 역대 최대치로 올라 보통 사람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빚투’,‘영끌’이라는 말이 유행하며 빚을 내어 집을 사고 주식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언론에서도 연일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며 이를 독려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정상적인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물 건너갔다는 상황 인식이 이런 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가 지켜야 할 가장 큰 약속은 살림살이 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들의 권력을 강화시켜 줄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만이 살길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더 크게 해먹었는데 이 정도 쯤이야’하며 그들의 부패를 정당화한 것이 이번 선거 패배의 본질이다.

오세훈 시장의 내곡동 비리 의혹의 경우 위법 여부와 상관없이 임기 중 자기 가족에게 이득이 되는 개발을 지휘한 것이 부패 의혹의 초점이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서 보여지 듯 위법만 아니라면 비도덕적인 것도 감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이미 여당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면 자신들에게도 화살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생태탕 공방에만 매달렸던 것이다.

이러함에도 여당이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는 것은 내심 ‘국민의 힘’의 실수(?)를 바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힘’ 후보들은 고전 중이다. ‘국민의 당’과의 합당 문제도, 윤석열 영업 문제도 친박계 등 당내 계파들의 관계를 볼 때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여당의 실패로 승리했듯, 다음 대선에서는 이들의 오판으로 승리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국민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 정책이 중심이고 그 실현 의지를 가지고 선거에서 평가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럴 의지는 없는 듯하다. 소수 정당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양당은 자신들만의 리그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다음 선거가 정책이 없는 속에서 네거티브에 집중하는 선거가 될지 벌써부터 두려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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