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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의 아이들] “왜 숲유치원이 늘고 있을까요? 시대가 원하기 때문입니다”[인터뷰] 수백초등학교병설유치원(숲유치원) 허자 선생님
이창조 기자 | 승인 2013.12.30|(0호)

콘크리트 건물 안에 ‘가두는’ 교육 대신, 숲과 자연 속에서 맘껏 뛰노는 교육을 실천하자는 취지의 ‘숲유치원’이 횡성에서 운영된 지 2년이 지났다.

횡성 유일의 공립 ‘숲유치원’인 공근면 수백초등학교병설유치원의 허자 선생님은 근무시한이 끝나 내년에는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된다.

교사의 의지와 열정도 중요하지만 횡성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횡성이라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허자  선생님을 통해 숲유치원을 돌아봤다.                                                                  <편집자 주>

 

 


 

 

 

 

 

 

▶ 지난 2년간 숲유치원을 운영하면서 느낀 보람이 있다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엔 늘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듯 고민이 많았습니다. 공립형 숲유치원은 선례가 없었기에 부담이 됐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연구도 하고 여기저기 행사도 찾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백유치원에 적합한 새로운 모형을 만들 수 있었고 결과는 생각보다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교직에 몸담은 지 25년이 넘지만 학부모, 지역사회,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가 하나가 되어, 이처럼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사명감을 크게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 왜 아이들에게 숲유치원이 필요합니까. 
 
유럽의 독일, 스웨덴, 스위스 등에서 시작되어 일본과 한국에서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기자가 줄을 서는 등 숲유치원이 늘고 있습니다. 유아기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기억하게 하고 그렇게 닮도록 하려는 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인 것 같습니다. 눈으로 확인하고 만지고 느끼며 오감을 통해 몸으로 배우는 것을 유아기에 경험하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그것을 숲유치원을 통해 배우고 익힐 수 있습니다. 
 
숲은 오히려 교실보다 안전사고가 훨씬 작고, 형·아우들과 함께 놀이를 만들고 이어나가다보면 저절로 창의성을 키우고 인성교육이 이루어집니다. 더욱이 자연은 아이들에게 충분한 배움을 주는 놀이도구들입니다.

환경호르몬이 배출되는 장난감이나 싸움이 난무하는 게임, 인터넷의 ‘나홀로 놀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 장소입니다. 그 과정에 교사의 지원, 관찰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교육이 될 것입니다. 
 
뚝심, 호기심, 끈기, 성실성, 자제력, 낙관적인 성격 같은 것은 몸으로 습득하는 하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요. 4~5세에 길러진 아이들의 자제력은 학교폭력의 근원적인 해결과 자기주도적인 학습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 숲유치원을 운영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합니까. 
 
숲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야 하고 지속성이 있어야 합니다. 1년에 한두 차례 숲에 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또 숲의 식생이 다양하고 물과 숲, 평지 등이 적당히 배치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을 이해하고 배우고 놀이의 연계성을 알고 관찰하기에는 ‘아지트’와 같은 전용 숲이 필요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지역과 학부모의 관심이 함께 한다면 시너지효과는 배가 될 것입니다. 그 밖에도 인력지원, 업무부담, 학급당 인원조정 등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 아이들에게 숲은 최고의 놀이공간이다. 비료포대를 타고 신나게 눈썰매를 즐기는 아이


▶ 횡성 관내의 다른 유치원에서도 숲유치원을 운영할 수가 있을까요.
 
당연합니다,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는 모두 가능합니다.

 

 
▶ 숲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작년에 수백에서 숲유치원이 시작되어 입소문이 나면서 여러 곳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특수 유아 자녀를 둔 부모님들도 6~7분 방문하셨습니다.

특수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저로서는 무척 난감했고, 결국 2명의 특수아동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부모들의 간절함이 아프게 기억으로 남습니다.

앞으로 특수유아 분야의 지원도 꼭 따라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숲은 아이들의 몸·마음·영혼이 함께 건강해질 수 있는 너무 좋은 교육이지만, 교사혼자의 역량으로 끌고 가기에는 체력적으로나 업무적으로 무척 어려움이 따릅니다.

다행히 저에겐 지역과 학교, 특히 이문환 교장선생님의 전폭적인 도움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하려면 제도적인 지원이 따라야 합니다. 
 
산림청에서는 생애 전주기에 걸친 숲과 관련한 사업을 시작하고 있고, 숲유치원협회(회장 임재택 부산대유아교육과교수)도 전국에서 지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교육부와 손잡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공동교육과정인 누리과정과의 연계도 모색해 나간다면 공립 유치원에서도 신명나는 숲유치원 교육이 진행될 것입니다. 저 또한 더 이상 ‘고독함’을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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