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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칼럼] 횡성지역 군용기 피해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21.06.06|(223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항공기소음은 항공기가 운행하지 않는 이상 피해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블랙이글스의 해체‧이전으로 전투기 증가 가능성,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항공기의 환경문제를 외면한 국제공항 발상 등 우리의 후손들이 이용할 횡성의 미래를 고민해야

 

소음은 그 정도에 따라 인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청력장애, 난청 현상 등은 물론 극심한 스트레스도 받게 된다. 최근 미국 보스턴 대학의 연구팀이 5년여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소음이 혈압 상승을 유발해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낮 동안의 주변 소음이 10dB(데시벨) 올라갈 때마다 경도인지장애 위험은 36%, 치매 위험은 29%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해 살인까지 나는 세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음이 생활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는지 잘 알 수 있다. 청각이 더 발달한 동물의 경우에는 더 많은 피해를 주는 등 소음의 피해가 많은 부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는 각종 소음 관련 규제 조항들을 만들고 소음을 규제하고 있다.

항공기의 소음도 피해를 주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다른 환경소음에 비해 피해범위가 넓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항공기가 운행하지 않는 이상 피해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보니 국가 정책이나 안보상의 이유로 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곳 횡성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소음 피해 대책을 이런 저런 이유를 대가며 묵살해 왔다. 지난 2019년 횡성군이 용역을 줘서 조사한 소음피해조사 결과에 의하면 소음피해 구역은 횡성읍 면적의 39.5%에 이르는 28.6㎢, 소음피해 거주 지역 인구는 13,000여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횡성읍 인구의 2/3가 일상적으로 항공기의 소음 피해에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해결책 없이 50여년을 지내온 것이다. 소음 피해 해결을 촉구하는 계속적인 문제 제기에 따라 정부에서도 문제의식을 느껴 올해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 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며 일부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쥐꼬리만 한 보상으로 현재의 소음을 감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횡성군용기소음피해대책위’에서는 소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공군의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전투력과 무관한 에어쇼를 위한 비행팀이므로 해체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주의 제8전투비행단에는 블랙이글스 외에 다른 전투 비행단이 주둔하고 있고 이들도 항공기 소음의 주범 중 하나이다. 빈도가 낮긴 하지만 민간 항공기도 이착륙 시 많은 소음을 낸다. 물론 ‘횡성군용기소음피해대책위’의 주장은 상징적인 면에서 블랙이글스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좋은 주장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공군에서 블랙이글스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전투비행단이 차지한다면 투쟁의 지점을 잃게 될 수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 개인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항공기에 의한 피해 전체로 눈을 돌려야 한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원창묵 원주시장은 원주공항을 국제공항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개 시군이 보유한 천혜의 관광지를 바탕으로 강원도 전체가 공동 발전할 수 있다는 장밋빛 환상을 들이밀고 있다. 이미 양양공항이 존재하고 원주 전철의 횡성까지 연장 논의가 있는 상황에서 원주시, 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횡성군은 고통을 감수하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공항 규모를 키우면 당연히 소음 피해도 늘어난다.

문제는 소음만이 아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하지만 이전까지 유럽에서는 ‘창피한 비행기 여행’ 운동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비행기를 타면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이를 자제하자는 것이다. 유럽환경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행기를 탄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85g으로 자동차의 약 3배, 기차의 약 20배에 달한다고 한다. 전 세계 민간 항공기의 운항으로 연간 약 8억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를 차지하는 양이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현재 기후 위기의 주범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절대 과제가 되어 있는 현재 국제 공항을 만들어 더 많은 여행 수요를 창출하고자 하는 주장은 결국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지구를 망치자는 것이다.

미국 인디언의 속담에 ‘지구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후손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후손들이 이용할 횡성의 미래는 어때야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답은 당연히 비행단 전체의 해체가 되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지금 문제의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상상을 할 때이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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