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협의회 “관광에 그친 측면 있지만 제도 폐지 이해 못해” 반발
횡성은 모두 175개의 마을(里)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마을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이들이 이장(里長)이다. 이장들은 ‘행정의 최일선’으로 불리며 사실상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대리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기에, 행정기관은 해마다 이장들을 직·간접적으로 ‘대우’하는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올해 ‘이반장 활동지원’ 사업으로 편성된 횡성군의 당초예산은 7695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840만원이 줄었다.
지난해에 비해 1/3이상 사업비가 줄어든 이유는 ‘모범이장 해외선진문화 기행’ 예산을 없앴기 때문이다. 지난해 횡성군은 40명의 이장에게 해외선진문화기행으로 44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었다.
횡성군 관계자는 “그동안 이장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해외연수를 진행해 왔는데, 강원도의 감사지적에 따라 올해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2013년 횡성군에 대한 종합감사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수행과 연관성이 없는 선심성 국외여행”이라는 이유로, 해외연수 관련 예산편성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이장 ㄱ씨(공근면)는 “이장들의 해외연수를 선심성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ㄱ이장은 “이장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마땅히 대우를 해줘야 하는데, 선거를 앞둔 시기라는 이유로 예산을 없애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의식한 예산편성이라는 시각은 ㄱ이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가 끝나면 추경예산을 편성해 이장들의 해외연수사업을 재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ㄱ이장의 반발은 이장들의 ‘하는 일’들을 들여다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2010년까지 3년간 이장을 맡았던 ㄴ씨(갑천면)도 “행정에서 필요한 일을 모두 이장한테 시켜먹는 거에 비하면 이장에 대한 처우는 약소하다”고 말했다.
관의 행정사항을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주민들의 신청을 모아 행정기관에 전달하는 일도, 그리고 각종 조사활동도 모두 이장의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0급 공무원”이라는 자조적인 표현까지 등장하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매월 20만원씩의 ‘이장 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인건비는커녕 경비를 충당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횡성군이장협의회 권용준 회장은 “그동안의 해외연수가 ‘관광’에 그쳤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해외연수 자체를 없애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른 민간기관이나 공무원,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지원하는 것과도 형평에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권 이장은 “중앙(정치)이 안 변한다면 이장부터 변하고 마을을 변화시켜낼 수도 있는 것”이라며 “(행정)최일선의 이장들이 해외에서 풀뿌리민주주의의 기초를 견학하는 등, 프로그램의 내용변화를 통해 연수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장활동에 대한 ‘보상적’ 차원의 예산편성을 두고 엇갈린 시각이 존재하는 한편, 근본적으로는 이장을 수족처럼 부리는 행정기관의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즉,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은 공무원에게 되돌려주고, 이장들은 ‘마을의 대표’에 걸맞은 역할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