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정구용 상지대 명예교수가 횡성문화재단 제3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대학과 정부에서 일했던 평생의 경험과 지식을 횡성문화재단에 쏟아 횡성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겠다는 그를 만나 횡성문화재단 의 개혁과 발전 방향 그리고 횡성한우와 횡성한우축제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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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소감은?
“상당히 가볍게 시작했는데 중압감과 위중함을 느끼고 있다. 점점 심각해지는 코로나 상황도 그렇고 신생인 횡성문화재단을 어떻게 성숙한 문화재단으로 만들 수 있을지 걱정과 고민이 많다. 특히 최근 채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들이 나오면서 문화재단을 메뉴얼화 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직원들하고 깊게 얘기를 나누고 또 외부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서 문제가 됐던 부분들을 확실하게 개선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화 비전문가가 재단 이사장으로 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그런 소리를 들었다. 이사들도 축제 위원들로 구성돼 있는데 그게 무슨 문화재단이냐는 소리들이었다. 사실 내 처도 예술인이다. 기악을 했고 독일로 함께 유학을 가서 바그너 음악당에서 공부를 했다. 나 또한 베를린과 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유럽과 독일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런 면에서 내가 문화에 대해 문외한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군수님이 각 면의 축제 위원장들을 재단이사로 구성한 것은 지금처럼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우축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알게 해 각 면별 축제의 경제적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렇게 구성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여러 비판의 소리도 있지만 그런 면에서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취임 이후 어떤 일을 했나?
“최근 재단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장 먼저 재단의 내부규정이나 정관을 살펴봤다. 대학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규정과 법을 알고 있어야 일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고 불미스러운 일도 방지할 수 있다.
문화재단의 중장기 발전계획도 살펴봤다. 다행히 작년에 문화재단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는데 그것을 보니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발전계획 속에 많이 들어 있었다.
중장기 발전계획 중 ‘군민 문화권’ 실현과 관련해서는 문화권 실현에 대한 내용으로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관련해서는 ‘풀뿌리 동아리’를 활성화시킬 생각이다. 지역의 기업이나 군, 아니면 정부의 도움을 받아 지역에 있는 유휴공간을 공유가치의 개념으로 제공받아 그것을 개조해 문화예술의 새싹들이 문화예술을 교육받고 실습과 경험을 하고 또 중장년층들이 그곳에서 삶을 향유하는 공간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내년도에는 예산을 투입해 읍·면별로 적극적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관광 진흥에 대한 부분은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군정의 최고 책임자인 군수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여 소비자들을 가까이 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소비자 단체가 13곳이 있는데 나는 그중 YWCA,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소시모 이 세 곳과는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소비자 단체와 연계해서 우리 지역을 소개하고 먹거리를 알리는 것을 추진하고 싶다.
올해 횡성한우축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하려 한다.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히 조합하고 한 곳에서만 한우 축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읍·면별로 유휴 공간을 활용해 분산 진행했으면 한다. 약점은 소비자들이 그곳을 알고 찾아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역에서는 코로나 확산을 미연에 차단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점점 위중해지고 있어 계획대로 될지 우려된다.
횡성한우축제와 관련해서는 콘텐츠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올해 한우축제는 문체부의 심사를 받게 되는데 콘텐츠가 가장 점수가 높다. 구체적인 콘텐츠 내용은 직원들과 조율해 알차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채워 볼까 한다. ”
-그동안 ‘한우축제 만을 위한 재단’‘지역문화 창달에는 소홀한 문화재단’이라는 비판들을 꾸준히 받아왔다. 어떻게 개선하고 이전 문화재단 활동과 차별화할 것인가?
“우선 문화예술 사업에 올해 1억6천만 원 정도 예산이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3년 이상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공연한 24개 단체에 400여만 원씩을 지원했다. 활동 기간이 1년 정도 된 동아리 수준의 16개 단체에도 250여만 원씩을 지원했다. 이런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역량이 부족한 단체에도 지원을 했다는 등 여러 소리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우리는 골고루 혜택을 줄 수밖에 없었다. 또 지원 단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단체 주소와 대표자 주소가 다 횡성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너무 과한 것 같다는 소리가 나와 단체주소는 횡성이어도 대표자 주소는 다른 곳도 가능하게 했다. 1억 6천만 원으로 많은 단체를 지원하다 보니 충분하지 못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좀 더 늘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횡성한우축제와 관련해 한우축제가 다른 축제와 상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한우산업을 보면 딜레마에 빠진 부분이 있다. 그동안 너무 경제적 가치만을 생각하다 보니 이웃 주민과의 공유가치를 공유하지 못해 한우산업과 축산농가에 대해 배타적인 생각들이 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한우축제는 다른 축제와 상생해야 하는 것이 꼭 필요하고 토마토, 더덕, 찐빵 축제도 문체부 축제로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동시에 한우축제에 대한 전문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횡성한우축제의 콘텐츠와 철학적으로 지속가능한 축제로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
- 횡성의 지역 문화는 무엇이고 어떻게 육성할 생각인가?
“원주는 일터로서 중요성이 있고 횡성은 주민들의 삶터와 외부인들의 쉼터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보고 즐길 거리가 일정한 기간 내에만 있어서는 안 되고 항시적으로 있어야 한다. 또 군민들이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예로 독일은 일터로서의 중요성이 있고 스위스는 삶터와 쉼터로서의 역할을 갖고 있다. 스위스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환경이 깨끗하고 주민들이 그 것을 유지하려는 정신이 강하기 때문이다. 횡성군민들이 이런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횡성군의 정책들이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이 꽃이 피는 횡성으로 변모 발전한다면 일은 원주에서 하더라도 삶과 쉼은 횡성에 와서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 공유가치와 삶터로서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극복해야 할 과제는 횡성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특수성 즉 응집성이다. 우리 자신이 힘이 없을 때는 응집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횡성은 KTX역만 두 군데나 있는 개방된 도시다. 작은 도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에서의 응집된 힘은 응집된 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외부의 좋은 사례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키울 수 있는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포용력을 가져야만 횡성의 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 ”
- 공유가치의 중요성을 말했는데 횡성의 취약점은 배타성이 강하고 공유가치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유 가치의 확산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횡성한우는 군민과 함께 가야 한다, 어떤 산업도 군민과 함께 가지 않으면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우축제에서 공유가치를 확산시키는 부분에서 대해서는 아직 자문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공유가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횡성한우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어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분들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라도 줄 방법이 있을까를 재단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공유 개념이 없으면 소외계층들은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진정한 지역문화축제의 개념이 탈색되게 된다.”
-언제까지 신생 문화재단이라는 핑계를 댈 것인가, 문화재단이 개선해야 할 점과 개선 일정은
“직원 채용이나 승진, 사업 선정 등에서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메뉴얼이 부족했다.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객관적이고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메뉴얼을 만들어 가겠다.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 일정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문화재단이 진정으로 군민의 품속으로 들어가서 사랑을 받는 재단으로 만들고 싶다.
김구 선생이 ‘나라를 잃었을 때는 나라를 찾는 것이 최우선이요, 두 번째로 우리나라가 문화의 강국이 되는 게 내 꿈이자 소망이다’ 하셨다. 나도 우리 횡성의 문화와 예술이 미래를 향해 가야하고 문화재단이 거기에 일조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내가 대학과 정부 일을 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문화재단을 하면서 다 쏟아 최종적인 꽃을 문화재단에서 피울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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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끝내며 정 이사장에게 “횡성한우축제는 먹거리 축제인가 문화 축제인가?”를 물었다. 그는 “문화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횡성한우축제는 경제적 가치로만 생각해 철학이 없었다. 이제는 철학을 가져야 할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며 “그 철학은 공유철학이고 헌신 철학”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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