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활쏘기의 맛을 보고 있는 학생들. 양쪽 끝의 국궁지도 선생님들이 자세지도를 하고 있다. |
<백설공주>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면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백설공주는 무단으로 난장이의 집에 침입(주거침입)했고, 함부로 음식을 먹고 잠을 자는 등(무단취식), 현대 법률의 시각에서 보자면 엄연한 범죄자다.
한편, 백설공주를 해치려했던 왕비는 ‘당연히’ 악인이었을까. 왕비는 자신이 백설공주보다 못났다는 열등감 때문에 ‘자격지심’이라는 병을 지독하게 앓았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왕비는 치료가 불가능한 ‘악인’이라기보다는 치료가 필요했던 ‘환자’라고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익히 아는 사실이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석하고 토론하는 일을 우리 아이들에게 맡겨보면 어떨까. 지난 16일부터 2박3일간 둔내면 영랑리 주천강친환경체험학교(옛 영호분교 자리)에서 열린 ‘겨울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백설공주>에 대한 토론을 벌여봤다. 열띤 토론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한 학생이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이해 못할 게 없는 것 같아요(신지호),” 그리고, 거기에 의견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잇따랐다.
결론이 어찌 됐든 놀라운 것은 학생들 스스로의 평가였다. 전체 캠프일정을 마친 뒤, 여러 학생들은 “독서토론이 제일 인상적이고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홍경표 학생(우천중 1년)은 “모두가 잘 참여하고 집중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신지호 학생(우천중 2년)은 “각자 자기 생각을 잘 말했다”고 평가했다.
배서연 학생(우천중 2년)도 “서로의 관점을 나눠 토론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장주영 선생님은 “아이들이 토론을 잘해서 놀랐다”며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고 참여했다”고 밝혔다. 혹이라도 ‘아이들은 토론시간을 재미없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해인 듯하다.
이 겨울캠프에는 ‘고른기회 배움터’(배움터, 이사장 최근환)가 각 면 단위에서 운영하는 공부방 소속 학생들 가운데 둔내, 안흥, 우천 지역의 중학생 13명이 참여했다. 배움터는 둔내, 안흥, 우천, 서원, 강림면 등 다섯 지역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업이 없는 겨울방학 동안의 특별프로그램으로 겨울캠프를 마련했다.
2박3일간의 일정 동안 진행된 국궁(활쏘기) 체험, 전통요리 만들기, 비닐 위에 그림그리기, 토기 굽기, 팀 대항 퀴즈풀이, 신문 만들기, 야외 전통놀이 즐기기와 안방 게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백설공주>를 소재로 한 ‘독서토론’도 그중의 한 프로그램이었다.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한결같이 “재밌었다”며 매우 만족스러워 하는 반응이다.
차정익 학생(둔내중 2년)은 “방학이라 쉬러 왔는데, 팀별로 팀워크를 쌓는 게 재밌었다”고 말했다. 정익 학생은 “다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는 평소에 못 보고 지냈기 때문에, 학교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며 “밤새 이야기하느라 이틀 동안 8시간밖에 잠을 안 잤는데, (캠프)일정이 너무 짧은 것 같다”는 불만(.)까지 털어놨다.
이태현 학생(우천중 2년)은 “궁금해서 참여하게 됐고, 여기(캠프)서는 직접 실습하고 뛰고 만들고 하니까 좋고,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캠프 마치고 돌아간 학생들, 남은 방학 어떻게 보낼지…
아이들마다 취향이 다르다 보니, 즐겼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요리 만드는 게 좋았다는 학생도 있고, 모둠으로 나눠 진행한 전통놀이가 제일 인상적이었다는 친구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남학생들은 대체로 ‘활쏘기’에 매력을 느낀 듯하다. 김충신(우천중 2년), 김영진(우천중 2년), 정호진(안흥중 1년) 학생 등은 입을 모아 ‘활쏘기’를 최고라며 치켜세웠다.
영진 학생은 “엄지손가락이 아팠지만 그래도 재밌었다”며 “(제가)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라는 자랑까지 덧붙였다. ‘도자기 굽기’ 프로그램을 으뜸으로 꼽은 이희찬(우천중 2년) 학생은 “불 피우는 게 좋아서”라는 알 듯 모를 듯 한 이유를 내놓기도 했다.
캠프에 참여한 선생님들도 학생들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이다. 도자기체험을 지도한 서성덕 선생님(강림면 거주)은 “아직 아이들이 성숙하거나 다듬어진 모습은 아니지만, 조금씩 서로가 마음을 나눠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고,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백선숙 선생님(강림면 거주)은 “참여한 아이들은 마음이 많이 열려있는 것 같고 잘 따라와 줬다”고 평했다. 백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이번 캠프엔 일부 아이들만 참여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캠프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아이들은 “방학 때 할 게 없어서”, “놀 곳이 없어서”, “재밌을 것 같아서”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제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이 새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남은 한달여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지 궁금하다.

▲ “어서 풀자!” 퀴즈대항전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참가자들 ▲ 만두를 직접 빚고 있는 학생들. 이날 점심은 만둣국이다.

▲ “넌 내가 그려주마” 비닐을 사이에 두고 모델과 화가가 나란히 서 있다. ▲ 야외에서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