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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천농원에서 생산하는 ‘방사 유정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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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기슭 아래를 오가는 명천농원의 닭들 |
산속에서 닭들이 노니는 곳, 서원면 금대리 1-6번지. 금대리 마을에서부터 비포장길을 3km 가까이 올라가 길이 끝나는 곳에 이르면 <명천농원>이라는 이름의 양계장이 있다. 말이 양계장이지, 이곳은 ‘산림방사(山林放飼)’, 문자 그대로 닭들을 산속에 놓아기르는 곳이다.
명천농원의 운영자인 조성배(44) 씨와 약속을 잡기까지는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해야 했다. 산속에 위치한 곳이다 보니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아 늦은 저녁시간에 집밖에서 작업 중인 조성배 씨와 유선전화로 겨우 연결될 수 있었다.
조성배 씨의 가족이 금대리에서 양계를 시작한 것은 벌써 20년 전이라고 한다. 지금은 1만 마리에서 2만 마리 규모로 닭을 키우고 있지만 많을 때는 2만5천 마리까지도 길렀다고 한다.
본래 조 씨의 가족은 서울에서 살았지만, 아버지 조우연 씨의 결심에 따라 어머니와 동생을 포함해 일가족 4명이 함께 횡성으로 이주했다. 아버지가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두 아들이 농원을 운영해나가고 있다.
조성배 씨에게 왜 ‘산림방사’라는 방법으로 닭을 기르는지 물었다.
“약(항생제, 호르몬제 등)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서요.” “케이지(cage, 우리)의 닭은 수용생활을 하는 겁니다. 닭들이 맘껏 햇빛을 보고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닭들도 먹기 싫을 때는 굶기도 하고, 알 낳는 게 힘들면 쉬기도 해야 합니다. 닭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런 닭의 유전자가 계란에도 들어갔을 거고, 그걸 우리들이 먹는 겁니다.”
명천농원의 달걀에는 ‘친환경인증’뿐 아니라, 농림수산식품부가 주는 ‘동물복지’ 인증도 있다. 동물복지 인증이란,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육될 수 있도록 권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양계의 세 가지 방식인 케이지사육, 평사(건물 안에 가두어 키우는 방식), 자연방사(산림방사) 중에 평사와 자연방사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기본조건이다.
그러나 조성배 씨는 ‘평사’도 ‘자연방사’에는 못 미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비오는 날, 닭들에게 비를 맞게 해보세요. 케이지나 평사에서 길러진 닭들은 견디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저희 닭들은 항상 비를 맞다보니 끄떡없습니다. 그만큼 강하게 크는 거죠.”
반면, 산에 풀어 키우는 조 씨의 닭들은 수율(알 낳는 비율)면에서는 뒤쳐진다고 한다. 케이지사육의 경우 수율이 95%라고 하면, 명천농원에서는 수율이 60%에 그친다는 것이다. “케이지의 닭들은 노력을 안 해도 항상 먹을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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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데 급급해서 결혼을 못했다며 웃는 조성배 씨는 배우자를 찾고 있다고 한다. |
닭 이야기를 떠나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팔팔한 20대에 아버지를 따라 외진 산골로 들어온 조성배 씨는 “경쟁이 치열한 환경(서울)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0대 때로 되돌아간다면 똑같은 선택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지난 20년의 시간이 힘들었기 때문이란다. 남들처럼 직장인생활을 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고 했다.
가끔 식구들과 외식하러 나가는 것을 빼면, 조 씨에게 특별한 여가생활은 없다고 한다. 사시사철 닭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말하는 것도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한다. 대인관계의 폭도 넓어 보이지 않았다.
조성배 씨는 “독불장군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서로가 ‘최고’라는 주장을 하다 보니까 다른 양계농가와 잘 융화를 못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엔 “각자가 자기의 방식을 택하는 것”이라는 게 조성배 씨의 생각이다. 조성배 씨는 “건강한 식품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저도 돈 벌고 소비자들도 건강한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15년 전부터 백화점으로 본격 출하를 시작한 명천농원의 달걀은 주로 수도권의 백화점으로 공급되고 있다. 횡성에서는 축협하나로마트가 유일한 판매처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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