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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긴 터널 속에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횡성 여성 교육의 산실인 대동여중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이성광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들에게는 열정을 학생들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교육철학과 학교와 지역에 대한 바람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 교사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중고등학교 시절 선생님 한 분의 영향이 컸다. 수학 선생님이었는데 굉장히 열정적으로 가르치셨고 우리를 잘 이해하시고 소통도 잘됐다. 그 선생님을 보면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 대학을 다니면서 교직 과목을 이수하고 1985년도 강원도 사립학교 임용고사에 응시해 합격했다. 합격한 후 대동여중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해 34년을 근무하고 있다. ”
- 학교장으로서 교육방향은
“학교장으로서 학교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저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수요자이고 학교의 선생님이나 직원들은 판매자라는 인식 속에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 교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선생님들이 갖고 아이들에게 교과나 인성, 안전 등 삶에 필요한 것을 가르쳐서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대동여중을 다니면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됐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학교장으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제자들을 키워 냈는데 예전 학생들과 요즘 학생들 간에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있다면.
“많이 달라졌다. 예전 아이들은 선생님이 지시하는 것은 그대로 따랐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자기 의견이 뚜렷하다. 자기가 생각한 것과 어긋나면 자기 생각을 얘기한다. 시대가 변했고 문화와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저는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동여중은 1949년 개교한 이래 횡성의 여성교육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대동여중을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예전에는 학교 수업을 하고 싶으면 하고 45분 수업이지만 30분만 수업하면서 아이들이 질문에 대해 잘 해결해 주지 못하는 선생님들이 계셨다. 그러한 것들을 지역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12년부터 강원도교육청에 교사 채용을 위탁해 공립학교와 동일한 기준으로 채용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신규 교사 14명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채용돼 선생님들의 구성이 예전과 많이 달라지고 젊어졌다. 2019년도에도 4명을 뽑았는데 채용된 선생님들 모두 70~27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능력 있는 분들이다. 이렇듯 교사 채용에 재단이 일절 관여하지 않고 강원도교육청에 위탁해서 뽑고 있어 선생님들의 실력이나 질이 공립학교와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 또 이렇게 채용된 선생님들이 공립학교 선생님들 이상으로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있어 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님의 평가가 많이 좋아졌다.”
- 대동여중 자랑 좀 해달라.
“저희는 선생님 포함해서 교직원 44명이 근무한다. 선생님들의 연령대를 보면 강원도 전체에서 아마 가장 젊은 축에 들어갈 것 같다. 그리고 다른 학교에서는 하지 않는 강원도교육청의 각종 공모 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선생님들의 열정이 없으면 하기가 힘들다. 그런 선생님들의 열정이 주변에 있는 다른 공립학교보다 높은 게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수업도 예전 교사 중심의 수업보다는 다양한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을 많이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선생님들 사이에 호흡도 잘 맞고 소통도 잘 되는 것이 우리 학교의 장점이다. 또 사립학교라 선생님들이 인사이동 없이 한 학교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좀 더 열정을 보이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는 것이 좋은 점이다.
-지금 횡성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시대가 많이 변했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횡성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어떤 주제를 주었을 때 그 주제를 나름대로 생각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 그리고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이다. 아울러 소통과 협업 능력을 키우는 교육도 중요하다.
이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와 글쓰기가 중요하다. 이런 것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우리 횡성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학교에서 해줘야 한다.
그래서 저희 학교에서는 모듬 수업이나 협력수업, 프로젝트수업 등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우리 횡성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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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여중에서 독서나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시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나
“사실 시간 배정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 정규 수업, 방과 후 수업, 기초 기본 부족 수업 등 학교에는 정해진 일과 시간표가 있어 비집고 들어갈 시간이 없다. 그래서 교과 시간에 그 교과에 맞는 도서를 추천해서 같이 읽고 토론하고, 과목별로 여유가 있으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글쓰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교생에게는 다 적용하기 어렵지만 일부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독서에 관심있는 친구들이 책을 많이 읽고 학교 소식지를 분기별로 만들어서 교내에 전시도 하고 각종 글쓰기 공모전에서 입상도 해오고 있다. 최근에 강원도과학교육원에서 사이버 독후감 대회를 했는데 저희 학교 학생들 40여명이 입상을 했다.”
- 시대의 변화를 볼 때 국·영·수 중심의 수월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나.
“이제는 개선이 필요하다. 요즘 공장을 보면 모두 로봇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대신하고 있다. 또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월등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는 더 그런 방향을 나갈 것이다. 이런 변화들을 보며 국·영·수 중심의 수월성 교육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공부 잘하는 친구는 공부 열심히 하면 되고 체육을 잘하는 친구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고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은 음악 공부 열심히 하는 그런 전인교육을 해야 미래 사회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코로나로 학교가 겪은 어려움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 초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람들이 두려움을 많이 느꼈다. 학생들도 학교 등교가 제한돼 저희는 지난해 온라인 실시간 수업했다. 줌이나 밴드라이브를 통해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이 전송되는 수업 방식이다. 아침 9시에 1교시가 시작되면 선생님들이 빈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이 있는 것처럼 수업하고 그렇게 수업 진도를 확보하여 학교의 교육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 모니터나 휴대폰 화면으로 수업 내용을 봐야 했던 아이들은 아무래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또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지만 대면 수업보다는 학습 결손도 많이 늘어 전체적으로 학력 수준이 코로나 이전보다 저하된 것 같다. 비대면 수업을 많이 진행한 지난해에는 아이들이 몇 주에 한 번씩 등교했는데 학교에 나온 아이들이 학교를 낯설어하는 면이 있었다. 다행히 지난해 9월부터 전교생이 다 등교하고 올해도 3월 22일부터 전교생이 다 등교할 수 있어서 전교생이 다 등교할 수 없는 도시권 학교보다는 어려움이 덜하다. 코로나로 많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이들이 마스크 착용을 잘하고 손 씻기도 잘한다는 것이다.”
-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대동여중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미래의 대동여중이 당면할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다. 작년에 횡성읍에서 출생한 아이가 180여 명 정도라 한다. 이런 추세라면 6년 후에는 횡성초나 성북초의 학급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친구들이 대동여중에 오게 되는 12년 후에는 학생 수가 지금보다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게 학교들이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이다.
제가 작년에 신입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다. 횡성중학교에 가는 남학생과 대동여중에 오는 여학생의 비율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횡성 관내 남학생의 68%가 횡성중학교로 여학생의 65%가 대동여중으로 진학한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과거처럼 볼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대동여중도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교장 선생님의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들, 군민들이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데 치료약이 빨리 나와서 예전처럼 마스크를 벗고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저의 바람이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고 학생들은 대동여중에 다니면서 가치 있는 것을 배웠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이 저희 학교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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