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이 장 기
섣달 그믐날, 설핏 눈 내리는 바닷가에 서 있다
나를 세우기 위해 여기 서 있다
으르렁거리며 달려오는 파도더미가 성난 사자같구나 모래톱,
늙은 소나무 언덕까지
금방이라도 통째로 삼킬 듯
끝 모를 바닥에서 솟아오른
사자의 갈기
번뜩이고 넘실대고
목 놓아 울어대는 파도
기어오른다, 기어오른다
나의 긴 생을 후려치다가
아픈 두 무릎에 수술자국에
하얀 포말로 매듭을 푼다
힘이 빠졌구나
수 천 수만의
눈꽃으로 돌아서는구나
파도야, 성난 사자여
느꺼운 꽃으로 사라지고 마는가
나의 두 발은 사붓이
젖고 있다.
이 장 기
- 월간 문학세계 시등단(2019).
- 책속의 소시집 (2021.10)문학세계 상재.
- 월간문학세계정회원. 횡성시낭송 예술원정회원. 횡성문인협회회원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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