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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권력이 무너지면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22.01.03|(237호)

이종성

횡성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위

지난달 15일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112신고사건에 대하여 경찰관의 적극적인 조치 미비와 부실 대응이라는 질타가 쏟아지고, 결국 경찰청장의 사과와 인천청장의 사퇴, 현장 출동직원의 직위해제까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여 반성과 자성을 하고 있으며, 피해자분들께는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쾌유를 기원한다.

경찰에서는 사건 이후 즉각적으로 물리력 대응 강화 훈련을 비롯해 지역경찰·형사·교통외근·여청수사 등 현장 경찰관에 대한 테이저건 특별훈련에 나섰다.

하지만 최일선 현장에서는 물리력 행사에 따르는 불이익 등을 우려해 여전히 112신고사건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현장 직원들의 아우성이 들리고, 경찰의 적극적인 물리력 행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지속적인 문제점을 알고 있던 경찰에서는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을 추진하여 법안이 소관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지난 정기국회 내 처리가 불발됐다.

스토킹·가정폭력 범죄 등에서 “신변보호”라는 단어의 법적인 개념은 “경비업법” 제2조제1항 다목 에서 규정하고 있는 계약에 의한 사인간의 물리적 보호 행위를 의미한다. 통상 이를 신변보호 경비업 허가를 받은 업체에서 자신들을 홍보 할 때 “경호업체” 또는 “경호원”으로 소개하고 있어 용어의 혼동이 있으나, 실질은 “신변보호 경비업체” 또는 “신변보호 경비원”이 정확한 법적인 표현이다.

경찰 등 공경비에서 말하는 “경호”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를 말한다. 경호는 국가기관이 주체가 되어 대통령, 가족, 해외 수반 및 주요인사에 대한 보호를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요약하자면, 한국 경찰에서 시행하는 “신변보호” 업무는 법령에 기초해 만든 용어가 아니라, 경찰업무 수행과정에서 만든 경찰이 특정 시민을 지정해 보호를 해주는 용어로 만든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의 신변보호라는 용어가 사기업이 계약을 통해 제공하는 개인에 대한 전방위적인 보호(protection)의 개념인 “신변보호” 라는 용어와 혼동을 일으킨다는 데에 있다. 일반 대중에게는 경찰이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보디가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처럼 착오를 일으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찰이 어느 정도까지 특정한 개인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가?

2018년 미국의 대법원 판결에서 경찰의 개인에 대한 보호의무가 있는지를 다루었다. 플로리다의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가 경찰의 보호조치가 미숙하였다고 소송을 제기 한 건이다.(Winnebago and Town of Castle Rock vs. Gonzales). 판결의 주요 내용은 경찰은 교도소에서 형 집행 중인(in custody) 사람에 대해서만 직접적 보호의 의무가 있고, 일반인들에 대한 특정한 보호는 헌법이나 법률에서 강제하는 사항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었다. 즉, 특정 개인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 서비스 업무는 경찰의 의무가 아니라고 판결을 명확히 내린 것이다. 그렇다고 경찰관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소홀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적인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지금도 최일선 112신고사건 현장에서 공무수행 중 발생한 사건에 대해 경찰관들이 민·형사상 소송을 당해 개인은 물론 가족과 직장 동료들까지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의 인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듯이 경찰관에게도 인권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동한 경찰관이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온갖 입에도 담지 못할 욕설과 물리력을 당하는데 어찌 인격적인 대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자. 지금처럼 피의자의 인권만 중요시하다보면 112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되고,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극히 제한적이 되어 공권력이 위축되는 등 112신고로 도움을 요청한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게 된다. 그만큼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자신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앞으로도 경찰관들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국민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겠지만 정부에서도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공무수행을 하다가 생긴 일에 대한 소송과 구제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 해 주어야 하며, 국민들도 경찰관에게 인권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고, 공권력의 무시는 결국 자신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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