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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후배들이 잘해준 덕에 기회 얻은 것”이라는 최정인 공근면장 |
횡성군에서 처음으로 여성 면장이 탄생했다. 2월 10일 공근면장으로 취임한 최정인 사무관이다. 최정인 면장은 1980년 갑천면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우천면, 둔내면, 횡성읍 등 일선 면사무소 근무만 15년 넘게 해 왔고, 34년만에 면장에 올랐다.
횡성군 최초의 여성 면장으로 임명된 소감을 묻자, 최 면장은 “공무원의 꽃인 사무관 역할을 하고 싶었기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며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줬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첫 여성 면장의 취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로 볼 수 있다. 이미 횡성군 곳곳에서 여성공무원들의 전진배치와 활약이 드러나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녀의 자리’로 이야기됐던 일선 읍면사무소 총무계장에 지난해부터 여성공무원들이 배치되어 왔는데, 횡성의 9개 면 가운데 6개 면의 총무계장이 여성으로 바뀌었다.
“일선 면단위의 여성 총무계장들이 제 역할을 못했다면 (저에게) 기회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역량을 발휘해 주셨고, 그래서 여성 면장을 임명하는 것도 가능해졌을 겁니다. 기쁘지만은 않고 책임감과 부담을 많이 느낍니다. 공근면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실 거라 기대합니다.”
횡성군 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30%정도라고 한다. 최 면장은 “우리나라는 어느 직장이든 여성들이 불리한 게 사실이지만,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많이 평등한 편이고 큰 차별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여성들의 장점으로 인정받는 것 같고, 주민들도 여성공무원이라고 평가절하하지는 않는다는 게 최 면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며칠 전의 한 에피소드는 아직까지 ‘여성 지도자’에 낯선 횡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안녕하세요. 새로 온 면장입니다”(최정인 면장)
“응~ 공근면장 부인이야.”(ㄱ 노인회장)
최정인 면장이 한 지역행사에 인사를 갔다가 벌어진 일이다. 최 면장은 “충분히 그러실 수 있는 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여성면장의 임명’이라는 것이 워낙에 처음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모든 계층에 귀 기울이겠지만, 다문화가정 좀 더 신경 쓸 것”
면장의 역할에 대해, 최 면장은 “주민들과의 친밀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과거에 비해 주민들이 많이 예민해져 있습니다. 외지에서 온 분들과의 화합도 힘든 문제입니다. 면장의 주된 역할은 대외활동인데, 주민들의 숙원을 수렴해서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최 면장은 금요일에 임명장을 받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 면사무소를 찾았다고 한다. 설렘도 되고 긴장도 됐다고 한다. “어떻게 면정을 이끌어 나갈지 잠도 안 오고 고심도 됐습니다. 기쁨은 잠시고, 계속 근심과 걱정이 일었습니다.”
최 면장은 새로운 사업보다도 당장의 현안사업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매곡리 베이스볼테마파크 사업이나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2015년 시행) 등이 공근면에서 주요하게 계획되어 있는 사업이다. 국비 지원을 받게 될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은 공근면사무소 소재지 인근의 경관개선사업으로 전선을 지중화하고 문화광장과 생태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꽤 규모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대한 강원도의 심사를 준비하는 것이 최 면장의 첫 과제다.
신임 공근면장은 “불러주는 주민이라면 모두 만날 것”이라면서도, 좀 더 신경을 기울이고 싶은 계층이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 이주해 온 여성들과 다문화가정들이다. “다문화여성들은 다들 넉넉지 않게 살고 있고, 고향에도 잘 못 가고 있는데, 좀 더 들여다보고 좀 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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