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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하이시에서 마련한 환영행사에서 양쪽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설 연휴 직후인 2월 3일 열두 명의 중학생들이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횡성군과 중국 항주 린하이시 간의 ‘중학생 홈스테이 교류사업’에 따라 5박6일간 중국 가정에 머물며 중국학생들과 우애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앞서 지난 1월말에는 린하이시 외국어중학교 학생들이 횡성을 방문해 각기 12명의 횡성학생들 가정에 머물며 5박6일의 일정을 소화했었다.
교류에 참가했던 12명 가운데 김경서(둔내중), 이태연(우천중), 양희원(강림중), 김태현(횡성중), 한승우(횡성중) 학생으로부터 이번 교류행사 경험담을 들어봤다.
학생들에게 중국방문은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던 만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컸다고 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다른 문화, 다른 가정, 다른 친구, 다른 학교생활을 보면서 배울 점들이 있었어요”(김태현). “다른 음식 먹어보고 다른 관광지를 가본 것이 좋았어요”(이태연).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다른 나라의 의식주가 가장 궁금했었어요.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설사를 했던 건 좀 안 좋았지만요”(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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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하이시 동호공원의 강남장성 란셩문. |
쉽지 않았던 외국어 소통
유창하지 않은 외국어 실력이기에 중국인 친구, 가족들과의 소통은 가장 어려운 과제였던 것 같다. 중국 학생과 가족들의 외국어구사 실력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경험도 차이가 났다. 김경서 양은 “제 짝은 양뤼지아라는 여학생이었는데, 그 부모님들이 처음에 한국말로 인사를 해주시는 거에요. 주로 영어로 대화를 했는데, 양뤼지아 아버지가 영어를 잘 하셔서 중간에서 도움을 주셨어요. 서로 한국말, 중국말 가르쳐 주기도 했구요”라며 “영어로만 말하니까 영어실력도 좀 좋아진 것 같다”는 자랑까지 보탰다. 양희원 양도 “이 계기를 통해서 영어를 좀 더 배우게 됐고 중국어도 좀 더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태연 군은 아쉬움이 많았다고 한다. “제 중국 친구는 영어를 전혀 못했어요. 외국어학교에 다니긴 하는데, 그 학교는 외국역사를 배우는 게 중심이래요. 중국 친구가 횡성에 오기 전에 영어를 많이 준비했는데 하나도 못 써먹은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중국에 가기 전에는 중국어를 좀 공부해서 갔었어요.” 특이하게도 중국 학생 중에 한국어가 유창한 찐찌치(15세)라는 친구는 통역사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익혔다고 한다.
김태현 군은 영어 의사소통보다도 중국어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고 했다. “영어로만 의사소통한다길래 중국어를 별로 공부 안 해 간 게 아쉬워요. 헤어질 때 중국학생의 엄마가 막 우시면서 중국말을 하셨어요. 저도 중국어를 좀할 수 있었다면 그때 제 마음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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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학생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걸그룹 노래를 공연중인 중국 학생들 |
“중국은 ‘더러운 나라’ 아니에요”
짧은 기간 동안의 체류였지만 우리 학생들이 중국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이 깨진 것도 있다. 김태현 군은 “마스크를 가져갔어요. 중국은 공기가 안 좋다고 해서요. 하지만 저희가 머문 곳들에서는 공기가 깨끗하더라구요.” 한승우 군은 “중국의 집은 좀 허름할 줄 알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우 군이 머문 집은 “저택”이라고 표현할 만큼 좋고 훌륭했다고 한다. 희원 양은 이런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우리 집(횡성)에 왔을 때 (중국 친구가) 잘 씻질 않길래 중국에서는 잘 안 씻는구나 했는데, 짝꿍 집(중국)에 가 보니 우리 집에서 씻는 것은 실례일 것 같아 잘 씻지 않았던 것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중국에 가기 전에는 중국이 조금 더러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국에 가서 머물러보니 생각이 바뀌어서 한국에 돌아온 것 같아요. 저는 중국 사람들이 더러운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 학생들 눈에는 아직 이해하기 힘든 ‘차이’들도 들어왔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에게 음주를 허용하는 문화가 낯설었던 모양이다. 김태현 군은 “중국 친구랑 게임을 같이 하는데 맥주를 마시는 거에요. 그래서 ‘엉~ 우리랑은 다르구나’ 하고 느꼈어요”라고 했다. 김경서 양도 “중국에서는 우리 또래만 되면 부모님들이 술을 권해주고 같이 마신대요. 마트에서 우리 또래 아이들이 술을 사는 것도 봤다”고 한다. 이태연 군은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는 자동차들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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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성 학생들이 방문한 린하이시 외국어학교 |
이별하며 펑펑 울던 중국 엄마 못 잊어
여러 새로운 경험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것은 역시 ‘사람들의 태도’였다. “중국친구 동생이 저한테 한국말로 ‘언니’라고 부르며 배려해 준 게 인상적이었어요”(김경서). “가기 전에는 중국 가족들이 무섭게 생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정이 많았어요”(이태연). “중국 엄마가 절 포옹하면서 막 우셨어요. 정이 아주 많구나 생각했어요”(김태현). “중국에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배려를 많이 하는 것 같았어요”(한승우).
횡성군은 2008년부터 진행된 이 교류사업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뒤따를 후배들을 향해 김경서 양은 “상대방을 많이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에 대해 많이 알고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연 군은 “중국 친구랑 많이 친해지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고, 양희원 양은 “의사소통이 잘 안되지만 보디랭귀지로라도 좀 더 대화를 할 껄 하고 아쉬움이 남았다”는 경험을 전했다.
이번 교류행사에 참여한 중학생들은 각 학교에서 선정했으며, 횡성군은 항공권 등의 경비 1100만원을 린하이시는 현지 숙식비를 제공했다. 횡성군 측은 “아이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것이 사업의 취지”라고 밝히며 “중국과의 꾸준한 교류여건을 지속시킨 것이 성과”라고 평했다.
*교류행사 참여 학생은 다음과 같다. 김경서(둔내중), 조아람(안흥중), 이지석(공근중), 양희원(강림중), 이진욱(서원중), 유주영(청일중), 오영서(갑천중), 박수진(대동여중), 김지원(대동여중), 김태현(횡성중), 한승우(횡성중), 이태연(우천중)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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