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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태준호 기자 | 승인 2022.05.05 19:06|(245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국회의원 의장 탈당이라는 막장 드라마까지 연출하며, 입법기관인 국회가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되어질 수 없을 것...핵심은 ‘수사의 공정성’ 확보다.

 

2017년 개봉되어 53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더 킹’은 영화적 상상력이긴 하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검사들이 권력의 핵심에 어떻게 접근하는지가 잘 그려져 있다.

한강식(배우 정우성 분)이 부장으로 있는 검찰 전략부는 엘리트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조직이다. 검사는 되었지만 그다지 순탄하지 않던 박태수(조인성 분)는 우연한 기회에 한강식의 눈에 들게 되어 검찰 조직 내에서도 엘리트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영화의 전부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강식의 측근이자 박태수에게 엘리트의 길을 인도한 그의 선배 양동철(배성우 분)이 그에게 서고를 보여주며 한 배를 타기를 종용하며 한 말이 생각난다.

그는 서고에 사건으로 터지면 이 나라가 들썩일 만한 사건들이 여기 묵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걸 묵혀두는 이유는 맛있게 익혀지길 바라는 것이고, 사건도 김치처럼 맛있게 익혀서 제대로 익었을 때 먹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여기에 동참하며 한태수는 말한다. 검사로서의 승진도 하고, 옷을 벗는다면 로펌 등에 들어가 수십억의 연봉을 받거나, 정계로 들어가 장관, 국회의원, 혹은 청와대까지 갈 수 있는 자리를 마다할 수 없다고! 물론 다수의 검사들이 이러한 정치 검사들은 아니겠지만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에서 검찰이라는 직업이 누군가를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우월적인 지위를 누려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 되었고, 그의 측근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는 현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기감은 대단한 것 같다. ‘검수완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그 어떤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여기서 더불어민주당의 이 법안이 옳고 그른가를 논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의석의 2/3를 몰아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다가 권력이 재편되는 이 시기에 와서야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면 그들의 진정성은 의심받아 마땅하다.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검찰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꽤 괜찮은 관계를 유지했었다는 것이고-물론 검찰과의 갈등이 결국 전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결과를 만들었지만-, 또 하나는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놈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검찰의 수사로 인해 자신들에게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21일 양형자 의원이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에 갈 수 있다며 동참을 압박했다.’고 폭로한 것과 괘를 같이 한다.

위 영화의 예처럼 서고에 잠자고 있지만 폭탄이 될 수 있는 사건이 없다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 청렴결백하게 살아왔다면 보복이 두렵지 않겠지만 지금까지 그들의 관행이나, 현재 총리 후보자나 장관 후보자들의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그들의 내로남불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사실 검찰 권력이 비대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의 출범 등 검찰 권력을 조정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그리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 의장 탈당이라는 막장 드라마까지 연출하며, 입법기관인 국회가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되어질 수 없을 것이다. 설령 ‘검수완박’이 처리되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입장에서 인사권이 미치는 경찰청 등을 통해 얼마든지 수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려 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조급성을 보여줄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어떤 조직을 만들든 ‘수사의 공정성’이다. 이 공정성은 잣대의 문제이다. 지금 나오는 장관 후보자들이 모두 아무 문제없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결코 용인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지금까지 권력형 비리의 경우 잣대의 문제는 더욱 왜곡되어지기 쉽다. 이는 수사기관이 권력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은 매우 힘들고, 권력자들은 이를 이용하려 한다.

여야 양당이 진정 공정한 수사기관을 만들고자 한다면 수사기관을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는 논의를 진행시켜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장을 직선으로 선출하여 국민의 눈치(?)를 보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이를 논의할 생각은 없고 권력투쟁만이 존재한다. 결국 정의와 법치주의가 재대로 서는 사회는 요원하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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