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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세금과 부자의 세금
태준호 기자 | 승인 2022.07.18 13:10|(250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서민이 혜택받는 최저임금은 찔금 올리면서 부자들에게 통 크게 지원하는 사회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조선시대 역사를 보면 ‘삼정의 문란’이란 말이 자주 나온다. ‘삼정’이란 조선시대 세금의 부과체계로 전세(토지세), 공납(각 지역의 특산물을 조정에 바치는 것), 군역(군 복무나 각종 공사에 동원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세금을 많이 내야 할 양반들은 이 세금을 기피하고, 국가 재정이 어려워지니 하층민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등 제도가 문란해지면서 여러 민란의 원인이 됐다. 성군이라 추앙받는 왕들은 역사 시험문제에 자주 나오는 법들을 정비해 이 문제를 이전 시대에 비해 잘 해결했다는 점을 보면 국가를 운영하는데 세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의 문제가 갖는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국제 유가의 폭등 속에서 각종 물가도 올라 서민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유류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결국 정부는 유류세를 법정 최고 인하 한도라는 37%를 인하하면서, 세수가 감소되니 고통을 분담하여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한다. 2020년 교통 에너지 환경세의 결산 결과를 감안하면 연간 37% 해당액은 5조2천억 원 정도 된다.

정부는 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하에 ‘바로 서는 나라재정!,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국가재정전략회의(향후 5년간 재정 운용 방향 논의)를 열고 지난 5년간의 소득 주도 성장으로 대표되는 확장적 재정 기조를 종료시키고 긴축 재정 모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지출을 정상화하고, 공무원 정원과 보수도 엄격하게 관리하며, 일자리 정책도 재정지원 일자리 창출과 고용보조금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한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세수 감소에 발맞춘 재정 긴축이다.

그러나 유류세로 인한 세수 감소는 제한적이다. 부가가치세는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경유의 경우 가격이 거의 2배 폭등했는데 부가가치세는 리터당 100원 정도 늘어난다. 2022년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자료에 의하면 부가가치세는 77조5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국가에서 추정하는 물가인상률 6%를 추정하면 증가하는 세수는 4조7천억 원으로 유류세 인하로 인한 감소액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물가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이를 상쇄할 것이다.

문제는 법인세, 종부세 등 부자들을 위한 감세이다. 3일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내린다고 한다. 케이프투자증권의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법인세가 1조 5916억 원 감소하는 등 119개 기업이 6조 1590억 원 감세 효과가 나온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감소액이 약 1/4을 차지하는 등 일부 대기업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이익은 주주들을 위한 배당금과 내부 유보로 채워지게 된다.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은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에 의하면 종부세 시장가액 비율을 2019년 수준인 85%로 인하할 경우 세수는 1조4천억 원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부는 이를 법정 최하한인 60%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삼정’이 문란했던 시기에도 지배층인 양반들은 세금을 회피했는데, 이 시대에도 서민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에는 찔끔이면서 부자들에게는 과감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높은 물가 인상으로 인해 서민들의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난방을 책임지고 있는 실내등유는 2배 이상 폭등했고, 7천 원짜리 칼국수는 8천 원이 됐다. 부자들에게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서민들에게는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 영역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한다. 결과적으로 복지 영역의 지원은 축소되어 서민들은 더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의 임금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은 임금 동결의 다른 말로 모든 사회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다. 하위 계층들을 위한 최저임금은 찔끔 올리면서 부자들은 통 크게 지원하는 사회! 물가 인상 체감은 부자들과 서민이 다른데도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하는 사회!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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