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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외교
태준호 기자 | 승인 2022.10.04|(255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외교란 한 명의 지도자가 벌이는 원맨쇼가 아니라 국력의 정도와 정치인과 관료들의 정교한 외교 전략에 기초해야 한다.

역사상 최악의 해외 순방의 하나로 기억될 가능성이 큰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순방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였던 여왕의 관에 대한 참배가 교통상황 등을 이유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최악의 시작이었다. ‘외교참사, 외교홀대’ 등의 논란이 나왔다. 두 번째는 비속어 논란이다. 대통령이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말이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아무래도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집단 중 하나이고 정쟁에만 치우쳐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공격받는 편이 났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문제는 이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조문 외교 한다고 해놓고 조문을 못했으면 그 이유를 솔직히 설명하고 사과하면 될 일이다. 비속어 논란도 윤 대통령이 ‘과거 검사 시절 범죄자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그들의 말에 익숙해져 나도 모르게 나왔다(?).’ 등 이유를 설명하고 사과하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말로 끝냈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침묵하고 있다. 솔직하지 않고, 사과하지도 않는 그의 모습에 더 이상 신뢰가 쌓일 틈이 없다.

위의 문제가 하나의 해프닝이었다면 이번 순방을 통해 나타난 그의 미국과 일본에 대한 ‘바라기’는 더욱 큰 문제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국과 대만의 문제 등으로 인해 세계는 지금 신냉전 체제에 있다. 대한민국은 남북관계, 대중 관계 등 첨예하게 대립되는 관계의 한복판에 서있기 때문에 어느 한 편에 선다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순방에서 보여준 모습은 미국과 일본에 끌려다녔다고밖에 평가할 수 없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환담’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도, 전기자동차 등에서는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현재의 대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라는 속담을 생각나게 한다.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우선이지만 가해자인 일본의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 이를 대한민국 국민은 다 알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외면한 채 미래만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저자세로 일관하다 보니 일본은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고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이런 정치를 펼치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외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드 문제 등에서 나타나듯이 정치를 배제한 경제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순방은 끝났고 대통령은 다시 대한민국의 정치판으로 돌아왔다. 그의 순방 목적이 복잡한 대한민국 정치 속에서 떨어지는 지지율 만회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정말 그의 말대로 현안 해결의 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외교에 대한 그의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외교란 한 명의 지도자가 벌이는 원맨쇼가 아니라 국력의 정도와 정치인과 관료들의 정교한 외교 전략에 기초해야 한다.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이를 가공하여 수출하는 대외 의존성이 큰 경제구조, 강대국들에 포위되어 있는 지정학적 구조 속에서 대한민국의 외교는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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