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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와 애도
태준호 기자 | 승인 2022.11.14 11:46|(258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정한 애도는 단지 이러한 참사에 슬퍼하는 것만이 아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일 것이다.

 

헌법 제34조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2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국무총리 한덕수는 “주최가 없는 자발적 행사는 (정부의) 선제적 안전 관리가 어렵다.”며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며 뻔뻔하게 변명했지만, 주최자 유무와 상관없이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고, 우리가 세금을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지는 사실을 보면 이번 할로윈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지자체나 경찰 모두 알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일부 언론에서 거론하는 의혹의 사실 여부를 거론하지 않고 112 신고 녹취록만 보더라도 이번 참사는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임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의 규정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말대로 ‘대비할 수 없었던 사고’였다.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해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는 표현을 쓰고, 그들이 흥분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안전은 국가의 무한 책임”이라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정부가 무엇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정쟁보다는 애도’라고 말하더니, 이제는 전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 종합상황실 상환관리관, 용산소방서장 등을 입건하며 이들의 일탈에 의한 책임으로 ‘꼬리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 당시의 상황을 보면 이들이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하겠지만 단지 이들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다. 사회의 안전망은 촘촘하게 짜여져야 한다.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당연하게도 이런 장치를 만들고 운용하는 것은 경찰서장(공무원 급수로 하면 4급) 정도의 몫이 아니다.

그럼에도 참사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어떻게 하면 비판과 책임을 면하고 하루빨리 이 상황을 넘길 수 있을까’에만 가 있다. 정보·보안 경찰을 동원해 정부 책임론의 확산을 방지하려는 사찰을 하고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 이 문건에는 이제 슬픔이 시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을 회유하기 위한 보상금 문제 등 각종 대책을 제시했다. 참사 현장에서 군중을 밀쳤다는 의혹을 받는 남성을 조사한다고 한다. 문제의 본질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님에도 희생양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참사 당일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 더불어민주당의 조직이 동원됐다며 이 집회 질서 유지에 경찰 기동대가 투입됐고 그날 밤 참사가 벌어졌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론을 내세웠다. ‘“유가족·국민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는 대통령의 말이 사실상 대국민 사과라며 정부에 대한 공격을 그만 멈추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정부와 여당의 참사에 대한 인식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서는 지극히 무능하면서 진실 은폐·꼬리 자르기·책임 전가에는 누구보다 발 빠르다.

세월호 이후 그토록 안전에 대해 말하고 변화를 말했지만 이 국가는 아직 변화하지 않았음이 이번 참사를 통해 드러났다. 흐지부지 끝낸 정부의 무책임이 또 이런 참사를 부른 것이다.

애도 기간(이마저도 책임 회피용 카드의 성격이 짙지만)이 끝났다. 그러나 진정한 애도는 단지 이러한 참사에 슬퍼하는 것만이 아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일 것이다. 그렇기에 애도는 이제 시작이다. 현재의 정부와 여당은 당연하게도 이런 애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대중들의 몫이다. 분노하고 압박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은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참사에 분노를 느끼며 아까운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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