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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주민에겐 ‘그림의 떡’...공공체육시설횡성군공공시설물...이대로 괜찮은가 ③ 횡성군 위탁 체육시설
이용희 기자 | 승인 2022.11.14 12:11|(258호)

시설 입구 안내판 무용지물...연락번호 안맞고 휴일엔 연결 안되고
종목 위탁시설...굳게 잠겨진 날 많아, 일반 이용자들 이용 편의 외면

위/횡성종합운동장 내 족구경기장 문이 굳게 잠겨있다. 아래/입구 안내판에 연락처가 있지만 이 시설을 위탁운영하는 족구협회가 아닌 횡성종합운동장 관리실 번호다. 관리실은 족구장 이용은 족구협회에 문의해야 하고 협회 관계자 연락처를 갖고 있지 않다며 횡성군체육회에 문의하라고 했다. 협회 회원이 아닌 경우 횡성군 문화체육과나 횡성군체육회가 근무하지 않는 날에는 족구장 이용을 안내받거나 이용신청을 할 수가 없다.

횡성읍 주민 A씨는 얼마 전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족구시합을 하려고 횡성종합운동장에 있는 족구장을 찾았다. 그러나 족구장 문은 자물쇠가 채워진 채 닫혀 있었다. 족구장 앞 안내판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 A씨가 전화한 안내판의 연락처는 횡성종합운동장 관리사무실. 관리실은 횡성군이 족구협회에 위탁을 준 시설이기 때문에 족구협회로 직접 연락해야 하는데 족구협회 임원 중 누가 족구장 관리업무를 하는지도 모르고 연락처 역시 갖고 있지 않아 모른다고 했다. 협회 관련 연락처이니 횡성군체육회에 문의하라며 관리실에서 체육회 전화번호를 알려줬지만 일요일이어서인지 아무도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 횡성군체육회는 대회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주말에는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횡성군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문화체육과 전화번호를 인터넷으로 찾아본다 해도 공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휴일인 것은 체육회와 마찬가지. 결국 A씨는 텅빈 채 굳게 잠겨있는 족구장을 돌아서야 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국궁장인 태풍정 앞 게시판. 시설이용안내 전화번호는 문화체육과 번호로 공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휴일에는 안내를 받을 수 없다. 아래의 회원가입 안내 전화번호는 태풍정 팩스번호다. “횡성군민의 건강증진과 여가선용을 위한 공공체육시설입니다. 군민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이용을 바란다”는 안내판의 문구가 무색하다.

A씨가 족구장 이용을 포기해야 했던 것은 횡성군이 직접 관리하는 시설이 아닌 위탁운영을 맡긴 시설이기 때문이다. 횡성군이 위탁운영을 맡긴 공공체육시설은 국궁장과 섬강테니스장, 종합운동장 내 실내수영장과 족구장, 실내탁구장 5곳. 실내수영장과 탁구장은 일반 이용자도 많고 이용요금이 있어 운영시간에 관리자가 상주하지만 이용료 수입만으로는 전기료 등 공과금을 감당하기도 벅차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시설을 위탁받은 협회는 생업에 영향을 받지 않고 보수없이 상시적으로 시설을 관리할 회원을 찾기 어려워 해당 협회 회원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면 잠겨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일반 주민들이 횡성군이 위탁한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도 충분하지 않다. 횡성군이나 횡성군체육회 홈페이지 어디에도 일반 주민들이 위탁시설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안내가 없기 때문이다.

횡성군탁구협회가 위탁운영하는 횡성군실내탁구장 안내문. 이용요금이 있는 유료운영으로 상시 관리자가 있지만 탁구협회 관리자 이름과 핸드폰번호가 외부 출입문에 적혀있다.

횡성종합운동장 족구장의 안내판은 수차례의 단계를 거쳐야 비로서 족구장 관리자 연락처를 알 수 있다. 회원전용 시설인 국궁장의 경우 태풍정 앞에 시설 이용 안내판이 있지만 시설 이용 안내를 받기 위한 문화체육과 전화번호는 공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날에는 소용이 없다. 회원가입 안내전화번호도 태풍정의 팩스번호다. 이 번호로 연락해야 소용이 없는 것이다.

횡성군이 위탁한 체육시설 입구에 세워놓은 안내판이 무용지물이다 보니 일반 주민이 상시관리자가 없는 위탁운영 체육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횡성군이나 횡성군체육회 근무일에 연락해서 해당 종목협회 관리자의 연락처를 받아 협회 관리자로부터 시설 이용을 허가(?)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위탁 시설들은 자물쇠의 번호를 알고 있는 해당 종목 협회 회원들의 전용구장이 되어 일반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된 지 오래다.

종목인 우선 사용...조례 근거없어
국민권익위, 동호인 단체 독점 사용 개선 권고

물론 이들 시설들은 종목인들의 요구로 세워진 경우가 많아 협회회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궁도장의 경우 종목 특성상 회원전용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 시설들이 특정 종목인들을 위해 조성된 전용구장이라면 “공공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공공시설”이라면 이들 시설들을 특정 종목인들이 독점하다시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일반 이용자의 접근 편의성을 외면해도 되는 것일까?

횡성군 체육시설 관리ㆍ운영 조례 5조 사용허가의 우선순위에 따르면 해당 종목인에게 사용 우선권을 주는 규정은 없다. 또 경기연습과 개인연습, 체력단련 등의 체육활동이 해당 종목인들의 전유물인 것도 아니다. 관리운영을 위탁받았다고 해서 횡성군이나 위탁운영하는 종목협회에서 일반 이용자들의 이용을 외면해도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또 조례는 “체육시설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때에는 주민 건강증진을 위한 체육활동의 장으로 개방해야 하며 각 시설별 다음의 사항을 지역주민에게 알려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개방시설별 이용시간과 이용수칙, 시설별 사용료와 무료시설의 범위, 이용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체육시설을 위탁한 횡성군이나 시설운영을 위탁받은 종목협회가 이같은 조례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지는 의문이다.

지역경기 활성화와 생활체육활성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세운 공공체육시설이 특정 종목의 전용구장이 되어 일반 주민들의 접근을 가로막는 것이 횡성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민권익위는 최근 공공 테니스장을 주민 누구나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관내 동호인 단체가 독점사용하는 불공정 관행을 개선 할 것을 ○○시에게 권고했다.

○○시는 공공테니스장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테니스동호회에서 일반주민들의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동호회의 독점적인 이용을 오랜 기간 관행으로 인정해 왔다.

○○시를 횡성군으로 바꿔 읽어도 무리가 없는 것이 횡성군 현실이다. 공공체육시설은 누구나 언제나 집 가까운 곳에서 비용 부담없이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예산을 들여 세운 이름 그대로 “공공”의 시설이다. “관행”이라는 핑계아래 특정 종목의 독점을 사실상 허용해온 횡성군이 일반 주민의 이용편의를 고려한 공공체육시설 운영의 개선방안을 내놓을 것인지 스스로 만든 조례까지 무시하는 행정을 계속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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