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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준(왼쪽), 김대현 군. |
매일 오후 4-5시 경. 횡성실내수영장(대표 이창효)에서는 학교수업을 마치고 모인 초중고생 10여명이 수영 훈련을 시작한다. 날마다 두 시간씩, 길게는 네 시간씩 훈련에 집중하는 어린 수영선수들에게 최근 기쁘고도 자랑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4월초 열린 강원도소년체전에서 횡성중학교 3학년인 최태준 군이 접영 100미터 종목에서 12년 만에 강원도 대회신기록을 깬 데다, 접영 200미터 기록도 7년 만에 단축하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 군과 김대현(횡성중 3년) 군은 횡성지역 학생으로는 13년 만에 함께 강원도 대표로 선발돼 5월 24일 인천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하게 됐다. 또 한 명의 강원도 대표인 이규석(강원체육중) 군도 횡성 출신이라고 한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맹훈련 중인 최태준, 김대현 두 선수를 횡성실내수영장에서 만나 보았다. 두 친구 모두 말 수가 별로 없었고, 이러저러한 질문에 수줍은 듯 미소 짓는 게 주된 답변이었다. 그래서 두 선수가 수영을 시작할 때부터 지켜봐 왔던 횡성실내수영장 이창효 대표의 도움말로 두 친구의 이야기를 보충해 봤다.
김대현 군은 불편함을 느끼던 골반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초등학교 2학년 때 수영장을 처음 찾았다고 한다. 최태준 군은 방학 때 심심함을 달래고 살도 빼고 싶어서 수영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렇게 수영장을 찾던 두 사람이 수영선수의 길을 가게 된 것은 이창효 대표에 의해서였다. 전직 국가대표 감독이기도 했던 이창효 대표의 눈에 두 어린이의 재능이 보이게 됐고, 두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수’로 발탁돼,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적인 수영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매일 방과 후 두 시간여의 훈련 외에도, 방학 때면 오전, 오후 두 차례씩 훈련을 소화했다.
아마추어 수영 동호인의 시각에서 볼 때, 어린 선수들의 훈련과정은 성인들도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빡세’ 보였다. 힘든 과정이다 보니 어린 선수들에게도 고비는 찾아오기 마련이었던 것 같다. 태준이나 대현 군 모두 수영을 그만두고 싶은 때가 있었다고 했다. 태준 군은 “훈련이 힘들고 지쳐서”, 대현 군은 “친구나 사촌들이 노는 게 부러워서” 그만둘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태준 군은 “공부도 뒤처지고 장래를 생각해보니 수영을 다시 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현 군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마음을 고쳐 잡은 경우다. 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인지 수영을 대하는 태도도 훨씬 더 진지해진 모양이다. 두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김영훈 코치는 “제가 선수생활을 할 때와 비교해 보면, 이 두 선수들만큼 성실한 친구가 없다”고 단언했다.
두 어린 선수들은 같은 또래면서 출발과 과정, 어려움을 비슷하게 겪어 왔다. 한 가지 차이점을 찾아보자면, 김대현 군이 상대적으로 공부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점. 대현 군은 수영훈련을 마치고 나면, 학원에 가서 수학을 공부하고, 귀가해서는 다시 영어공부를 하고 취침을 한다고 했다. “운동만 잘 할 게 아니라, 공부도 잘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라는 게 그 이유다.
대현 군은 아직 장래의 직업을 분명하게 정해둔 게 아니라고 한다. 반면, 태준 군은 ‘잘하는 수영 실력’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가정형편상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 성장한 태준 군은 수영선수로 성공하고 싶은 동기가 더욱 강하다. 장차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되고 싶고, 선수생활을 마치면 수영지도자나 체육교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태준 군은 “훈련이 많이 힘들지만 목표가 있으니까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다가올 전국소년체전에서 태준, 대현 두 선수는 모두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내심은 ‘금메달’이 목표지만, 공개인터뷰다 보니 ‘그냥 메달’로 기대치를 낮춰줬다. 개인종목과 단체종목에 모두 참여하는 만큼, 메달 획득이 욕심만은 아니라고 한다.
인터뷰 내내 긴장한 탓인지 다소 ‘경직’되어 보였던 두 친구가 딱 한 순간 ‘아무 생각 없이 해맑아’ 보인 지점이 있었다. 기자가 ‘평소 행복하다고 느끼는 때가 언제인지’를 물어봤을 때였다. 두 친구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특유의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그것도 입을 맞춘 것처럼 한 목소리로, 말했다. “잠잘 때요!!!” 이유는 “편안하고 좋아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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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발선의 두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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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몸을 푸는 선수들. 등이 보이는 사람이 김영훈 코치 |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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