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특별지원사업비 보상기준은 ‘내규’로 공개할 수 없어”

765kv 당시에도 17개 마을 중 5곳만 차등지원, 미지급 사유도 안밝혀

500kv 송전선로 경과 예정지 마을 피해보상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전이 특별지원사업비(이하 보상금)의 지원 원칙과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횡성의 500kv 송전선로 경과 예정지 마을은 9개로 이 중 3개 마을이 협의를 완료하고 올해 말부터 합의된 보상금의 일부가 지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의된 보상금은 각 마을별로 10억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한전은 합의한 마을에도 보상금 책정의 기준과 원칙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보상 협의에 응하지 않은 마을에 대한 피해보상 대책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765kv 송전탑이 들어설 때 한전의 차등 보상과 지원으로 불거졌던 주민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전이 송전탑 경과지 마을에 대한 특별지원사업비가 기준도 알 수 없이 ‘깜깜이’로 결정되면서 주민 분란을 부른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기존 765kv 송전선로 건설 당시에도 이같은 비공개 전략으로 논란을 키웠다.

기존 765kv 송전선로 경우 피해보상 과정에서 경과지 17개 마을 중 보상금을 지급받은 마을은 5개에 불과했다. 보상 금액도 마을당 1억 5천에서 2억 8천까지 차등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상금을 받은 마을 내에서도 보상금 분배와 사용에 대해 주민 간 의견이 달라 주민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전은 지금까지 765kv 당시에 보상금을 미지급한 사유나 마을별 보상금 지급의 기준이나 원칙을 밝힌 바 없다.

한전 측은 송전선로 경과 예정지 마을에 특별지원사업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보상금의 지급 기준과 원칙은 한전의 내규로 규정돼 있다면서도 대외비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횡성지역 보상 협의 업무를 담당하는 한전의 간문영 차장은 횡성희망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상 기준을 공개하게 되면 마을별로 분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전의 비공개 원칙은 군 단위 지원과 보상 방안 협의에도 적용되고 있다. 횡성군 관계자는 “군 단위 지원과 보상을 협의하기 위해서는 협의 주체인 군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군 단위 지원과 보상 방안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나 기준을 (한전에서) 제시한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A 씨는 “과거 765 kv보상 과정에서도 주민들은 보상기준도 모른채 한전 마음대로 보상해 주민 갈등을 불렀는데 이번에도 한전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 어떻게 분란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한전의 일방적인 비공개 원칙을 비판했다

한전의 송전선로 피해보상 기준과 원칙의 비공개로 인한 주민 갈등과 지역 분열의 우려가 커지면서 한전의 투명한 보상 기준 공개와 이를 위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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