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태준호칼럼
내 탓이오
태준호 기자 | 승인 2023.01.04 15:27|(261호)

{태준호칼럼]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큰 정치적 문제부터, 작게는 한 조합의 모습에서든 ‘남의 탓’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지금이라도 ‘내 탓이오’를 말하며 자신들을 돌아봐야

 

금융기관들의 예금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최근 한 지역조합이 예금 판매로 인해 파산 위기에 몰렸다며 예금 가입 고객들에게 예금 가입 취소를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다. 10억 원 한도로 대면 판매를 계획했는데 한 직원의 실수로 말미암아 비대면 판매도 가능하게 되어 만기 시점에 무려 1천3백억 원의 예금이 가입되었고, 해당 조합은 7∼8십억 정도의 예금 이자를 부담하게 되어 파산이 불가피해 해지를 부탁드린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로는 과반 정도의 고객이 해지에 동참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어서 문제가 일단락되어져가고 있는 듯하다. 문제의 상품이 불과 8시간 만에 팔려 나갔다는 점을 보면 새삼 인터넷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해지 요청에 응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직까지는 이 사회가 남의 손실을 나의 이익으로 취하려 하지 않는, 양심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합의 대응 중 가장 잘못된 것은 이 사건을 단지 ‘한 개인의 실수’로 낙인찍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상품을 대면 판매를 통해 팔려 했지만 직원이 전산 조작을 잘못하여 이런 사태를 불러 왔다고 한다. 그 직원이 누군지, 그 조합의 정확한 상태가 어떤지 알지는 못하지만 그 죄(?)를 뒤집어쓰고 좌불안석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징계가 논의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과연 이 직원의 실수만으로 이 사건을 규정지울 수 있느냐이다. 인터넷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금융기관에서 비대면 예금상품은 증가했다. 다양한 우대책을 제시하면서 비대면 판매에 열을 올렸다. 그러다보니 대면 상품이 비대면 상품의 판매가 혼재되어있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예측하는 것은 당연히 일개 직원의 몫이 아닌 경영진의 몫이다. 더 나아간다면 예금에 대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전산 통제 되는 등의 전산상의 문제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시스템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은 갖춰놓지 않은 채 이를 한 직원의 실수로 돌린 것이다. 사과를 하려면 최고 경영진이 직원의 문제가 아닌 자신을, 혹은 시스템을 거론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들을 탓할 수 있을까? 이 사회에는 남의 탓을 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얼마 전 일어난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이다. 윤석열 정권은 이에 대해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하위직과 현장 책임자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적·제도적인 책임은 물론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안부 장관 등 책임자 사퇴와 처벌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사건이다.
그럼에도 꼬리자르기를 통해 모든 혐의를 벗어나려하고 있다. 야당 역시 행안부장관 해임건의안이나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하고 있으나 이는 현 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일 뿐,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문제의 본질과 그 해결책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공격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남의 탓만 해대고 있으니, 일개 조그만 조합의 이러한 모습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래전 가톨릭에서 ‘내 탓이오’ 운동을 벌이며, 자동차에 이 말이 쓰인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내 탓이오’는 천주교 주요 기도문에 나오는‘고백의 기도’중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생각과 말과 행위로 많은 죄를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가슴을 세 번 치면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하는 기도문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가톨릭 신도들이 이 운동을 벌인 배경은 당시 자신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남의 잘못만을 비난하는 사회분위기를 앞장서서 반성하자는 데 있었다고 한다.

오래 전에 나온 말이지만 지금 현재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태원 참사든, 23년 예산안이든 큰 정치적 문제부터, 작게는 한 조합의 모습에서든 ‘남의 탓’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기 보다는, 너무나 쉬운 남의 탓만 해대고 있다. 이렇다보니 이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내 탓이오’를 말하며 자신들을 돌아봐야 한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말이지만!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준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3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