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내 행복이 너무 죄스럽고 미안해집니다.”-안산합동분향소를 다녀와서-
김병도 | 승인 2014.05.12|(0호)


안산합동분향소를 다녀와서

“내 행복이 너무 죄스럽고 미안해집니다.”

 김병도 횡성읍


집사람과 아이들을 데리고 안산합동분향소와 단원고를 다녀왔습니다. 제게 특별한 정의감이나 기성세대로서의 지켜주지 못한 책임감이 강해서라기 보다는 희생된 아이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된 것이 고맙고 한편 너무 미안했습니다. 내가 가진 이 행복이 아이들과 유가족들에게 너무 뻔뻔하고 이기적이고 죄스러운 마음이어서 어렵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제겐 고등학교 2학년인 큰 딸과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딸이 있습니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아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사뭇 크지요. 운동도 잘하고 미래에 대한 충분한 비전도 갖고 있고 교우들과도 친했으면 좋겠고 어디서든 잘한다는 인정받는 자식을 기대했었습니다. 특히 알아서 공부도 잘했으면 하는…저 역시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기대치에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늘 불만이었고 그때마다 고압적이고 지시형 부모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풀곤 했었습니다. 급기야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고2 큰애를 전학시키기로 맘먹고 안산에 계신 부모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참고 인내와 관심 속에서 키워야한다”는 부모님말씀으로 전학이 무산되었습니다. 만약 그때 부모님께서 전학을 허락했다면 큰 애는 본가와 학교까지 도보로 5분거리인 단원고 2학년이 됐을 거고 이번 수학여행에 같이 했을 겁니다. 


 이번 사고를 통해 공부는 좀 못해도 늘 옆에서 얼굴같이 할 수 있다는, 철이 없어 속은 좀 썩어도 야단칠 수 있는 아이들이 지금 내 집에 같이 있다는 것이, 아침에 세 녀석이 모두 가방을 메고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는 일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지 몰랐을 겁니다.
 그래서 그 고마움을 느끼기엔 차가운 바닷 속 어디에선가 무서움에 울며 엄마와 아빠를 부르며 몸부림치다가 죽어갔을 아이들과, 시신조차 찾지 못해 마음 조이는 그 부모님을 생각하니 내 행복이 너무 죄스럽고 미안해집니다.


 아이들의 눈물인지 하루종일 비가 내립니다. 내리는 빗물에 고마움과 미안함의 내 눈물을 함께 묶어 보냅니다. 아픔도 괴로움도 없는 곳에서 고이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편집자주
이 글은 4월 27일 가족과 함께 안산합동분향소를 다녀온 뒤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대표에게 보내온 문자메시지를 필자의 허락을 구해 싣습니다.

 

김병도  yongy63@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