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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조합장 동시 선거를 바라보며
태준호 기자 | 승인 2023.03.02|(265호)

[태준호 칼럼]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후보자들의 정책을 제대로 홍보할 수 있도록 선거 제도가 개선돼야 조합의 발전과 지역사회 변화 가능해

 

본격적인 조합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선거운동의 제한으로 말미암아 그간 조합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표명하지 못하고 현수막이나 문자를 통해 인사말만 전달했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2015년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 선거의 불법·혼탁 선거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이래 세 번째 실시하는 전국 1,353개 농·수협 및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선거이다.

도시 지역에서는 그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읍면단위 지역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곳 횡성의 경우만 해도 조합들은 조합원만의 사업을 벗어나 많은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예금과 대출, 보험 등 신용사업에서부터 마트, 주유소, 자재센터 등은 이미 조합원보다 비조합원의 이용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지역 사회의 여러 요소를 결정할 수 있는 조합장 후보들이 어떤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나왔는가는 단지 조합원들만의 관심이 아닌 지역사회의 관심이 되고 있다. 협동조합의 7대 원칙 중 하나가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란 것에서 나타나듯이 조합의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력 확대는 이미 하나의 현상이고, 조합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켜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될 조합장은 조합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이며 중앙회의 의사결정권의 구성원이기도 하기 때문에, 후보들은 자신들의 정책적 역량을 보여줘야 하고 조합원들과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미 두 번의 선거 동안 많은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 역시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조합장 선거의 제한 때문이다. 후보자 1인만이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고, 공개적인 토론회도 개최하지 못한다. 동시선거 이전을 기억하는 조합원들이라면 알겠지만 그때는 합동 연설회가 있어 후보자들의 정책을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지만, 현재는 후보자 1인이 전화나 문자, 명함, 선거 홍보물 등을 통한 선거운동밖에 할 수 없어 조합원들은 후보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차단당하고 있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는 하나 개인 채널은 사용할 수 없고, 지역 조합원의 상당수가 인터넷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속이 없다. 자신의 정책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2주 남짓의 선거운동 기간만 가능하며 여러 조합의 후보들이 각자의 주장을 하는 상황에서 정책을 제대로 알릴 기회란 존재하지 않는다.

동시선거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후보자들 역시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홍보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가 제공되는 선거 제도의 개선이 요구되어진다. 예비 후보 기간 중 정책 홍보 가능, 합동 연설회, 조합 운영공개 시 자신의 정책 발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선거 제도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선거 시기뿐이고, 당선된 조합장은 선거 제도의 변화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합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많은 할 말들이 있겠지만 요즘 조합의 모습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고령 조합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의 고령화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어가고 있지만 농가 고령화는 더욱 심각하여 1990년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이 11.5% 수준이었던 것이 2021년에는 46%로 네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는 결국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조합원의 큰 증가, 즉 무자격 조합원의 증가로 조합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이들이 그간 조합을 유지시켜 온 중추 세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지 이들을 무자격 조합원으로 정리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후보들의 정책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인식(단적인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및 조합을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과 대화 등을 통해 다듬어져야 하는데 구조상으로나 시간상으로 현재의 후보들은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없다.

이번 선거에 누가 당선되는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깜깜이 선거’는 이제 그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선거 제도 전반을 고치고, 후보자들은 유권자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개설하여 정책을 발전시킬 수 있어야 조합이 그 조직의 발전과, 이 사회의 요구에 발맞추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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