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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간호법
태준호 기자 | 승인 2023.05.18 16:45|(270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집단이익이 우선되는 한 이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관련 단체들의 상호 이해를 통하여 간호법이 통과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정착되길 바란다.

‘가정의 달’ 5월이다. 어린이에 대한 사랑, 부모님에 대한 효 등 사회에서 가정이 갖는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정을 사회의 가장 든든한 울타리이자 삶의 질을 향상하는 기초단위라 생각한다.

이렇듯 가정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실시한 ‘2023 아동행복지수’ 조사에 의하면 행복지수가 낮은 아동이 87%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울증이 확대되어 가고 있으며 보호자의 방임과 정서적 학대를 경험하는 아동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청년들은 높은 실업율과 저임금에 신음하며, 가정을 꾸릴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아동과 청년 문제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문제는 고령화 문제이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여기에 2020년 기준 대한민국 국민의 기대수명은 83.5세인데 비해 건강수명은 66.3세에 불과하다.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기간이 무려 17.2년이나 되는 상황에서 노인 빈곤 문제와, 간병 파산·간병 실직·간병 이혼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의료비의 가족 부담 문제까지 이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 문제는 늘어나지만 국가는 이를 개인(가정)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에 개인들이 부담을 느끼다 보니 TV의 광고를 치매보험·간병보험 등 각종 보험이 채우고 있다.

‘간병에 효자(효녀) 없다.’라는 말이 있듯 최근 간병문제의 심각성이 언론에 집중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전체 간병비는 7조 원∼8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급속한 노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간병비의 증가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간병하기 위해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거나 사설 간병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가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 출발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이다. 사설 간병인 고용 시 하루 12만∼15만 원의 비용이 소모되지만, 해당 서비스는 환자가 간호인력을 통해 24시간 간호·간병을 받을 수 있고 본인 부담 비용은 2만 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서비스이다.

2021년 9월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2022년 상반기 중에 마련하고 2026년 전면 시행한다.’는 것에 합의하였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당시 “요양·간병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는 확대되지 못하고 여전히 가족 구성원의 간병이나 사설 간병인에 의지하여만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건강보험의 재정 확보와 간호인력 수급 문제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상 의료비 규모는 2022년 200조 원을 넘었다. 이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므로 재정 확보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인구 1천 명당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는 OECD 평균이 8.9명인데 비하여 대한민국은 3.8명이다. 이들의 평균 근무 연수는 7년 5개월로 매우 낮은 편이다. 업무 강도와 급여 문제가 주요 이직 사유인데, 이들이 고강도의 업무와 저임금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제대로 작동될 리 없다.

이러한 문제를 포함하여 간호사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회에서는 간호사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지역사회에서 단독으로 무면허 의료행위가 가능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법은 간호사만의 특혜로 보고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 법을 비판하고 있다. 여러 가짜뉴스들이 난무하고 있다. 설령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과 업무 범위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는 이 법이 문제가 있다면 보완해 나가면 될 일이지만 상대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보니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한다.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가 그러하듯 상대방을 악마화하여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집단이익이 우선되는 한 이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관련 단체들의 상호 이해를 통하여 하루빨리 이 법이 통과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정착되었으면 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강조되는 사랑과 화합도 이런 문제가 하나하나 해결될 때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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