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울기 시작하면 아카시아 하얀 꽃이 휘파람
분다네.
천지에 가득한 휘파람 향내를 따라가면
어머니는 외할머니 산소 앞에 앉아 두릅전과 아카시아
꽃 튀김에 소주 한 잔을 따라놓고
연신 절을 하며 “둘째 애를 낳게 해주세요.”라고
비는 소리
어린 눈에는 휘파람처럼 들리고 허연 광목 필이
풀어져 춤추는 듯하여
아궁이 앞에서, 부뚜막에서, 밭둑에서, 산그늘에서,
늘 들려오던 휘파람 소리.
뻐꾸기도 오수에 겨운 적막 속, 어머니가 한 웅큼
아카시아꽃을 따서
손에 쥐어주었네.
아카시아나무가 눈물 흘리는 걸 매일 보았네,
점액질 토하며 까만 가시
눈 키우는 사이사이에 아기 꽃을 매달고 있었네.
휘파람 속으로 향기 날아온다네.
골짜기마다 어머니 아기 하나 낳는 소망의 휘파람
하얗게 날아 다녔다네. <최보정 시인 수필가 시낭송인>
최보정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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