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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의 간신 낙인찍기
조만회 | 승인 2023.08.04|(275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전근대 전제군주제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간신 낙인 찍기가 횡성군 공직사회에 등장했다는 것은 공직사회와 지역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공직자들의 자성이 필요한 때이다.

 

근래 들어 횡성군 공직사회 내에서 특정 공직자들을 겨냥한 ‘간신’ 논란이 일고 있다. 간신으로 낙인찍힌 공직자들이 행정을 잘 모르는 비공무원 출신 군수의 눈과 귀를 가리고 군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ㅇㅇ 전성시대’니 하며 사무관을 다수 배출한 동갑 집단이 군정을 좌지우지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간신(奸臣)은 사전적으로는 간사스러운 신하를 지칭하는 말로, 그 마음가짐이 신하로서 가져야 할 바른 마음을 팽개치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온갖 수단을 써서 군주나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해롭게 하는 자로 육사신(六邪臣)의 하나이다. 육사신(六邪臣)은 나라에 해로운 여섯 유형의 신하로 구신(具臣), 유신(諛臣), 간신(奸臣), 참신(讒臣), 적신(賊臣), 망국신(亡國臣)을 말한다. 일찍이 공자는 간신의 유형에 대해 ▲마음을 반대로 먹고 있는 음험한 자 ▲말에 사기성이 농후한데 달변인 자 ▲행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고집만 센 자 ▲뜻은 어리석으면서 지식만 많은 자 ▲비리를 저지르며 혜택만 누리는 자 등 5가지 구분한 바 있다.

역사적으로 누구를 간신으로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권력의 교체에 따라 상대적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간신이라 규정된 사람 중에는 정말로 악랄했던 것이 아니라 무능이나 다른 이유로 반대파에게 낙인찍힌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나온 역사와 달리 현실에서는 간신배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생활을 잘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어지간하면 사회 부적응으로 실패하거나 좌절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적어도 인간관계를 교묘히 조율하는 처세술과 자기 이득에 따라 남을 이용하는 정치적 권모술수, 그리고 ‘높으신 분’들의 눈밖에 나지 않으면서도 경쟁자들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적당한 기회에 토태시키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금 횡성군 공직사회 내에서 간신배로 낙인찍힌 사람들이 정말로 간신배 유형에 맞는 처신과 능력(?)을 발휘해 그런 소리를 듣는지 아니면 익명성의 장막 속에서 간신배로 낙인찍은 사람들이 간신배인지 혹은 둘 다일지 단언하기 어렵다.

우리 주변에는 늘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있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남에 대한 비난과 비판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가 가진 권력의 크기나 위치의 높고 낮음을 떠나 아직 인격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사람이란 느낌이 든다. 말에는 그 사람의 품격이 드러나고 됨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요즘 횡성군 공직사회 내에 특정 공직자를 향해 간신으로 낙인찍는 뒷담화가 도는 것은 공직사회와 주민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없다. 공직자들이 자기 직분에 충실하기보다는 조직 내 경쟁자들을 찍어내기 위한 일에 몰두하는 것으로 비춰질 뿐만 아니라 횡성군 공직사회의 품격을 스스로 갈가먹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직자들의 말은 일반인의 말과 달리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간신이라는 말을 함부로 내뱉게 되면 공직사회에 대한 주민 불신만 커지게 된다.

풀뿌리민주주의에 근간이 되는 지방자치 시대에 전근대 전제군주제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간신 낙인찍기가 횡성군 공직사회에 등장했다는 것은 공직사회와 지역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간신으로 낙인 찍힌 공직자들은 평소 자기 처신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고 간신 낙인찍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횡성 군정에 대한 충정 어린 비판인지 아니면 자기 이익을 위한 행위인지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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