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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영끌’조장하는 부동산 투기...누더기가 되어버린 토지공개념을 다시 소환할 필요 있어
1980년대 말 88서울올림픽과 3저 호황 등으로 경기호황이 지속되며 확보된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며 각종 폐해가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노태우 정권이 내놓은 대표적인 정책이 토지공개념 3법이라고 하는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부담금제 등이었다. 이 법들로 인해 개발 등으로 인한 지가 상승 시 이익의 일정액을 세금으로 환수하여 세수 증대에 큰 기여를 하였지만 개인의 소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 등으로 인한 위헌 판정과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던 정치권 등에 의해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지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투기는 투자라는 말로 미화되고 대한민국은 점점 투기공화국이 되어 버렸다. 서민들도 이 대열에 동참하여 ‘갭투자’란 이름으로 시세차익을 보는 것이 자랑이 되었고, ‘대출을 영혼까지 끌어 모아서라도 사야한다.’는 ‘영끌’이란 말이 유행하며 집 구매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금리가 상승되면서 그 피해는 서민들의 몫이 되었다. 대다수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이 개발 호재를 알고 있거나 개발행위에 개입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큰 이익을 보며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인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일가와 일가 회사가 소유한 부동산이 누릴 지가 상승이 대표적인 예이다. 당사자들은 침묵하고 있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돌렸지만 이는 누가 봐도 은폐를 위한 꼬리 자르기임이 명백하다. 보도에 따르면 종점지 500m 이내에 총 29개 필지, 축구장 5개 크기의 수천 평에 달하는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십여 년의 민원과 2017년 이후 각종 공청회 등 절차, 2012년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사를 통과할 때까지 한 번도 검토된 적이 없는 노선이 불과 1년 사이에 변경된 것을 우연으로 볼 수 있을까? 또한 변경된 안으로 고속도로를 만들면 서울 송파구에서 20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당초 이 고속도로의 목적은 양평군 내 두물머리를 방문하는 관광 차량이나 강원도를 오가기 위해 양평군을 관통하는 차량을 분산시켜 양평군내 교통 정체 해결이 목적이었는데, 어느 순간 서울 강남과의 교통 편의가 주목적이 되어버렸다. 서울 강남과의 접근 개선은 당연히 개발로 이어질 것이고 지가는 끊임없이 상승할 것이다.
대규모의 세금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지만 그 혜택은 그 근처에 땅을 가진 소수에게만 집중될 것이다. 현행법 아래서는 무제한의 개발이익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치인 등 유력 인사들이 소유한 토지 인근으로 고속도로나 철도가 생기거나 신도시가 개발되는 경우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대규모의 국책사업은 당연히 국민의 공공복리에 기여해야 하지만 사업자의 수익 창출이나 부유한 이들이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게 해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부의 편중이 심화되어 대한민국은 OECD 국가들 중 소득 불평등이 가장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양평은 현재 두 세력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고속도로 후보지 인근에는 김건희 일가의 땅만 있는 것이 아니고 수혜를 입을 사람들이 양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 같이 낸 세금으로 만드는 고속도로로 누군가는 천문학적 이익을 얻고 다른 이는 이익을 얻지 못하는 시스템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 개발이익을 적절히 국가가 환수하는 제도를 만들고, 이렇게 얻어진 세금이 사회 복지에 쓰여진다면 이러한 특혜 의혹은 발생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번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은 명확하게 규명되어야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뛰어넘어 1980년대에 만들어졌으나 누더기가 되어버린 토지공개념을 다시 소환할 필요가 있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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