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주민소환제
조만회 | 승인 2023.08.18|(276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주민소환운동 전개로 인해 발생할 극심한 지역 분열과 행정력의 낭비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려할만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명기 횡성군수에 대해 주민소환운동이 벌어질 전망이다. 횡성현안대책위를 중심으로 주민소환운동을 준비하는 측에서 이른 시일 내에 주민소환청구인 대표자 증명교부 신청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관위가 소환 청구를 인정하면 소환투표를 위한 서명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주민소환제는 역사적 유래가 깊은 직접민주제의 하나다. 서양은 기원전(BC) 6세기 잘못을 저지른 공직자 이름을 도자기 조각에 써 투표했던 고대 아테네의 ‘도편(陶片)추방제’에서 그 출발점을 찾는다. 동양은 ‘아무리 군주라 하더라도 민의를 배반한 통치자는 바꿀 수 있다’는 맹자의 역성(易姓) 혁명론이 출발이다. 

현재 민주주의를 잘 운영하는 선진국 대부분은 오랜 역사의 주민소환제를 갖고 있다. 직접 민주제가 발달한 스위스는 물론이고, 영국·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들은 모두 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07년 7월 주민소환제를 도입했다.

주민소환제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직무유기, 직권남용 또는 주민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주민투표를 통해 퇴출하는 제도로서 선출직 공직자의 부패와 전횡을 견제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주민소환제를 오용, 악용하면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지역주민이 선호하지 않는 다른 국책사업과 광역 공공사업 등을 소신 있게 추진하기 어렵게 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더욱이 선출직 공직자가 경쟁자와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정치적 음모를 개입시키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에 빠지면 주민소환제는 채택 의도와는 달리 민주 발전에 역행할 수도 있다.

실제로 2007년 주민소환법 시행 이후 지난해 12월 말까지 주민소환으로 해직된 선출직 지방공직자는 기초의회 의원 2명에 불과해 시행 16년이라는 연륜(?)에 비해 실효성은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많다. 기대를 저버린 단체장의 독선과 비위에 대해 유권자가 직접 파면하는 제도로서의 빛은 바랜 채 극단적인 압박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혐오시설 유치를 추진한다며 주민소환이 추진되는 사례에서 보듯이 부작용도 만만찮다. 정책적 판단과 무관한 개인적인 말실수까지 주민소환 대상에 오르는 사례도 있었다.

청구 사유도 선거라는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처벌해야 할 만큼 심각한 사유가 아닌 것도 있다. 정부 8·4 부동산 대책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된 것이 좋은 예다. 수도권 광역철도 GTX 유치에 소극적이라고 해서 주민소환을 거론하는 지역도 있었다. 선출직의 전횡과 독단적 운영을 견제하고자 하는 본래의 취지와 달리 입맛에 맞지 않은 선출직에 대한 불만 표출이나 보복의 장으로 변질된 경우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김명기 군수 소환 사유는 호국원 유치, 군용기 소음, 송전탑 건설 등 현안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는 일관된 논리를 고집하며 피해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주민소환까지 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주민소환운동이 실제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그간 여러 자치단체에서 벌어진 주민소환운동의 사례를 볼 때 주민소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주민소환운동 전개로 인해 발생할 극심한 지역 분열과 행정력의 낭비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려할만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만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