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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은?
태준호 기자 | 승인 2023.08.18|(276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학교 붕괴는 수능 위주의 교육 정책이 빚어낸 것...교사와 학생은 역할이 다를 뿐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학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

 

한 초등학교 교사의 자살로 교사들의 분노가 뜨겁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매 주 서울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교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 조례(학생인권조례) 개정”과 “학생 인권을 이유로 규칙 위반 학생 방치는 범법 행위”라며 관련 고시 제정을 지시했다. 현재의 교권 추락의 원인이 소위 ‘문제아’들과 이들을 방치하는 ‘학생인권조례’에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면 교권은 자연스럽게 확립될 수 있다는 것인데, 교육부나 여당의 입장도 이와 큰 차이는 없다. 한 교사의 죽음과 교사들의 분노를 이렇게 단순하게 보는 것은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 해결은 원인을 성찰해 해결책을 제시하며, 이를 실천해 가는 과정이다. 학교와 그 주체들의 갈등이 계속 문제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다른 것은 모두 포기해야 하는 수능 위주의 교육과, 함께 하는 공동체보다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교육현실이다. 현재의 교육 현실에서 교사들은 단지 수능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문제의 답만을 가르치는 존재가 되고, 학생은 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가 되었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은 소위 ‘문제아’가 되어 방치되고, 이것이 끊임없이 악순환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 문제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사건 이후 많은 이들이 해결책으로 ‘교권’을 말하고 있다. 무엇이 교권인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는 ‘교권보호위원회’ 등의 문구가 들어가 있지만 교권이 무엇인지 정의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그저 막연하게 ‘교사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교사들이 몽둥이 하나 들고 다니는 것은 예사였고 수시로 체벌 등 폭력 행위가 이루어졌다. 이런 폭력 장치에 의한 권위주의적 관계, 즉 교사는 지시하고 학생은 이에 따라야만 하는 수직적인 관계가 교권을 이야기할까? 대통령이나 정치권에서 말하고 싶은 교권은 이런 교권일지도 모른다. 이런 교권은 학교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 개인의 인권은 당연히 무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교권은 교사들에게도 희생을 강요한다. 보통 “선생님답다.”라는 표현에서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도덕적 측면에서의 우월함, 혹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의 헌신 등이다. 교권의 대상이 학생(혹은 그 보호자인 학부모)이다 보니 교사들이 학교 내에서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격무에 시달리는지, 수업 등에 대해서 교장 등 관리자에게 자율권을 보장받고 있는지는 등 다른 문제는 수면 아래에 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문제를 포괄하여 대책을 세워야 함에도, 단지 교사와 학생 간의 개별적인 관계에만 방점을 맞추다 보니 교사가 학생에 대한 권력을 더 행사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오는 정책들이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을 교육청이 대응, 교권 침해 행위를 생활기록부에 기재,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아동학대 면책권 부여 등이다. 즉 교사에게는 권리를, 학생에게는 의무를 부과해 학교를 작동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교육에 잘 참여하고 교권은 확립될까? 불가능할 것이다. 이는 단지 학생들을 문제아로 낙인찍거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각종 소송 등으로 얼룩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학교 붕괴가 나타나고 있는 현실은 수직적인 권위가 사라져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수능 위주의 교육 정책이 빚어낸 것이다.

교사와 학생은 단지 그 역할이 다를 뿐 같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이 된다는 것을 인식할 때 학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전제가 없는 교권 논의는 장기적인 학교 혹은 공교육의 정상화는 물론이고 눈앞의 문제조차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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