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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로부터 횡성은 안전한가
조만회 | 승인 2023.09.01|(277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공감과 배려 그리고 편 가르지 않고 소통하는 횡성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묻지마 범죄로부터 안전한 횡성을 만드는 길일 것이다.

 

최근 많은 사람이 오가는 대낮 공원에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고 잇달아 발생하고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과 살인과 테러를 예고하는 글까지 난무하면서 국민의 일상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세계 최고로 안전하다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특별치안활동까지 발령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묻지마’ 범죄는 인과관계가 뚜렷한 다른 강력범죄와 달리 특별한 동기와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대비하기 힘들고, 사람들에게 무고한 자신도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주어 사회를 경직시킨다. 선량하게 살아왔고, 신체도 건강하고, 주변인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조차, 대낮에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칼에 난도질 당해 죽게 된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게 하는 것이 묻지마 범죄가 지닌 잔인함이다.

묻지마 범죄는 인간성이 상실돼가는 현대사회의 병폐의 산물로 `선진국형 범죄'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범인이 자신의 비도덕성을 합리화하고 원인을 사회의 부조리에 전가하는 변명일 뿐이라고 진단도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범죄의 원인은 범죄자들의 좌절과 사회적 고립이다. 이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비슷한 사건들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가족·친구·동료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는 사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무엇인가를 성취하려 시도하지 않는 사람, 학교·직장·동호회·종교 등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는 사람들이 취약하다.

한국은 이러한 좌절과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사회로 변질되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약적 증가, 공교육 현장에서조차 최소한의 교우관계와 사제관계가 사라지는 현상, 만혼과 비혼을 거쳐 이제는 연애조차 하지 않는 생물학적 고립, 어려울 때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회적 고립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좌절과 사회적 고립을 치유해야 한다. 좌절과 사회적 고립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분위기와 구조가 변화해야 한다.

묻지마 범죄는 상식적인 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준수하고 성실히 일하고 지나친 경쟁의식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면 줄일 수 있다.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 양극화가 없는 사회, 빈곤 없는 사회 등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결국 불공정과 갑질이 만연하고 사회적 낙오자들의 사회 복귀가 불가능한 한국 사회 구조를 개혁하지 않는 한 묻지마 범죄자들은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고 이들로 인한 사회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공정의 원칙이 지키지는 건강한 사회일수록 묻지마 범죄가 발생할 확률은 현저히 낮아진다. 결국 그 사회의 수준과 역량에 따라 좌절과 사회적 고립의 치유 양상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횡성과 같은 소규모 농촌지역은 도시 지역에 비해 묻지마 범죄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편 가르기와 강고한 패거리 문화, 불공정한 자원의 분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횡성 또한 묻지마 범죄로부터 언제까지나 안전할 수 없다.

공감과 배려 그리고 편 가르지 않고 소통하는 횡성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야 말로 묻지마 범죄로부터 안전한 횡성을 만드는 길일 것이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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