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횡성경찰서, 24시간 집회 신고한 현수막은 강제 철거 규정 없어 손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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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읍 구리고개 회전교차로에 현안대책위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는 횡성군사이비시민단체감시운동본부 이름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붉은 원) 이 현수막은 집회신고 없이 게시된 것이어서 3일만에 철거됐다. |
집회 신고를 하고 장기간 내걸고 있는 집회 현수막 철거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등장해 주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9월 8일 횡성읍 구리고개 회전교차로에 ‘횡성군 사이비시민단체감시운동본부(이하 감시운동본부)’ 이름의 현수막 3개가 내걸렸다. 현수막을 내건 감시운동본부는 현안대책위 집회 현수막이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불법 현수막이라며 횡성군 옥외광고협회가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이 현수막이 내걸린 횡성읍 구리고개 회전교차로는 강원호국원 유치 철회, 송전탑 백지화, 블랙이글스 해체 등을 요구하는 횡성현안대책위 소속 단체와 마을들의 현수막으로 둘러싸여 주민들로부터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감시운동본부가 내건 현수막은 현재는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감시운동본부의 현수막이 정식 집회 신고를 하고 설치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9월 10일 횡성군이 철거했기 때문이다. 횡성군 도시교통과 김선아 팀장은 “보통 단체명이 기재된 불법 현수막은 그 단체에 연락해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감시운동본부는 수소문을 통해 알아본 결과 실체가 없는 단체로 파악되어 부득이하게 횡성군에서 철거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시운동본부 이름의 현수막은 수년째 집회 신고를 연장하며 회전교차로를 점유하고 있는 현안대책위 소속 단체들의 이른바 알박기 현수막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안대책위 소속 단체들은 매일 오전 0시부터 오후 11시 59분까지 30일간 구리고개 회전교차로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한 뒤 신고기간을 연장해왔다. 그렇다고 이들 현안대책위 소속 단체들이 신고한대로 집회를 하는 것도 아니다. 1인 시위를 매일 한다지만 1인 시위는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결국 사실상 집회시위의 효과도 없고 집회시위도 하지 않으면서 하루 24시간을 모두 집회시간으로 신고하고 기간을 연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수막을 내걸기 위한 집회신고, 이른바 알박기 현수막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안대책위의 현수막을 수년째 지켜보아야 하는 주민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주민 A씨는 “ 힘없는 다수 주민들의 피로는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이건 힘없는 다수에게 힘있는 소수가 불편을 강요하는 셈”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주민 B씨는 “상식적이지 않은 시간인데도 횡성경찰서에서 집회신고를 받아줬기 때문이 아니냐. 법을 핑계대기 이전에 집회 신고를 받을 때 횡성경찰서에서 법을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 협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리고개 회전교차로를 점령한 현수막에 대해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횡성군과 횡성경찰서는 관련 규정이 모호해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시교통과 김선아 팀장은 “구리고개 회전교차로를 둘러싸고 게시된 현안대책위 현수막에 대해 일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행법상 집회 신고를 한 단체가 게시한 현수막을 집회 신고 기간 내에 철거할 수 있는 강제 규정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횡성경찰서 관계자도 “집회 현수막 관련 집시법 규정이 모호해 실제 집회를 하지 않는 시간에도 집회 현수막을 철거할 강제 규정이 없다”며 “집회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 자진 철거하거나 현수막 수를 줄일 것을 권고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집회 현수막 공해라는 주민 불만이 누적되고 철거를 요구하는 현수막까지 내걸리면서 현안대책위가 다수 주민들의 불편을 돌아보고 한편 집회신고를 악용하는 현수막에 대한 관계 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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