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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한의사의 세상살이 진맥>한의학에서 보는 사람의 성격 ①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4.07.06|(0호)

  

▲ 이현주한의사(한의학박사. 이현주한의원장)

 

 


 죽을 때까지 바꿀 수 없는 성격따라 오장육부의 성쇠가 결정돼
간의 건강을 잘 유지하려면 감정을 솔직하게 밖으로 표현하면서 살아야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다른 것들은 무수히 많지만 정신과 육체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서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관점이 가장 대표적인 차이점입니다. 정신과 육체 중에서 정신적인 면을 더 강조하고 있고, 사상의학과 같이 정신적인 부분이 육체적인 기능계를 결정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나이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합니다. 오십이면 천명을 안다 혹은 알아야 한다는 의미인데, 천명은 말 그대로 하늘이 명한 것으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하지만 중용에 따르면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라 해서 하늘이 명한 것이 성이다, 즉 성격입니다. 인간 개개인 특유의 성격은 하늘로부터 부여 받은 것이고 따라서 죽을 때까지 바꿀 수 없는 것이며 이러한 성격을 바탕으로 오장육부의 성쇠가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한의학입니다.
 오십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정점을 경험합니다. 자신의 성격과 잘 맞는 일을 해온 사람들은 몸도 건강하고 일에서 얻는 성취감을 통해 정신적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합니다. 성격과 잘 맞지 않는 일을 돈 때문에 혹은 의리 때문에 혹은 명예 때문에 혹은 주위의 시선과 기대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50이 넘도록 해온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는 여기저기 병이 생기기 시작하고, 마음도 지쳐서 그저 쉬고만 싶다고 여기게 됩니다.
오장은 간, 심, 비, 폐, 신장입니다. 심장은 군주지관이라고 해서 정신사유활동을 총체적으로 주재하는 역할을 하고, 심장에 병이 들면 곧 죽는다고 생각해서 심장은 병이 들지 않고, 심포가 심장에 생길 수 있는 병을 대신 앓게 된다고 봅니다. 나머지 네 장을 다스리는 역할만 할 뿐 그 자체로는 성격을 형성하지는 않습니다.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폐, 간, 비, 신의 네 장입니다.
 간은 영양대사의 중추역할을 하고, 해독작용, 피로회복작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입니다. 정신적으로는 내 마음을 밖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횡성수설 내뱉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바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 감정을 가감 없이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간이 하는 일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간의 감정은 노(怒) 즉 화내는 것이라고 했는데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 중에 가장 강력하고 주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화내는 것입니다.
 간은 억압을 싫어합니다. 감정표현을 억제하고, 억압하게 되면 간에 병이 듭니다. “그 사람 술담배도 하지 않고, 남하고 한 번도 싸우는 것을 못 보았으며, 큰 소리 내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간암으로 죽었다는군”이라고 하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듣습니다.
 성인군자 혹은 도를 깨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누군가로부터 욕을 듣기도 하고,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을 한두 번쯤은 겪게 됩니다. 화가 나는 감정을 속에 쌓아두게 되면 분노로 변합니다. 발끈하고 화를 내는 것으로 사람을 크게 상하게 하지 않지만 분노는 사람을 죽이게 만듭니다. 죽이는 대상이 타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대상이 자기 자신이 됩니다. 장비와 같은 사람은 평생 병이 없었습니다. 자기 마음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지 않고는 한 순간도 견디지 못해서 화든 기쁨이든 바로 바로 표현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화가나 소설가와 같이 표현을 잘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사상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받던 군부독재시절 많은 지식인들이 고통스러워했던 것처럼 표현을 잘 하지 못하면 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간이 크고 간의 기능이 왕성한 사람들은 정신적인 자유이든 육체적인 자유이든 마음껏 표현하고 누릴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간이 가장 왕성한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반복되는 일들, 큰 변화가 없는 일들을 하도록 하게 되면 쉽게 지치고, 집중력도 발휘하기 어려운데다 오래 그런 일을 하게 되면 심신에 병이 생기게 됩니다.
간의 건강을 잘 유지하려면 감정을 솔직하게 밖으로 표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화를 잘 내는 것, 즐거울 때 즐거워하는 것 모두 간의 건강을 위해서 너무나 중요한 것들입니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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